지난달 13일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해제 이후 강남권 일대의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요. 여기에 '마용성(마산·용산·성동구)'의 집값 상승도 심상치가 않아요. '토허구역' 해제 후폭풍이 강남권 밖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에요.
강남권이 아닌 곳에서도 집값 상승 흐름이 관찰되지만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은 4주 연속 동반 하락세에요. 경기도에서도 강남과 가까운 과천은 가격이 무섭게 오르고 있는 반면 평택과 김포, 광명 등은 내림세가 두드러지는 등 지역별로 가격 흐름이 천차만별이에요.

강동·강남3구 0.48%↑…노원구 11주 연속 하락
한국부동산원은 3월 첫째주(3일 기준)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이 0.14% 상승했다고 분석했어요. 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고 상승폭도 전주(0.11%) 대비 0.3%포인트 확대했어요.
재건축 및 주요 선호단지에서는 매도 희망가격 상승하고 계약도 체결되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매수 관망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게 한국부동산원의 설명이에요.
서울의 집값 상승은 강남권이 주도했어요. 송파구는 0.68%가 오르면서 지난 2018년 2월 첫째주(0.76%) 이후 7년 1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이에요. 전주(0.58%)와 비교해서는 0.10%포인트 높은 상승률을 보였어요.
강남구도 0.52% 상승했는데 이는 6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에요. 서초구(0.49%)도 매매가가 전주 대비 크게 상승했어요. 강동구도 고덕과 상일동 대단지 등을 위주로 0.10%가 올랐어요.
강남3구와 강동을 포함한 서울 동남권은 0.48%가 올랐어요. 지난해 8월12일(0.50%)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에요.
강남권의 집값 상승 흐름은 '마용성'으로도 이어졌어요. 용산구는 전주 대비 0.10%가 올랐고 성동구와 마포구는 각각 0.08%, 0.11% 상승했어요.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와 기준금리 인하 등이 매수 심리를 자극하고 있고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도 여전하다"면서 "강남권과 마용성에서는 최고가를 뛰어넘는 기록들도 다수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어요.
반면 '노도강'은 집값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어요. 노원과 도봉, 강북구는 2월 둘째주(10일) 조사부터 약보합 포함 4주 연속 동반 하락했어요.
이번 조사에서 노원구는 매매가가 전주 대비 0.03% 떨어졌고 도봉과 강북도 0.02% 떨어졌어요. 특히 노원은 지난해 12월16일 약보합을 포함해 11주 연속 하락이에요.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실 랩장은 "강남권에서 고가 주택의 가격이 오르며 마용성도 키맞추기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서울 외곽 지역까지 가격이 오르기에는 수요자들의 선호가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면서 노도강의 집값 흐름이 반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어요.

과천 0.51% 상승, 미분양 평택은 30주 내림세
서울이 상승폭을 확대하는 사이 전국 단위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 하락했어요. 지난주(0.02%)와 비교했을 때는 하락폭을 축소했지만 15주 연속 내림세에요.
수도권은 0.02% 상승하며 전주(0.01%) 대비 오름폭이 커졌어요. 다만 이는 강남3구의 오름세가 전체 상승을 주도한 꼴이에요. 경기도와 인천은 각각 0.04%, 0.03% 하락했어요.
마산·걸포동 위주로 가격이 떨어진 김포(-0.29%)와 지난해 10월 '호반써밋그랜드에비뉴'부터 12월 '트리우스 광명' 등 대규모 신축 공급이 계속된 광명(-0.19%)의 하락률이 두드러졌어요.
평택도 0.11% 하락했어요. 지난해 8월5일(-0.07%) 이후 30주 연속 내림세요. 특히 평택은 분양 시장도 좋지 않아요. 미분양이 올해 1월에만 6438가구로 전년 동월(361가구) 대비 18배 급증했어요. 이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2020년 5월 이후 4년 10개월 만에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했어요. 미분양 증가가 빠르거나, 미분양이 계속 해소되지 않는 지역이라는 의미에요.
반면 수도권에서도 강남과 가까운 과천은 0.51%가 올랐어요. 재건축사업 영향이 있는 별양·부림동 위주로 가격이 상승했어요.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도에서도 서울 강남권과 가까운 지역을 중심으로는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평택은 경기도 외곽 지역인 데다가 반도체 벨트에 속해 해당 산업이 침체하면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짚었어요.
지방은(-0.05%→-0.04%) 하락폭이 작아졌지만 40주 연속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어요. 대구(-0.10%)와 부산(-0.05%), 세종(-0.09%), 제주도(-0.07%)도 모두 내림세를 보였어요.

전세시장도 송파 '존재감'
전세시장은 어떨까요.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지수 변동률은 0.01%로 전주 보합에서 상승전환했어요. 수도권(0.01→0.02%)은 상승폭을 확대했고 서울(0.03%→0.03%)은 유지했어요. 지방(0.00%→0.00%)은 보합세에서 변동이 없었어요.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 일부 외곽지역 및 구축에서 매물가격이 하향 조정돼 전세가격이 하락했다"면서 "다만 정주여건 양호한 역세권 및 학군지 등 선호 단지 위주로 상승 계약이 체결돼 서울 전체 전셋값이 올랐다"고 설명했어요.
서울에서 전셋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송파구(0.11%)에요. 강동구(0.06%)도 고덕·둔촌동 대단지 위주로 전셋값이 올랐고요. 양천구(0.05%)는 목·신정동 학군지 위주, 서대문구(0.04%)는 북가좌·북아현동 소형 단지 위주로 전셋값이 상승했어요.
경기도(0.01%→0.02%)는 매탄·영통동 위주로 가격이 오른 수원 영통구(0.15%)와 시흥시(0.10%), 남양주시(0.10%) 등의 영향으로 상승폭을 확대했어요. 반면 광명시는 대규모 입주장 영향에 전셋값도 0.30% 떨어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