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신 DL이앤씨 대표가 '현금흐름 중심 사업 추진', '전사적인 고강도 혁신'을 올해 경영목표로 내세웠다. 안정적인 재무구조 확보만이 건설경기 악화에 따른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봐서다.

박 대표는 지난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DL이앤씨 본사에서 열린 제4기 주주총회에서 "지난해 건설경기 악화로 건설업계 전반이 큰 어려움을 겪은 한편, 올해도 경기침체와 시장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모든 사업을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판단하고 수익성이 충분히 확보된 사업에만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사적인 고강도 혁신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통합 업무매뉴얼'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품질, 안전,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도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신사업 추진을 통한 성장동력을 다각화에도 나선다. 박 대표는 "탈탄소 가속화로 안정적 성장이 전망되는 에너지와 환경분야에 집중해 소형모듈원전(SMR), 탄소포집·활용·저장기술(CCUS), 지속가능항공유(SAF), 청정 수소·암모니아 등의 전략 상품을 육성할 것"이라며 "건설산업에서 축적한 노하우로 신규 사업 기회 발굴과 사업화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DL이앤씨는 2023년 미국의 SMR 개발사 엑스에너지에 2000만달러 규모 전략적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4세대 SMR 모델 표준화 설계를 엑스에너지와 공동 수행하고 모듈화 설계 등으로 협력분야를 확대할 계획이다. SMR에서 발생하는 높은 열을 사용해 수소, 암모니아를 생산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친환경 에너지 밸류체인도 구축할 계획이다.
CCUS 사업도 본격화한다. DL이앤씨는 2022년 자회사 '카본코'를 설립했으며, DL그룹은 지난해 11월 캐나다 제네시스 퍼틸라이저스와 비료 공장 설계 및 기술 라이선싱 업무 수행 계약을 체결해 북미 블루 암모니아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
이 사업은 천연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블루 암모니아를 추출해 비료를 생산하는 친환경 플랜트 프로젝트다. DL이앤씨가 기본설계(FEED)를 맡고, 카본코는 CCUS 기술 라이선스를 공급할 계획이다.
DL이앤씨의 올해 연간 목표는 수주 13조2000억원, 매출 7조8000억원, 영업이익 5200억원이다. 주택, 토목, 플랜트의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수익성이 확보된 프로젝트를 선별 수주한다는 전략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신사업 육성과 재무안정성 유지 및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연간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