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는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Carbon Capture·Utilization·Storage)
)' 기술 전문 자회사인 카본코가 효율 높은 이산화탄소 흡수제 개발에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흡수제는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화석연료 연소 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포집에 사용하는 핵심 물질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화력발전소나 제철소 등에 적용 시 이산화탄소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공장 굴뚝으로 배출되는 배기가스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4∼25% 수준이다. 액상 형태의 흡수제는 배기가스 중에서 이산화탄소를 선택적으로 뽑아낸 뒤 이를 분리한다. 이때 드는 에너지가 적을수록 우수한 기술로 인정받는다. 공정 구축에 필요한 배관과 열교환기 등 크기를 줄여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본코 흡수제는 이러한 포집 과정 에너지를 크게 줄였다는 설명이다. 1톤(t)의 이산화탄소 포집 시 소모 에너지는 2.15기가줄(GJ, 에너지 국제단위)로 상용 흡수제인 모노에탄올아민(MEA)보다 46% 이상 에너지 소비가 적다. 현재 효율이 가장 높다고 평가받는 바스프(BASF)나 셸(Shell), 미쓰비시중공업의 흡수제와 비슷한 수준이다.
카본코는 최근 캐나다 앨버타탄소전환기술센터(ACCTC)에서 진행한 6TPD(하루 6t의 이산화탄소 포집)급 파일럿 공정에서 흡수제 성능 검증을 완료했다. 다음 달 포천복합화력발전소에 시범(파일럿) 설비를 구축해 실증 테스트에 들어갈 예정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인더스트리아크는 CCUS 시장 규모가 연평균 29% 성장해 내년에는 253억달러(약 3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2050 탄소 중립'을 선언한 한국 정부도 지난 4일 CCU 이니셔티브를 출범하는 등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을 에너지 신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상민 카본코 대표는 "이번에 개발한 흡수제는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CCUS 수요에 대응하고, 선도 기업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북미 지역 등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본코는 국책사업인 서울 당인리화력발전소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사업에 참여하는 등 20년 안팎의 기술력과 경험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기업 최초로 캐나다에 원천기술을 수출하며 북미 CCUS 시장에도 진출했다.
DL그룹뿐 아니라 다른 건설사들도 새로운 사업으로 CCUS를 겨누고 있다. GS건설은 올해 그린사업본부를 플랜트사업본부로 흡수시키면서 중장기 에너지 전환에 대비해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를 추진 중이다. 화이트 바이오, 수소 에너지 등과 함께 CCUS 분야에서도 실적을 쌓는다는 계획이다.
기존 한양에서 이름을 바꾼 BS한양도 에너지 사업을 한 축으로 삼고 있다. 'BS'에 '지속가능성을 넘어(Beyond Sustainability)'라는 뜻을 담은 만큼 신재생에너지와 LNG·수소·CCUS 등의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플랜트 전문 건설사 삼성E&A 역시 주력인 화공설비 외에 그린 수소 생산, 암모니아·수소 운송, CCUS 등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 사업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