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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탈세 종합세트'..동양 세무조사에 담긴 것

  • 2013.10.31(목) 12:05

해외자회사 2334억 비자금 조성…손실규모 3879억
동양증권 등 금융계열사 손실 2210억 부당지원

국세청의 동양그룹 세무조사 봐주기 의혹이 검찰 수사에 이어 정치권까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비즈니스워치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2009년과 2010년 사이 진행한 동양그룹 심층 세무조사에서 밝혀낸 비자금 조성규모는 수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세청 중수부'로 불리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의 조사관이 작성한 동양그룹 계열사 세무조사 문건에는 동양메이저(現동양)가 해외자회사를 이용해 비자금을 조성하고, 금융계열사를 부당지원한 혐의가 고스란히 드러나있다. 명백한 혐의를 포착했음에도 국세청이 이를 검찰에 고발하지 않고 자체 종결하면서 동양그룹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날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국세청이 당시 제대로 조사해 고발조치를 취했다면 지금의 동양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검찰수사 결과 국세청의 당시 세무조사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이 드러난다면 국세청이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5일 서울지방국세청을 압수수색해 세무조사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에 착수했다. 경영진의 불법 행위와 국세청 고위공무원 사이의 부적절한 거래가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현재까지 드러난 동양그룹의 탈세 항목은 10개가 넘는다. 

▲ 동양그룹 세무조사 국세청 내부 문건 중 해외투자 손실규모

 

#1. 해외자회사 비자금 조성 2334억

 

동양메이저는 2000년대 중반부터 해외 투자법인이었던 동양홍콩(TY HK), TYVI, JH 등에 지분투자하고, 손실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해외에 은닉자금을 조성했다. 국내에 우회투자한 혐의도 받고 있다. 투자손실이 난 대상은 필리핀 시멘트회사 SEACEM과 대만 시멘트회사 CHIAHSIN, 북한금광개발 TYSON 등으로 손실 규모는 2334억원에 달했다.

 

#2. 업무무관 가지급금 이자 468억

 

동양메이저의 동양홍콩(TY HK) 법인에 대한 대부투자금액의 인정이자와 지급이자 부인액도 계상하지 않은 혐의도 드러났다. 계열사에 낮은 이자로 자금을 빌려주더라도 세법상 정상이자를 계산해서 받아야 한다는 점을 어겼다. 국세청이 동양메이저를 상대로 업무와 무관하다고 밝힌 가지급금 이자는 468억원 규모로 조사됐다.

 

#3. 자산유동화 임차료 부당행위 부인 313억

 

동양메이저가 부동산 등 고정자산을 유동화할 목적으로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에 고정자산을 양도한 후 다시 빌려 사용하면서 임차료를 너무 많이 지급한 혐의가 있다. 회계처리는 정상적이었다고 해도 세무처리 과정에서 세금을 부당하게 감소할 목적이었다는 게 과세당국의 판단이다. 과세당국이 부당행위라고 규정한 금액은 313억원에 달한다.

 

#4. 해외차입금 이자비용 과다유출 236억

 

2006년 동양시멘트 지분 인수를 위해 설립한 투자회사 PK2가 해외차입금 이자비용을 과다 유출한 혐의가 밝혀졌다. PK2는 그해 6월 동양시멘트 주식 49.9%를 취득하면서 국내이자율 5.08%보다 높은 이자율로 빌려 236억원을 더 지급했다.

 

#5. 주식스왑거래 비자금 조성 24억

 

2004년과 2005년 사이 동양메이저는 주식스왑거래 등을 통해 24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2004년 동양메이저가 세운 레미콘을 합병하면서 13억6000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 2005년에는 동양홍콩을 청산할 당시 체결한 주식스왑계약에서 11억원을 동양메이저에 귀속하지 않고, 가공계약서를 통해 동양메이저 관계회사로 일부 귀속시키고 대표이사의 카드 대금으로 사용했다.

 

#6. 정상가격초과 이자비용 과다계상 230억

 

2006년 말 PK2가 참여한 팬지아펀드가 5457억원의 자금을 조달해 대우건설 지분 5.61%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케이만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에 사모외화표시채권 1052만달러를 18% 이자율로 발행했다. 정상이자율 15% 초과 부분에 해당하는 230억원의 이자비용을 과다 계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7. 유령회사 이용한 배당소득세 회피 422억

 

2006년 5월 자산유동화법에 의해 법인을 설립해 삼성전자 소유의 강남구 대치동 빌딩 등 6건을 1392억원에 매입해 일정기간 임대한 후 모두 매각하고 2009년 7월 법인을 청산했다.

 

국내외에서 1474억원을 조달했고, 국외에서 외화표시채권과 자본금 형식으로 297억원을 조달해 788억원을 회수했다. 이 과정에서 싱가폴의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이용해 407억원의 배당소득세를 회피한 혐의를 받았다. 정상가격을 초과하는 국외 특수관계자에게 15억원의 채권이자를 과다 지급한 사실도 드러났다.

 

#8. 금융계열사 부당지원 2211억

 

2004년 동양메이저가 동양캐피탈과 동양종금증권(現동양증권), 동양파이낸셜 등 동양그룹 금융계열사의 손실 2211억원을 우회적으로 부당 지원했다. 세운레미콘이 동양그룹 금융계열사로부터 2211억원의 차입금을 보유한 결손법인인 신동양레미콘 등을 1차로 합병하고, 동양메이저가 세운레미콘을 합병하기 직전 1900억원을 대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9. 비자금으로 미국 주택 구입 30억

 

비자금을 조성해 미국의 고가 주택을 사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1997년 필리핀 시셈(Seacem) 주식을 취득할 때 실제 가격은 주당 2.2페소였지만 3.5페소로 고가 매입한 것으로 해서 비자금을 조성했다. 비자금 260만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30억원)는 미국 주택을 구입해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10. 현재현 회장 기부금 부당공제 60억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은 1999년부터 광덕사 사찰에 61억9000만원을 기부하고, 60억원을 과세표준에서 부당 공제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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