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근 기자 qwe123@ |
각종 비리의혹에 휘말린 롯데가 적극적인 방어태세로 전환했다. 검찰 수사와 언론 보도로 비리의혹이 증폭되면서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자, 세간의 의혹에 대해 공개적인 반박에 나선 것이다.
롯데그룹은 지난 15일 오후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비자금 조성의혹과 관련 "추측성 의혹들로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보도되는 안타까운 현실에 통탄한다"고 밝혔다.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에 대한 의혹이 점차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자 그룹차원에서 팔을 걷어붙인 셈이다. 롯데는 롯데케미칼 대표이사가 별도 자금 형성을 지시한 적이 없으며, 직원들도 그런 일을 실행한 바가 없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롯데는 지난 12일 국부유출 논란이 일자 공식입장을 전한 바 있으나, 계열사와 관련해 직접 해명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시작한 이후 경영활동이 크게 위축됐던 롯데가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며 대응기조가 선회한 데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신 회장은 검찰의 첫 압수수색 나흘 후인 14일 언론 앞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모든 회사는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도록 이야기하고 있다"면서도 "호텔롯데 상장은 연말까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호텔롯데 상장 연기, 계열사 주식급락, 롯데케미칼의 미국 액시올사 인수계획 철회 등 각종 사업이 차질을 빚는 가운데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이어나가겠다는 뜻을 알린 셈이다.
신 회장이 입을 연 직후 일선 임원 사이에서도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롯데의 비자금 통로로 지목된 롯데케미칼의 허수영 사장은 사태를 진정하기 위해 직접 나섰다. 허 사장은 롯데케미칼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 "사실과 너무나 다르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롯데가 본격적인 방어전선을 구축해 일부 경영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롯데그룹은 총수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 계열사간 일감 몰아주기, 부동산거래 등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으며, 업계는 수사결과가 3개월여 후에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