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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재의 연속…코로나19 사태로 편의점 '전성시대'

  • 2020.06.04(목) 17:10

언택트 소비에도 굳건…재난지원금·쿠팡 효과까지
와인·육류 등 상품군 지속 확대…배달 시장까지 공략

코로나19 사태로 편의점이 국내 유통업계 대표주자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편의점은 코로나19 사태 초반 언택트 소비가 유행하면서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쏠린 와중에도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 여기에다 최근 정부의 재난지원금을 편의점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쿠팡의 물류센터 사태로 반사이익까지 챙기면서 매출이 계속 늘고 있다. 

편의점 업체들은 이런 분위기를 최대한 활용해 발 빠르게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면서 소비자들을 더욱 끌어들이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달라진 소비 트렌드에 맞춰 와인이나 신선육 등 새로운 상품군을 확대하거나 대규모 할인행사를 진행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 재난지원금에 쿠팡 사태까지…편의점 '승승장구'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에 따르면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이 본격화한 지난달 13일부터 30일까지 편의점의 결제 수단별 사용 비중을 분석한 결과 카드 결제가 86.1%까지 급증했다. 역대 가장 높은 수준으로 전년보다 12.1%포인트나 오른 수치다. 

이런 변화는 정부의 재난지원금을 편의점에서 사용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재난지원금이 카드로 신청된 규모가 11조 1384억원으로 전체의 80%에 육박한다"면서 "이 수요가 편의점으로 몰리면서 카드 결제 비중이 급증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최근 쿠팡 물류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데 따른 반사이익을 얻기도 했다. 쿠팡이나 마켓컬리 등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던 소비자들이 불안감에 편의점으로 이동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일부 편의점의 경우 유아용품이나 생수 등 생필품 매출이 '쿠팡 사태' 이전보다 많이 늘었다.

유통업계에선 이번 코로나19 사태의 '승자'는 편의점들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초반 사회적 거리두기 때는 물론 회사원들의 재택근무가 많았던 당시에도 매출에 큰 타격이 없던 것으로 전해진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유동인구가 줄어든 도심 점포 매출이 줄어든 것은 맞지만 주택가의 경우 되레 매출이 늘어난 곳도 있다"면서 "다소 매출이 줄어든 시기도 있지만 대체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라고 말했다.

자료=NICE디앤알 제공.

실제로 편의점 애플리케이션 이용자 수도 지난해 말과 비교해 급증했다. 올해 초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로 편의점 이용자가 그만큼 급증했다는 의미다. 리서치 전문업체인 NICE디앤알에 따르면 GS25가 운영하는 '나만의냉장고' 앱 이용자 수는 지난 2019년 277만명에서 올해 4월 318만명으로 늘었다. CU의 '포켓CU' 이용자 수도 114만명에서 212만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고, 세븐일레븐 역시 같은 기간 234만명에서 260만명으로 증가했다.

◇ 육류에 와인까지…트렌드 맞춰 발 빠르게 '변신'

편의점 업체들은 마케팅 활동을 더 강화하면서 이런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달라진 소비 형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외식 대신 집에서 육류를 소비하는 트렌드에 맞춰 신선육 판매를 확대하거나 혼술 문화를 반영해 와인 판매 품목을 늘리는 등 발 빠르게 '변신'을 꾀하고 있다.

우선 CU는 동원홈푸드가 운영하는 축산 도매 온라인몰 '금천미트'와 손잡고 지난달 27일부터 소포장 신선육 브랜드 '상상정육'을 전국 200여 매장에서 선보이기 시작했다. 이마트24의 경우 6월 한 달간 테이블 와인으로 유명한 '라 크라사드 카베르네 시라'를 9900원에 판매하는 등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소비자들도 다양한 이벤트에 호응하는 분위기다. CU에 따르면 재난지원금 사용이 시작된 지난달 13일부터 26일까지 축산물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1% 증가했다. 주로 대형마트에서 구입하던 과일이나 채소의 경우 같은 기간 20.7% 늘었고, 쌀, 현미 등 양곡류도 88.7% 증가했다. 이마트24의 경우 와인 매출이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전년동기대비 215% 성장했다.

'언택트 소비' 확산에 맞춰 배달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도 눈에 띈다. GS25와 CU 등은 지난해 일부 점포에서 시범 실시하던 배달 서비스를 올해 들어 대대적으로 확대한 바 있다. 관련 매출도 늘고 있다. CU에 따르면 자사 배달 서비스의 최근 3개월(3~5월) 이용 건수는 직전 같은 기간(12~2월)보다 59.8% 증가했다. 편의점이 배송·배달 수요까지 끌어들이는 셈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의 경우 주택가 인근에도 곳곳에 자리 잡고 있어 언제든 편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 유통시장의 온라인 쏠림 흐름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코로나19 사태로 '편의점의 시대'가 더욱 앞당겨진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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