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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가 된 '민초맛'…얼마나 오래갈까

  • 2021.06.08(화) 14:24

올들어 큰 인기…신제품 출시 지속
호불호 명확해 스테디셀러는 무리

올 여름 민트초코가 유난스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최근 '민트초코(민초)'가 인기다. 과거 아이스크림, 음료 등에서만 민초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면 올해는 유제품·스낵류에 이르기까지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MZ세대가 만든 '민초 밈'이 인기의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만 민초 유행이 롱런할 가능성은 낮아 스테디셀러가 탄생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초 인기, MZ세대 '동질감' 문화가 높여

민초에 대한 논쟁은 인터넷 상에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각종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탕수육의 '부먹 vs 찍먹', 하와이안 피자, 아이스 아메리카노 등에 대한 기호를 기준으로 서로를 나누며 즐겼다. 이는 대부분 재미를 위한 논쟁인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런 유행을 겨냥한 제품이 출시되는 경우는 드물었다.

상황은 지난해 말부터 바뀌었다. 당시 손흥민 선수가 트위터 공식 계정에서 민초에 대한 질문을 받은 후 "한국에서는 예민한 문제"라며 중립이라고 응답했다. 얼마 후  방탄소년단 RM, 아이유 등 연예인들도 민초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민초를 향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MZ세대는 이를 빠르게 확산시켰다. MZ세대 소비자는 온라인상의 유행에 민감하고 본인을 표현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자신과 비슷한 기호를 가진 누군가와 연대를 이루는 것을 즐긴다. 상품을 소비하는 것 자체를 경험 삼아 활발하게 공유하기도 한다. 이러한 특성이 MZ세대가 민초에 대한 공감대를 가진 여러 사람들과 온라인에서 '민초단'을 형성했다. 이를 통해 인터넷 상의 놀이 문화였던 민초가 하나의 '밈'으로 변화했다는 설명이다.

민트초코 관련 키워드 검색 추이.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실제로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썸트렌드에 따르면 SNS상에서 민초를 검색하는 빈도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연말까지 인스타그램·페이스북 등에서 민초를 검색한 건수는 수천 건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해 3월에는 2만616건, 4월에는 6만2453건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민초단' 키워드 검색 횟수는 1400여회에서 3만2076건으로 크게 늘었다.

관심은 실제 민초 제품의 인기로 이어졌다. 배스킨라빈스는 올해 초 일주일동안 민트초코 아이스크림의 공급을 중단한 바 있다. 당시 배스킨라빈스는 민트초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출하량이 전년 대비 1.6배 늘었다고 밝혔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수입 원료의 입고까지 늦어지면서 판매 일시 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상품을 소비하는 것을 하나의 문화이자 대화 화제로 삼는 MZ세대의 문화가 민초의 유난스러운 인기를 불러온 것"이라며 "인기를 끌면서 민초맛에 도전해보려는 소비자도 늘어났고, 제품 출시 요구도 이어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신제품 출시 이어져…스테디셀러 출현 쉽지 않을 것

업계에서는 민초맛을 첨가한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오리온은 지난 3일 여름 한정판으로 '민트초코파이'를 출시했다. 해태제과도 비슷한 시기 '오예스 민트초코맛'을 선보였다. 롯데제과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민초맛의 대표 격인 배스킨라빈스도 지난 4월 민트향을 기존 대비 3배 키운 '민트초코 봉봉'을 판매해 좋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민초의 유행은 식품업계만의 일이 아니다. 애경산업은 배스킨라빈스와 협업해 '민초 치약칫솔세트'를 출시했다. 민초가 치약맛이 난다는 '반(反)민초파'의 의견을 위트 있게 담았다. 기존 치약 제형에 민트와 초코 색상을 구현하고 상쾌한 민트향을 더해 콘셉트를 살렸다. 배달의민족도 온라인 쇼핑몰 '배민상회'에서 치킨용 민초 소스를 한정 판매하기도 했다.

이런 신제품 출시는 민초가 특정 제품이라기보다 '맛'이어서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탕수육, 하와이안 피자 등 과거 인터넷을 달군 식품 관련 논쟁은 특정 제품 혹은 취식 방법이 주제였다. 관련 제품이 이미 있거나 새로 출시하기 어려웠다. 반면 민초맛은 여러 제품에 적용해 출시할 수 있다. 비교적 수월하게 관련 제품을 준비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업계에서는 민트초코맛 한정판 신제품이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사진=삼양식품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 레시피 등을 대부분 제조사가 잘 갖추고 있어, 기존 제품에 새로운 맛을 추가하는 개념으로 접근하면 빠르게 신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며 "민초 유행이 과거보다 더욱 큰 것이 사실인 만큼 이를 공략하기 위해 시즌 한정 제품이 출시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민초 제품이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민초맛은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나뉜다. 누구에게나 어필할 수 있는 대중적 맛을 갖춰야 하는 스테디셀러의 필수 요소와는 거리가 있다. 유행 정도 역시 과거 삼양식품이 선보인 '불닭볶음면'과 같이 거대 트렌드를 몰고 오는 수준이 아니다. 결국 참신한 민초맛 신제품을 한정판으로 판매해 이슈몰이 및 깜짝 흥행을 노리는 전략이 주를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다.

민초의 유행을 향후 트렌드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민초 유행은 시장 주력 소비자로 떠오른 MZ세대가 주도했다. 유행 채널 역시 트렌드에 민감한 SNS 공간이다. 이에 현재의 민초 키워드에 대한 통계를 종합해 보고, 향후 새로운 유행을 반영한 신제품 출시 시 전략적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민초의 유행은 민초를 둘러싼 논쟁으로부터 시작됐다. 논쟁이 실제 갈등이라기보다는 창의적 표현 경쟁 구도로 펼쳐져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다"며 "향후 민초맛 뿐 아니라 다양한 제품에 대한 유행도 이런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다. 신제품 출시를 위한 판단 지표로 지금의 민초 유행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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