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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다고 쪼개면 안돼요'…알약이 각양각색인 이유

  • 2022.05.08(일) 10:05

[생활의 발견]용도에 따라 정제·캡슐 등 제형 달라
쪼개거나 가루로 내는 등 임의 분할 복용 주의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생활의 발견]은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소재들을 다룹니다. 먹고 입고 거주하는 모든 것이 포함됩니다. 우리 곁에 늘 있지만 우리가 잘 몰랐던 사실들에 대해 그 뒷이야기들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보려 합니다. [생활의 발견]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여러분들은 어느새 인싸가 돼 있으실 겁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편집자]

코로나에 감염됐을 때 무슨 약을 드셨나요? 저는 인후염과 기침, 코막힘, 발열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났고 타이레놀로는 별 효과를 보지 못해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복용했습니다. 4~5개 종류가 뒤섞여있었죠. 코로나가 지나간 후부터는 면역력 증진에 좋다는 종합비타민, 프로바이오틱스, 오메가3 등 영양제를 열심히 복용하고 있는데요. 그동안 먹은 약들을 살펴보니 길쭉한 타원형, 동란 원형, 삼각형, 캡슐형 등 생김새가 제각각이고 노란색, 하얀색, 초록색 등 색깔도 알록달록 다양합니다. 약마다 왜 모양과 색깔이 다 다른지, 무슨 차이가 있는지 한 번 알아봤습니다. 

알약은 크게 정제(타블렛)와 캡슐제로 나뉘는데요. 정제는 가루 형태의 약을 압축해서 단단한 덩어리로 만든 것을 말합니다. 여기에 표면이 거친 일반 정제와 표면이 코팅된 필름코팅정으로 나뉩니다. 

굳이 정제를 코팅하는 데에도 이유가 있습니다. 약 특성상 너무 써서 먹기 어려울 경우 표면에 단맛이 나도록 백당으로 코팅하는 것을 '당의정'이라고 부릅니다. 코팅을 통해 내용성분이 변하는 걸 막아주기도 하죠. 대표적으로 소화제인 한독의 훼스탈이나 동아제약의 베스타제 등이 당의정입니다.

비슷하게 필름코팅이 돼 있는 변비약은 당의정이 아닌 '장용제'로 서로 다릅니다. 변비약은 약물 특성상 위를 거쳐 대장까지 도달해야 하기 때문에 백당으로 코팅하는 것이 아니라 산성 위액으로부터 약물이 녹는 것을 방지할 수 있도록 '장용코팅'이라는 특수 코팅이 돼 있습니다. 

진통제나 감기약의 경우 대부분 코팅이 안 된 정제인데요. 그 중에서도 '서방정'이 붙은 약을 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서방정은 '서서히 방출된다'는 의미로, 약물의 반은 빠르게 녹고 나머지 반은 천천히 녹아서 지속 효과가 높은 제형을 말합니다. 

알약 종류.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정제, 장용제(필름코팅), 연질캡슐, 경질캡슐. /사진=약학정보원

물에 타 먹는 감기약 ‘테라플루’나 입에서 녹여먹는 한미약품의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한미탐스'는 녹는다는 의미에서 '붕해정'으로 불립니다. 국산 신약 30호로 허가받은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도 일반 정제로 개발됐지만 이번에 붕해정을 새로 출시하면서 환자들의 복용 편의성을 높였습니다.

캡슐형 약은 경질캡슐과 연질캡슐로 나뉘는데요. 경질캡슐은 말처럼 단단한 형태로, 쓴 맛이 강하거나 분말이 잘 뭉쳐지지 않아 정제로 만들 수 없을 때 충전하는 방식입니다. 연질캡슐은 젤리처럼 말랑말랑한 제형인데 액상의 내용물을 충전하는 제형입니다. 오메가3나 루테인 등에서 대부분 사용되죠. 셀트리온의 감기약 '화이투벤'이나 동국제약의 전립선비대증 개선제 '카리토포텐' 등 단단한 정제를 먹기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연질캡슐로 출시된 의약품들도 있습니다.

의약품 색상의 경우 대부분 원료가 흰색이어서 흰색 의약품이 많다고 합니다. 색깔이 들어있는 의약품은 다른 비슷한 종류의 약과 구분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하고요. 일부는 환자 특성에 따라 색을 넣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피임약의 경우 여성들이 복용하는 만큼 핑크색, 발기부전치료제는 남성의 상징성을 나타내기 위해 파란색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의약품은 사용목적과 용도에 따라 성분이 잘 흡수될 수 있도록 각기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거였네요. 정제 중에는 반으로 선이 나뉘어져 있는 의약품도 있는데요. 이런 의약품은 잘라서 먹어도 되지만 아무 약이나 너무 크다고 반으로 쪼개거나 빻아서 가루로 내 먹으면 절대 안 됩니다. 

끝으로 집에 있는 의약품이 무슨 약인지 알 수 없을 때 알아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려드리면서 알약에 대한 정보는 여기서 마무리할까 합니다. 의약품 정보가 적힌 복약봉투가 없다면 의약품 정보제공 공익기관인 '약학정보원' 홈페이지에서 색깔과 모양, 제형 등을 통해 쉽고 빠르게 무슨 약인지 찾을 수 있다는 점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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