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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만 믿다간…' 잘 나가는 쿠팡플레이의 고민

  • 2022.07.18(월) 06:50

손흥민 열풍…월 이용자 373만명
제작 역량, 킬러 콘텐츠 발굴 '관건'
OTT서비스, 쿠팡 유니버스의 '핵'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쿠팡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쿠팡플레이의 최근 기세가 매섭다. 지난달 서비스 시작 이래 최고 수준의 이용자 수를 기록했다. 손흥민 선수의 토트넘 훗스퍼 FC 내한 경기 독점 중계와 배우 수지 주연의 자체 제작 드라마 '안나' 등이 흥행한 덕분이다. 업계에선 쿠팡플레이의 활약으로 쿠팡의 와우멤버십 회원 수가 곧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관건은 자체 제작 역량 강화와 지속적인 '킬러' 콘텐츠 확보다. 쿠팡플레이는 여전히 자체 콘텐츠가 부족하다. 기존의 외부 콘텐츠 수급 위주 전략으로는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 국내외 OTT 경쟁사가 계속 늘고 있어서다. 특히 네이버는 티빙과 연합해 쿠팡을 압박 중이다. 

4990원으로 올려도 'OK'

최근 쿠팡플레이는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쿠팡플레이의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373만명을 기록했다. 쿠팡플레이의 MAU는 지난 1월부터 감소세였다. 2~3월엔 소폭 줄어들더니 지난 4월 302만명대로 내려앉았다. 그러다 지난달 전달 대비 60만명이 늘어나며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손흥민 선수의 경기 중계, 드라마 '안나' 등 콘텐츠의 인기가 큰 활약을 했다.

/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이번 쿠팡플레이의 상승세는 멤버십 회비 인상의 여파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쿠팡은 지난달 와우 멤버십을 월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올렸다. 와우 멤버십 혜택에는 쿠팡플레이 시청권, 로켓배송 이용권 등이 포함됐다. 가격이 크게 오르며 회원 탈퇴 등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뚜렷한 이용자 감소는 나타나지 않았다. 쿠팡플레이의 MAU도 건재했다. 이용자들이 쿠팡플레이와 로켓배송 서비스에 여전히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면서 쿠팡플레이가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쿠팡플레이는 영화, 국내외 드라마·예능, 다큐멘터리, 스포츠 중계, 교육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그동안 쿠팡플레이는 OTT에서 후발 주자였다. 쿠팡플레이는 단기간에 자리 잡기 위해 여러 콘텐츠를 수급 받는 전략을 취했다. 많은 투자가 필요한 자체 콘텐츠보다 외부 콘텐츠를 빠르게 늘리며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많다.

쿠팡플레이에 담긴 '노림수' 

쿠팡은 쿠팡플레이를 통한 '록인(Lock-in)' 효과를 노리고 있다. 쿠팡과 쿠팡플레이 사이의 선순환 흐름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와우회원에게 쿠팡플레이 서비스를 제공하면 OTT점유율이 높아진다. 자연스럽게 쿠팡 플랫폼에 대한 체류 시간과 결제액도 늘게 된다. 쿠팡플레이의 콘텐츠가 더 많아질수록 쿠팡의 충성고객들도 늘어나는 구조다. 쿠팡이 쿠팡플레이를 키우는 이유다.

/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실제로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쿠팡은 지난 1분기 와우 멤버십 회원이 900만명을 넘어섰다. 쿠팡플레이와의 시너지 효과가 톡톡했다. 와우 회원들은 무료로 제공된 쿠팡플레이를 더 이상 부차적인 서비스로 여기지 않는다. OTT점유율도 높아지면서 쿠팡플레이를 위해 와우멤버십에 가입하는 이들도 나타났다. 업계는 로켓와우 회원 수가 쿠팡플레이의 활약에 힘입어 곧 1000만명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이커머스 플랫폼은 멤버십 전쟁을 벌이고 있다. 충성고객을 늘려 유입 트래픽을 늘려야 한다. 현재 쿠팡은 경쟁자들의 맹추격을 받고 있다. 네이버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운영하며 누적 회원 수를 800만명까지 늘렸다. 신세계그룹이 SSG닷컴과 지마켓글로벌을 중심으로 구축한 멤버십 서비스 ‘스마일클럽’도 회원 수가 300만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직접 OTT서비스를 운영 중인 곳은 쿠팡뿐이다. 쿠팡에겐 쿠팡플레이가 승리의 열쇠가 될 수 있는 셈이다.

관건은 '자체 콘텐츠' 확보

다만 쿠팡플레이의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OTT 시장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왓챠 등 경쟁자가 즐비하다. 하지만 쿠팡플레이의 자체 콘텐츠는 이들에 비해 아직 적은 수준이다. 공개 예정작을 포함해도 10편이 안 된다. 제작 역량 강화와 자체 콘텐츠 확대가 필요하다. 이를 성공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쿠팡플레이의 손흥민 선수 경기 중계 / 사진=쿠팡플레이

실제로 쿠팡플레이는 손흥민 선수 경기 중계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토트넘 홋스퍼의 경기 유무에 따라 일일 방문자 수, 신규 설치 기기 수 등이 변화했다. 앞으로 손흥민 선수와 관련된 콘텐츠가 끊긴다면 큰 타격이 예상된다. 아울러 스포츠 경기는 많은 중계권료를 지불해야 한다. 중계권은 만료 후 언제든지 경쟁 업체로 넘어갈 수 있다. 언제까지 손흥민 열풍에 의지할 수 없다는 얘기다. 

특히 엔데믹의 영향이 커지고 있는 것도 변수다. 그동안 OTT는 팬데믹에 따른 호황을 누려왔다. 사람들의 집안 체류 시간이 늘면서 시청 시간도 증가했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기존만큼 큰 수혜를 누리기 어렵다. 스포츠와 쇼핑 등 사람들의 야외활동이 늘고 있다. 경쟁력이 없는 OTT는 위기에 빠질 수 있다. 쿠팡플레이도 예외는 아니다. 

쿠팡은 현재 '쿠팡 유니버스' 전략을 취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와 생태계 구축으로 고객을 쿠팡에 계속 묶어두겠다는 구상이다. 쿠팡플레이는 이 전략의 핵심이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멤버십 이용료를 올렸음에도 회원 이탈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쿠팡플레이가 ‘록인’ 역할을 잘 해낸 영향으로 보인다"며 "콘텐츠와 커머스를 결합시키는 쿠팡식 유니버스 전략은 쿠팡플레이에 달려 있다. 관건은 차별화된 콘텐츠를 얼마나 선보일 수 있는가 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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