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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에도 희망 봤다' 롯데온, '롯데 유니버스' 본격 시동

  • 2022.08.22(월) 07:10

[워치전망대]거버넌스 통합 영향에 적자 지속
'착시' 걷어내면 매출 늘고 영업손실 줄어들어
3Q 버티컬 플랫폼·오프마켓 등 강화…성과 자신

나영호 롯데온 대표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롯데쇼핑 온라인몰 롯데온이 서서히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분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거버넌스 통합' 영향을 걷어내면 매출 증가세가 뚜렷하다. 영업손실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버티컬 커머스' 경쟁력 강화 등 브랜드 가치 제고 노력이 빛을 발한 결과로 보인다. 유통 1번지 롯데쇼핑의 '거인의 기상'이 온라인에서도 나타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구매자와 판매자 등 내부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 자체 플랫폼 거래액도 늘었다. 아울러 3분기부터는 거버넌스 통합 영향이 사라진다. 롯데쇼핑은 여세를 몰아 하반기부터는 수익성 강화에 고삐를 죈다는 구상이다. 버티컬 커머스 투자를 더욱 늘리고 오픈마켓 경쟁력 강화에도 나선다. 롯데그룹은 다음 달 내로 이커머스 사업 재정비 방안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악조건 속 확인한 '희망'

롯데온은 지난 2분기 매출 25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0.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70억원 가량 불어난 492억원이었다. 롯데쇼핑 전 계열사들 중 적자 폭이 가장 컸다. 다만 이는 지난해 8월 진행한 거버넌스 통합의 영향이 크다. 당시 롯데쇼핑은 각 계열사 온라인 사업부의 조직과 설비를 모두 롯데온으로 이관했다. 이 과정에서 롯데온의 손익 반영 등 회계처리 기준이 바뀌었다. 이 때문에 롯데온은 백화점과 마트 등 계열사의 온라인 적자를 떠맡아야 했다. 

거버넌스 통합 기준 2분기 롯데온 실적 추이 /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롯데온의 실적에는 일종의 '착시'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사업부 구조 변경을 반영한다면 실적은 달라진다. 거버넌스 통합 기준 롯데온의 지난해 2분기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각 222억원, 527억원이다. 이를 지난 2분기 매출과 비교하면 매출은 15.3% 증가했다. 적자 규모도 줄어들게 된다. 롯데온이 지금까지의 실적을 '성장통'이라고 설명하는 이유다. 특히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두 자릿수 이상 상승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지난 분기는 계절적으로 이커머스에 불리한 시기였다. 

앞서 거버넌스 통합을 진행했던 이유는 '유기적 결합'을 위해서였다. 지난해 8월 이전까지 롯데온은 백화점·마트 등 롯데쇼핑 각 사업부의 상품을 판매하며 중개수수료를 챙겨왔다. 일종의 '중간상' 역할이었다. 타 사업부에게 롯데온은 단지 그룹 내 경쟁사에 가까웠다는 이야기다. 거버넌스 통합은 이 과정을 없앴다. 롯데온은 이 때문에 고정비 지출이 늘고 각 계열사의 이커머스 손실을 떠안게 됐다. 하지만 각 사업부가 부담 없이 롯데온으로 상품을 팔 수 있게 됐다. 

롯데온의 '믿는 구석'

롯데온 내부 지표 상황도 나쁘지 않다. 지난 2분기 롯데온의 거래액은 82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늘었다. 외부채널인 G마켓, 11번가 등을 제외한 자체 거래액도 같은 기간 11.8% 증가한 6091억원이었다. 이는 업계의 평균 성장률을 웃도는 수준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온라인 유통업체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성장률은 10.3%로 나타났다. 이커머스 업계에서 거래액은 중요한 지표다. 거래액의 규모가 곧 플랫폼의 영향력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롯데온의 경쟁력도 향상되고 있다. 방문자와 구매자가 늘고 있다. 롯데온의 지난 2분기 월평균 방문자는 2798만명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1.9%(약 503만명) 늘어났다. 연간 평균 구매자 수도 136만명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보다 9.55%(약 19만명) 증가했다. 최근 이커머스 업계는 엔데믹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이 점을 고려하면 롯데온의 성장세는 의미가 깊다는 평가다. 

계속되는 영업손실에도 롯데온이 무덤덤한 이유다. 물론 롯데온은 다른 이커머스 플랫보다 출발이 늦었다. 각 계열사 간의 통합 문제로 한동안 내부 혼란을 겪었던 것도 사실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왔다. 하지만 최근부터 통합 시너지가 어느 정도 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이커머스 맞춤형 시스템도 안정적으로 갖춰졌다. 온라인 조직 기반과 관련 설비도 다져졌다. 앞으로 롯데온의 성장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이야기다. 

하반기 어떤 전략 담길까

롯데온은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영향력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버티컬 플랫폼에 대한 투자를 더욱 강화한다. 버티컬 플랫폼은 특정 분야에 관심을 가진 고객층을 공략하는 서비스 플랫폼이다. 지난 4월 오픈한 뷰티 전문관 '온앤더뷰티'가 대표적이다. 롯데온에 따르면 온앤더뷰티 오픈 후 롯데온을 방문하는 고객 수는 이전 대비 40배 늘었다. 최근 매출 성장률도 30%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버티컬 플랫폼은 롯데온의 핵심 전략이다. 이커머스 업계의 출혈 경쟁을 피할 수 있어서다. 후발 주자로서 영리한 선택이다. 특히 백화점과 마트 등 롯데쇼핑의 상품 소싱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다.

사진=롯데온

오픈마켓 경쟁력도 강화한다. 입점 판매자(셀러)들을 늘려 거래액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오픈마켓의 판매수수료는 고스란히 롯데온의 실적으로 반영된다. 더 나아가 오프라인 채널과의 시너지 극대화에도 속도를 낸다. 궁극적으로 롯데온에서 쇼핑의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롯데 유니버스'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라이벌인 쿠팡과 신세계와 비슷한 전략이다. 롯데그룹은 온·오프라인 연계 등 이커머스 사업 부문 재정비 내용이 담긴 청사진을 다음달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효율화 작업을 통한 내실 다지기에도 나선다. 롯데온은 최근 새벽배송 시장에서 철수했다. '물류 효율화' 작업의 일환이었다. 대신 롯데온은 당일배송 서비스인 '바로배송'에 역량을 집중한다. 바로배송은 롯데마트 점포를 물류 인프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기존 점포를 활용해 투자 비용을 줄이고 배송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위원회가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 온라인 배송 허용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전망도 긍정적이다. 

이 같은 노력에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질 것이라는 게 롯데온의 기대다. 롯데온 관계자는 "거버넌스 통합의 영향이 8월부터 사라지는 만큼, 3분기부터는 실적 개선이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온앤더뷰티 등 버티컬 서비스의 반응이 좋다. 앞으로 명품과 리빙 패션 부분으로 확대해 롯데온의 역량을 발휘할 계획"이라며 "타 커머스와 분명한 차별화를 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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