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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유통결산]①'쿠팡 무풍지대' 백화점

  • 2022.12.21(수) 14:31

쿠팡 첫 흑전…네이버와 이커머스 양강 체제
마트 수익 악화…명품 위주 백화점 성장 견고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올해 유통업계는 각자도생으로 요약된다. 소비심리는 얼어붙은 가운데 유통망의 온라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회사들은 각자 살길을 찾아 나섰다. 대형마트가 가파른 이익 감소 추세를 막지 못하는 동안 이커머스(전자상거래)는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온라인화가 더딘 명품을 앞세운 백화점은 견고한 성장세를 지켰다. 면세업계는 허리띠를 졸라 맨채 중국 관광객의 복귀를 기다리고 있다.

백화점 '웃고' 마트 '울고'
 
올해 백화점은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도 견조한 실적을 이어갔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빅3'는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두 자릿수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성장은 해외 명품이 이끌었다. 팬데믹으로 참아왔던 소비가 폭발하는 '보복소비' 효과가 이어졌고 업계는 명품과 패션 등 카테고리를 강화했다.

올해 1~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은 △신세계백화점 19.3% △현대백화점 16.8% △롯데백화점 13.7% 등 빅3가 모두 10%를 넘었다. 이 기간 빅3의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0~21%대로 늘어나는 동안 영업이익은 42~124%로 급증하면서다. 백화점 업계가 내실 있는 한해를 보낸 것이다.

명품 오픈런의 모습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반면 대형마트는 어려운 한해를 보내고 있다. 올 1~3분기 이마트의 영업이익은 122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8.7% 급감했다. 이 기간 롯데마트는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영업이익 규모는 420억원에 불과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이마트 1.3%, 롯데마트 0.9%에 머물렀다.

대형마트의 위기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얼어붙은 소비심리 △치열한 대형마트간 할인경쟁 △급성장한 이커머스의 위협 등이다. 기대했던 '의무휴업 규제 완화'도 무산됐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양극화는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발표한 '2023 유통산업 전망 조사'에서 백화점·대형마트·온라인 등 5개 소매유통업 300개사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8%로 내다봤다. 이 가운데 대형마트는 –0.8%로 온라인쇼핑 (4.6%), 백화점 (4.2%), 편의점 (2.1%) 중에서 가장 낮았다. 

네이버·쿠팡 '양강' 체제

대형마트가 주춤하는 동안 이커머스는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쿠팡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1037억원으로 로켓배송 도입 후 첫 흑자를 냈다.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6조838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온라인 유통 시장 성장률 12.3%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네이버의 이커머스를 키우고 있다. 네이버의 지난 3분기 커머스 부문 매출은 4583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9.4% 증가했다. 커머스와 멤버십, 중계·판매 등이 포함되는 네이버쇼핑의 거래액은 10조5000억원에 달했다. 최근에는 물류 연합군인 'NFA'도 본격 가동했다.

반면 기존 유통업체가 운영하는 SSG닷컴, 롯데온 등의 거래액은 전년동기 대비 감소했다. 이커머스업계에서 네이버와 쿠팡의 양강 체제가 공고해지고 있는 셈이다.

글로벌금융투자업체 HSBC는 쿠팡과 네이버쇼핑의 이커머스 합산 점유율이 올해 4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기준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쇼핑(17%), SSG닷컴·이베이코리아(15%), 쿠팡(13%), 11번가(6%), 롯데온(5%) 순이다.

이커머스 업체들은 기업공개(IPO)나 매각작업을 벌이고 있다. 11번가, 컬리, SSG닷컴, 오아시스마켓은 증시 침체에도 불구하고 IPO를 추진 중이다. 전국 배송망 구축 등에 대규모 투자금이 필요해서다. 티몬은 지난 9월 싱가포르 이커머스 업체 '큐텐'에 인수되며 '해외직구' 부문에서 살길 찾기에 나섰다.

면세업계 숨통은 텄지만… 

면세업계는 일본과 동남아 여행이 되살아나면서 숨통이 트이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국내 면세점 총 매출은 1조8855억원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이어지며 따이공(보따리상) 위주의 매출 회복이라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이 때문에 내실이 좋지 못했다. 올해 따이공에게 주는 송객수수료는 많게는 4배까지 올랐다. 여기에 고환율까지 악재가 겹쳤다. 업계는 울며 겨자먹기로 환율 보상 등 프로모션을 펼쳤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3분기 누적 영업손실 530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는 영업이익이 52%, 신라면세점의 영업이익은 74% 각각 줄었다.

면세점업계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현재 롯데면세점은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진행 중이다. 중국 관광객이 돌아오기 전까지 비용 절감으로 통해 버티기에 나선 것이다. 최근 중국이 위드코로나 전환을 공식화하면서 업계에 기대감은 커졌다. 다만 여전한 한국과 중국의 사드 갈등, 팬데믹 기간 영향력을 키운 중국 하이난성 면세점 등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연말 관전 포인트는 인천공항면세점 입찰전이다. 공항 면세점의 매력이 떨어진 가운데 입찰전이 흥행에 성공할지 관심이다. 인천공항공사가 이번에 '매출 연동 임대료'를 도입할지도 관건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2020년 제1여객터미널 사업자 선정 당시 '고정 임대료'를 받으려 했다가 수차례 유찰된 바 있다. 업계는 수지타산을 따져 입찰 참여를 저울질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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