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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전환' 쿠팡 살까 팔까…엇갈린 기관투자자

  • 2023.02.21(화) 10:05

소뱅·그린옥스 등 대주주 쿠팡 주식 '대량 매도'
노르웨이 중앙은행·베일리 기퍼드 등 '추가 매수'

쿠팡이 작년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작년 4분기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그린옥스 캐피탈파트너스 △모건스탠리 등 주요 대주주는 쿠팡 주식을 대량 매도했다. 주요 대주주가 물량을 던지면서 쿠팡 주가는 흑자전환에도 힘을 받지 못했다. 반면 이 기간 쿠팡 주식 비중을 대거 늘린 글로벌 기관투자자들도 있다. 첫 흑자전환 이후 실적 상승 기대감에 '베팅'한 것이다.

/그래픽=비즈워치

'흑전'에 터는 기관투자자

쿠팡 주가는 작년 10월 이후 20달러 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쿠팡이 작년 3분기 '로켓배송'을 시작한 이후 8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주가는 맥을 못 추고 있는 셈이다. 쿠팡 주가는 작년 3분기 실적 발표 후 하루만에 22.59% 치솟았지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현재는 공모가(35달러)의 절반도 되지 않는 15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부진 배경에는 쿠팡 대주주의 투자회수가 있다. 주요 대주주인 그린옥스 캐피탈파트너스는 쿠팡이 실적을 발표한 다음날 쿠팡 주식 3006만5906주를 매도했다. 이 기관은 12월까지 4차례에 걸쳐 220만주를 추가 정리했다. 그린옥스 캐피탈은 쿠팡 상장 초기 주식 2억8000만주 이상을 보유한 2대 주주였다. 

쿠팡 최대주주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도 지난해 12월 5일 쿠팡 주식 3500만주를 정리했다. 이날 쿠팡 주가는 8.76% 떨어졌다. 지난해 대규모 손실이 난 비전펀드가 투자회수에 나선 것이다. 비전펀드는 2021년 9월부터 작년 3월에 걸쳐 쿠팡주식 1억700만주를 현금화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미국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는 작년 3분기 약 587만주를 처분한데 이어 4분기 580만2190주를 추가 매도했다. 이 회사가 보유한 쿠팡 지분율은 7%대(1억2823만1169주)다. 이 기간 미국 헤지펀드 매버릭 캐피탈은 504만8773주를 처분해 쿠팡 지분을 약 7620만주까지 줄였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모회사 FMR LLC도 411만4769주를 털어냈다.

2022년 4분기 쿠팡 주요 상위 10개 대주주 주식 변동 /그래픽=비즈워치

'흑전'에 담는 기관투자자

반면 쿠팡의 주식을 늘린 기관 투자자들도 있다. 주요 대주주들 대비 투자규모는 작지만 흑자전환 이후 쿠팡의 성장성에 베팅한 것이다.

21일 나스닥 자료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지분을 가장 많이 늘린 기관은 연기금 펀드 노르웨이 중앙은행(Norges Bank)이다. 이곳은 쿠팡 주식 1314만1623주를 추가 매입했다. 노르웨이 중앙은행이 보유한 쿠팡 지분 가치는 2700억원 대 수준이다.

쿠팡의 주요 주주인 베일리 기퍼드도 이 기간 674만2347주를 추가해 보유 지분을 1억1517만6100주까지 늘렸다. 이외에도 대형 자산운용사 △밀레니엄 매니지먼트(715만1964주) △블랙록(704만7491주) △MIT 연기금(469만9030주)도 지분을 늘렸다.

투자자 명단에 처음 이름 올린 곳도 많다. 작년 4분기 쿠팡에 처음 투자한 신규 기관투자자는 82곳이다. 지분을 완전히 털어낸 41곳 대비 2배 많았다.

가장 많은 주식을 매수한 신규투자 기관은 미국의 자산 운용사 샌즈 캐피탈이다. 이 회사는 작년 4분기 쿠팡주식 1080만3846주를 매입했다. 샌즈캐피탈은 워싱턴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438억 달러 상당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짐 사이먼스가 설립한 헤지펀드 운용사 르네상스 테크놀로지도 작년 4분기 쿠팡 주식 292만주를 매수해 신규 진입했다.

다시 돌아온 곳도 있다. 이 기간 141만주를 매수한 RIT 캐피탈이다. 이 회사는 쿠팡 주식 1600만주 이상을 보유한 대주주였지만 2021년 2분기 전량 매도한 바 있다. RIT 캐피탈은 영국 최대 투자신탁 회사로 로스차일드 가문의 4대 공작 제이콥 로스타일드가 이끌고 있다.

쿠팡은 오는 28일 작년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업계는 쿠팡의 물류 인프라가 안정화되면서 지속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쿠팡 보고서를 통해 "실적 개선은 구조적인 현상으로 해석되며, 2023년 실적 성장 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사업 구조가 선 순환하기 시작했고, 시장 지배력이 확대되면서 이익 성장을 더욱 높일 수 있는 시기가 도래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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