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다이소 뷰티'가 라이벌? 올리브영은 더 먼 곳 본다

  • 2025.04.26(토) 13:00

[주간유통]나란히 매출 4조원 안팎 기록
중저가·초저가라는 시장 차이
올리브영 타깃은 해외 시장

그래픽=비즈워치

[주간유통]은 한주간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있었던 주요 이슈들을 쉽고 재미있게 정리해 드리는 콘텐츠입니다. 뉴스 뒤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사건들과 미처 기사로 풀어내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여러분께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편집자]

올리브영 매출이 줄었다?

지난주 CJ올리브영은 한바탕 난리를 겪었습니다. 한 언론 매체에서 올리브영의 3월 매출이 10% 이상 줄었을 것으로 추정한다는 계산을 했기 때문입니다. 올리브영은 지난해 매출 4조7895억원, 영업이익 5993억원을 올렸습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3.9%, 영업이익은 30.1% 늘어났죠. 호실적입니다. 

그런 올리브영의 매출이 갑자기 10% 넘게 줄었다고 하니, 시장이 흔들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보도 직후인 21일 올리브영의 대주주인 지주사 CJ㈜의 주가는 5.7% 급락했습니다. 10만~20만건 안팎이던 거래량은 이날 36만건을 돌파했고요. 낙폭은 주중 모두 회복하긴 했지만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CJ올리브영 연간 실적/그래픽=비즈워치

다만 실제로 올리브영의 매출이 이렇게 급감했을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대신증권은 지난 22일 리포트에서 올리브영의 2025년 매출을 전년 대비 11.8% 늘어난 5조3500억원으로 전망했습니다. 1분기에는 9.1% 증가한 1조1775억원을 예상했죠. 매출 성장세는 하반기로 갈수록 높아질 것이란 분석입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해당 데이터는 해외·온라인·외국인 구매 내역 등에 대한 부분이 포함되지 않은 수치"라며 "역성장 우려는 과도하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올리브영은 다음달 중순쯤 1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뜻밖의 '뷰티 라이벌'

특히 눈에 띈 건 올리브영의 추정 매출이 감소한 이유를 다이소에서 찾은 점입니다. 다이소가 최근 뷰티 카테고리를 확장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 게 올리브영의 주 타깃인 1020의 이탈을 불러왔다는 겁니다. 실제로 뷰티업계에서는 올리브영의 독주를 막을 강력한 후보로 다이소를 꼽고 있습니다. 

우선 매장 수가 많습니다. 이전에 H&B 시장에서 올리브영과 경쟁했던 랄라블라나 롭스는 잘 나갈 때도 매장 수가 200개 언저리였습니다. 롭스도 가장 많은 매장을 보유했던 2019년이 129개에 불과했죠. 그 해 올리브영의 매장 수는 1246개였습니다. 사실상 경쟁자라고 부를 수 없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다이소는 2023년말 기준 매장 수가 1519개로 올리브영보다 180개 이상 많습니다. 

다이소에서 판매 중인 뷰티 제품들./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최근 몇 년간은 뷰티 카테고리를 강화하며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대표 뷰티 브랜드들을 모두 입점시켰습니다. VT 리들샷, 손앤박 멀티컬러밤 등 여러 개의 히트작까지 만들어 내면서 지난해에만 뷰티 부문 매출이 144% 급증했습니다. 올리브영의 독주 체제를 지켜보던 사람들이 다이소의 가능성에 기대를 걸 만한 성장세입니다.

실적도 좋습니다. 다이소의 지난해 매출은 3조9689억원으로 4조원에 육박했죠. 전년 대비 14.7% 늘었습니다. 영업이익도 41.8% 증가한 371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고마진 제품군인 패션·뷰티 카테고리를 키우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입니다. 다이소가 앞으로도 '뷰티 강화'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이유고요. 

같은 산이 아니네

다이소 뷰티의 성장이 올리브영에게는 걸림돌이 될까요? 업계에선 "그렇지 않다"는 답이 대부분입니다. 우선 타깃층이 비슷한 듯하면서도 다릅니다. 올리브영에서 판매되는 기초 제품들은 1만원 후반대에서 3만원대 중저가 제품이 많습니다. 같은 카테고리의 다이소 제품은 3000원에서 5000원이죠.

올리브영에서 2만원짜리 제품을 쓰던 소비자가 다이소의 5000원짜리 제품으로 넘어갈 확률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백화점 뷰티 브랜드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올리브영으로 넘어오지 않는 것처럼 말이죠.

다이소와 경쟁할 플랫폼은 올리브영이 아닌 대형마트와 편의점입니다. 이미 움직임은 시작됐습니다. 이마트는 최근 LG생활건강과 손잡고 4900원짜리 화장품을 내놨고요. 편의점은 한 술 더 떠 3000원짜리 화장품을 매대에 진열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이소는 이들과 '최저가 경쟁'을 해야 할 위치입니다. 뷰티를 강화하고 있지만, 뷰티에만 집중할 수 없다는 점도 이들과 비슷합니다. 

외국인 관광객 K뷰티 장바구니/사진제공=올리브영

올리브영과 경쟁할 플랫폼 역시 다이소가 아닌 온라인 채널입니다. 올리브영은 일찌감치 온라인몰·모바일 뷰티 시장을 주목하고 육성해 왔습니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3월 올리브영의 MAU(월간 활성이용자 수)는 880만명으로 1년 전 대비 37%나 늘었습니다. 이는 알리익스프레스(913만명)나 11번가(875만명) 등 이커머스 2위권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사실 올리브영의 진짜 목표는 '해외'입니다. 현재 올리브영의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 수준에 불과합니다. 다만 성장률은 지난해 75%, 2023년 48% 등 국내 성장률을 크게 웃돕니다. 올리브영은 연내 미국에 1호 오프라인 매장을 열 계획입니다. 이달 초엔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일본을 찾아 올리브영의 사업 확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능성은 있습니다. 지난해 국내 올리브영 매장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140% 늘었습니다. 매장을 찾은 외국인들의 국적만 189개에 달합니다. 이들이 자기 나라로 돌아가서도 올리브영의 온라인몰을 이용하게 만드는 게 올리브영의 숙제입니다. 네. 올리브영의 미래는 다이소가 아닌, 해외 시장에 달려 있습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 오늘의 운세
  • 오늘의 투자운
  • 정통 사주
  • 고민 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