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음료가 지난해 인수한 건강기능식품 회사인 빅썸바이오의 지배력을 확대했습니다. 기존 빅썸바이오 주주가 보유 지분에 대해 풋옵션(미리 정한 가격에 팔 권리)을 행사한 것인데요. 롯데칠성음료가 110억원 넘게 투자중인 스타트업 인수합병(M&A)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낼수 있을지 관심입니다.
풋옵션 행사하자, 롯데칠성 27억 추가 투입
지난달 롯데칠성음료는 빅썸바이오의 지분 14.1%를 추가 매수했습니다. 박지예 빅썸바이오 대표 등이 풋옵션을 행사하면서죠. 롯데칠성음료가 보유한 빅썸바이오 지분은 52.93%에서 67.03%로 늘었습니다.
풋옵션 행사가는 27억원 가량으로 추산됩니다. 지난 6월 기준 롯데칠성음료가 빅썸바이오 잔여지분의 풋옵션 행사를 대비해 인식한 금융부채 89억원을 토대로 산정한 가격입니다.
롯데칠성음료가 빅썸바이오를 인수한 것은 작년 9월입니다. 당시 롯데칠성음료는 건강기능식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빅썸바이오 지분 52.93%를 95억원에 인수했습니다. 빅썸바이오는 대웅제약과 한국인삼공사 정관장 등에서 일했던 박 대표가 2016년 설립한 건강기능식품 회사였죠. 6년차 스타트업의 가능성을 보고 롯데칠성음료가 투자한 셈입니다.
박 대표의 임기는 2022년 10월부터 2027년 12월까지입니다. 롯데칠성음료가 빅썸바이오 지분 절반 이상을 인수했지만, 창업자인 박 대표의 경영권은 5년간 인정해준 것입니다.
계약조건에는 풋옵션이 붙었습니다. 롯데칠성음료에 매각한 뒤 남은 빅썸바이오의 잔여지분 보유자들에게 2027년까지 롯데칠성음료에 지분을 팔 기회를 줬습니다. 아울러 롯데칠성음료는 풋옵션 행사기간이 끝난 뒤 남은 지분에 대해 주식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죠. 사실상 롯데칠성음료가 빅썸바이오 지분 100% 인수할 구조를 짠 셈입니다.
이번에 풋옵션이 행사되면서 박 대표와 기타 주주가 보유한 지분은 47.07%(박 대표 37.09%, 기타 주주 9.98%)에서 32.97%로 낮아지게 됐습니다.
제값주고 인수한 스타트업 성과는?
롯데칠성음료의 빅썸바이오 인수는 다른 한편에선 스타트업에 대해 적정한 가치를 주고 인수한 사례로 남을 수 있습니다. 올해 그룹사인 롯데헬스케어는 스타트업 알고케어와 영양제 디스펜서(정량 공급기)를 두고 기술 분쟁을 벌였죠. 폭로전까지 이어지던 분쟁은 결국 지난 7월 롯데헬스케어가 영양제 디스펜서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마무리됐습니다.
롯데칠성음료가 인수한 빅썸바이오의 지난해 매출은 36억원에 불과합니다. 영업이익은 2억원이 채 되지 않죠. 하지만 성장 가능성은 인정받고 있습니다. 빅썸바이오는 2020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추천 판매'에 대한 규제특례(규제샌드박스) 대상에 선정됐죠. 현재 법적으로 금지된 건강기능식품의 소분·판매를 한시적으로 허용해준 것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고령화 시대를 대비한 건기식 개별인정형 소재를 연구 중입니다.
작년 롯데칠성음료가 인수할 당시 빅썸바이오의 순자산은 11억원에 머물렀습니다. 롯데칠성음료가 빅썸바이오 인수대금으로 95억원을 냈으니, 순자산을 제외한 나머지 84억원 가량은 영업권으로 인정해준 것입니다. 영업권은 M&A에서 순자산가액을 넘는 '웃돈'으로, 브랜드나 영업력 등에 대한 프리미엄입니다. 영업권은 회계적으로 무형자산으로 분류되는데, 롯데칠성음료가 스타트업의 보이지 않는 가능성에 대해 84억원의 가치를 산정한 셈입니다.
롯데칠성음료가 84억원을 지불한 빅썸바이오의 성장 가능성이 현실화될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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