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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R, 냉동이냐 냉장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 2023.09.17(일) 13:00

[생활의 발견]냉동·냉장·상온 HMR 차이
살균·멸균 따라 보관기간, 보관방식 달라

그래픽=비즈워치

[생활의 발견]은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소재들을 다룹니다. 먹고 입고 거주하는 모든 것이 포함됩니다. 우리 곁에 늘 있지만 우리가 잘 몰랐던 사실들에 대해 그 뒷이야기들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보려 합니다. [생활의 발견]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여러분들은 어느새 인싸가 돼 있으실 겁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편집자]

대 HMR의 시대

한 10년 전만 해도 가정간편식 혹은 HMR이라는 단어를 찾아보기 어려웠던 것 같은데요. 이제는 너무나 익숙하게 쓰이는 용어가 됐습니다. 대형마트나 편의점을 가 보면 더 잘 알 수 있죠. 지금 우리는 'HMR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 같은 HMR이라고 부르기가 참 어려운 게, 똑같은 김치찌개라고 해도 어떤 제품은 냉동실에, 다른 제품은 냉장실에 보관하라고 합니다. 아예 상온에 보관해도 되는 편한 녀석도 있죠. 

회사마다 방식이 다른 거야 공장의 문제, 기술력의 문제 등등으로 생각할 수 있겠는데 똑같은 회사에서 만든 같은 제품이 냉장 제품도 있고 냉동 제품도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청정원 안주야 같은 경우가 그렇죠. 냉동 제품이 먼저 나왔고, 나중에 상온 제품이 나왔습니다. 

보관성만 본다면 직관적으로 상온이 가장 편하다는 걸 알 수 있는데, 혹시 맛도 저마다 다른 건 아닐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번 [생활의 발견]에서는 우리 주변의 냉동·냉장·상온 HMR 제품의 차이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얼릴까 끓일까

사실 냉동이든 냉장이든 상온이든 각 제품을 만드는 조리 과정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김치와 재료를 넣고 끓여 '김찌찌개'를 만드는 것까지는 모든 제품이 동일하죠. 차이는 그 다음, 살균·멸균 과정에서 생깁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살균 식품은 중심부 온도 63도 이상에서 30분간 가열 살균하거나 이와 동등한 효력이 있는 방법으로 가열 살균한 제품을 말합니다. 멸균 식품은 용기에 넣은 후 밀봉 제품의 중심부 온도 120도 이상에서 4분 이상 멸균처리하거나 이와 동등한 방법으로 처리한 제품을 뜻합니다. 

한 대형마트의 냉장 간편식/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 살균·멸균 과정에 따라 보관할 수 있는 방식이 크게 달라집니다. 멸균 처리를 한 식품은 상온 보관이 가능하죠. 통조림, 레토르트 제품 등이 대표적입니다. 최근엔 국·탕·찌개류도 멸균 처리된 레토르트 제품이 많습니다. 유통기한이 12개월 이상으로 매우 길고 상온에 둬도 돼 보관 편의성이 매우 높죠.

대형마트나 편의점에 가면 냉장칸에 보관돼 있는 찌개류도 있죠. 살균 처리를 거친 냉장 HMR입니다. 냉동 제품은 조리 후 살균·멸균 처리를 하지 않고 바로 급속 냉동한 제품입니다. 일반 가정집 냉장고처럼 영하 20도에서 천천히 얼리는 게 아닌, 영하 40도 이하에서 단숨에 얼려 조직 파괴가 적습니다.

나에게 맞는 HMR은

결국 살균과 멸균은 '얼마나 오래, 뜨겁게 끓이느냐'가 핵심입니다. 과정이 길고 고될수록 채소나 고기의 식감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상온 제품은 확실히 냉동·냉장에 비해 맛이 떨어집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캠핑족을 노려 출시된 상온 안주류도 냉동 제품에 비해 떨어지는 식감 때문에 고배를 마셨죠. 상온 HMR에 상대적으로 식감이 덜 중요한 국·탕·찌개류가 많은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냉동 제품은 맛이 좋지만 보관과 조리가 가장 불편합니다. 살균 처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해동한 뒤 바로 조리하지 않고 재냉동하거나 해동된 채로 두면 세균이 번식할 우려도 있습니다. 해동 과정 자체도 번거롭고 시간이 오래 걸리죠. 

저도 간단하게 한 끼를 때우려고 냉동 HMR을 꺼냈다가 해동이 번거로워 도로 집어넣은 적이 많습니다. 국물이 있는 국·탕·찌개류의 경우 얼리면서 부피가 커진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가뜩이나 좁은 냉동실이 더 좁아집니다.

한 대형마트의 냉동 간편식/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냉장 제품은 상온과 냉동의 장단점을 적절히 흡수했습니다. 일반적인 가정이라면 냉장고의 냉장실이 냉동실보다 여유가 있겠죠. 소비기한이 짧다지만 그래도 몇 개월은 거뜬합니다. 다만 무더운 여름, 유통 과정에서 냉장 조건이 지켜지지 않았을 경우가 늘 걱정입니다. 

제품별 특성이 명확히 다른 만큼 자신의 취식 스타일에 맞추는 게 가장 적절한 구매 방식입니다. 캠핑에 가서 먹을 찌개라면 냉장 제품보다는 상온이나 냉동을 사는 게 좋겠죠. 맛과 식감에 예민한 분이 상온 HMR을 고르면 만족할 확률이 낮아질 겁니다. 제조사들이 어느 한 쪽에만 '올인'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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