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K-푸드 등 한국 문화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외국인들의 한글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전통적으로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던 동남아시아는 물론 중동, 유럽이나 남미, 미국 등에서도 한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해 명품 브랜드부터 먹거리까지 한글 레터링을 이용한 제품이 늘어나는 추세다.
한글=힙
명품 브랜드 구찌는 올해 초 한글을 주제로 티셔츠와 맨투맨 집업 후드티 등 컬렉션을 선보였다. 구찌 로고와 함께 한글로 '구찌'가 새겨진 이 컬렉션은 SNS를 중심으로 큰 화제가 됐다. 구찌는 이밖에도 2021년 창립 100주년을 맞아 서울 이태원에 23년 만의 단독 매장인 '구찌 가옥'을 열고 한국 문화와 접목한 제품들을 다수 선보인 바 있다.
해외에서는 사랑해요·언니·오빠 같은 한글 단어를 자연스럽게 쓰는 모습이다.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는 국립합창단이 '훈민정음' 우리말 공연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중국 상하이에서는 홍신루에 '한국 포장마차'라는 간판이 달린 서울 야시장이 중국 청년들의 인증샷 명소로 꼽히고 있다. 태국 방콕에도 포장마차 콘셉트의 한식 루프탑 바 '안주'가 현지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해외로 수출되는 우리나라 만두, 라면 등 먹거리 제품이나 한국어 소설 등도 영문 등 현지 표기 대신 한글로 쓰여진 제품이 더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식 표현인 '교자' 대신 '만두'라고 표기하고 짜파게티, 불닭볶음면 같은 제품명을 한글로 그대로 사용하는 식이다.
K-레터링 인테리어
해외에서 한글의 인기가 높아지며 한글 디자인 제품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예전에는 기념품 형태의 한글 자개명함이나 한글이 새겨진 부채 같은 소품 등 일부 관광상품에만 한글이 활용됐지만 최근 들어서는 일상생활 소품 전반에 한글을 활용한 디자인이 늘고 있다.
오늘의집에 따르면 '꽃을 보듯, 너를 본다' 같은 기분 좋은 문구를 데코스티커 형태로 벽에 붙이는 한글레터링 제품은 4000개 이상의 리뷰가 달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집안을 장식하기 위해 네온사인을 활용한 한글 레터링 제품도 늘고 있다. 자신만의 특별한 공간에 'OO포차' 같은 네온사인을 주문제작해 걸어놓고 '홈술'을 즐기는 식이다.
한글을 기반으로 한 인테리어 소품도 다양해졌다. 아라비아 숫자대신 '낮다섯시십분' 같은 형태로 시간을 알려주는 한글 시계나 한글로 표현된 감성벽걸이 달력을 사용하는 경우도 눈에 띈다. 원목을 활용해 한글 형태로 디자인하는 가구 소품까지 나올 정도다.
오늘의집 관계자는 "과거에는 아이가 있는 집에서 한글 공부를 하는 자석칠판 같은 제품 외에는 한글을 활용한 제품이 많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집안 인테리어에 한글을 활용하는 분들이 많아졌다"며 "한글을 활용한 디자인 제품과 인테리어 제품이 앞으로도 더 다양하게 출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