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4사가 지난해에도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특히 영업이익은 2020년 코로나19로 '반짝 개선'에 성공한 뒤 줄곧 하락세다. 매년 늘어나는 TV송출수수료 부담이 실적 개선을 가로막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탈TV'만이 답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수익성 개선과 미래 성장 동력을 모두 이루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TV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남는 게 없다
지난해 GS샵(GS홈쇼핑)·CJ온스타일·현대홈쇼핑·롯데홈쇼핑 등 주요 홈쇼핑 4사는 총 240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3년 전인 2020년 6178억원보다 60% 이상 감소했다. 4개사 모두 영업이익 감소를 막지 못했다.
지난해 사상 첫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롯데홈쇼핑은 영업이익이 780억원에서 83억원으로 90% 가까이 줄었다. 지난해 2월부터 8월까지 오전 2~8시 방송을 하지 못한 것이 고스란히 이익 감소로 돌아왔다. 현대홈쇼핑 역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었다. 전년 1106억원에서 449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현대홈쇼핑의 영업이익이 1000억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연매출 4000억원 안팎을 기록하던 2008년 이후 처음이다.
GS샵과 CJ온스타일은 그나마 선방했다. GS샵은 영업이익이 2022년 1426억원에서 지난해 1179억원으로 17.3% 감소했다. 두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홈쇼핑 4사 중 유일하게 '1000억' 고지를 수성했다. 같은 기간 CJ온스타일은 723억원에서 693억원으로 4.1% 감소에 그쳤다.
홈쇼핑사들의 영업이익이 감소세로 접어든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가장 큰 원인은 줄지 않는 TV송출수수료다. 2010년대 들어 TV 시청 인구가 꾸준히 줄고 이에 따라 홈쇼핑 이용 고객도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TV송출수수료는 매년 우상향하고 있다.
지난 2019년 1조5497억원이었던 홈쇼핑사들의 TV송출수수료는 2022년 1조9065억원으로 3500억원 이상(23%) 늘었다. 이 기간 주요 홈쇼핑 4사의 영업이익은 5198억원에서 4035억원으로 20% 넘게 감소했다.
홈쇼핑은 탈TV를 꿈꾼다
매년 송출수수료 부담이 커지면서 홈쇼핑사들도 적극적으로 TV 외 매출을 늘리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전체 홈쇼핑 매출에서 TV방송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56.5%에서 2022년 49.4%로 내려갔다.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TV 바깥에서 나오고 있는 셈이다.
CJ온스타일이 지난해 선보인 '원플랫폼'이 대표적인 예다. 원플랫폼은 TV·T커머스·모바일·라이브커머스·유튜브 등 CJ온스타일이 보유한 전 채널을 결합해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 전략이다.
인기 브랜드를 모바일에 먼저 선보이거나 라이브커머스를 중심으로 한 모바일향 신규 상품을 육성하는 등 TV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채널을 활용한다. CJ온스타일은 지난해 10월 업계 최초로 유튜브 전용 라이브커머스 채널을 열기도 했다.
GS샵도 업계 최초로 '숏폼' 콘텐츠를 내놔 의미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1분짜리 짧은 영상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물론 숏폼 콘텐츠만으로도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로보락처럼 대중적으로 유명한 상품은 1분 길이의 숏픽 영상만 보고도 고객들이 구매에 나서고 있다"며 "고객은 방송을 기다릴 필요 없이 상품을 빠르게 구매할 수 있고 협력사는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