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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팔고 지하철 입점까지…스타벅스의 변신

  • 2024.12.24(화) 07:00

양재역에 두 번째 지하철역 테이크아웃 매장 오픈
주류 판매·상권 특화 매장 등 수요 따른 출점 확대

스타벅스가 특수상권 매장을 강화하고 있다. 이달 들어 칵테일을 판매하는 주류 매장을 늘린 데 이어 이달 말엔 두 번째 테이크아웃 전용 매장을 오픈한다. 상권과 고객 수요에 맞춘 매장 등 다양한 형태의 매장을 선보여 저가 커피 브랜드의 공세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출퇴근 고객 공략

스타벅스는 서울시 강남구 양재동 양재역 내 양재역신분당역사점을 오는 27일 오픈한다. 신분당선 양재역 내 지하쇼핑센터 내에 위치한 이 매장은 테이블과 좌석이 없고 테이크아웃 주문만 가능하다. 매장 내에는 음료를 기다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양재역신분당역사점은 강남역신분당역사점 이후 2년만의 지하철역 매장이다. 스타벅스는 지난 2022년 5월 신분당선 강남역 지하상가 내에 첫번째 지하철역 매장인 강남역신분당역사점을 낸 바 있다. 스타벅스는 야구장, 공항, 호텔 등 일부 특수 상권 내 테이크아웃 매장을 운영 중이지만 지하철역과 같은 일반 상권에 테이크아웃 전용 매장을 낸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지난 20일 공사 중인 스타벅스 양재역신분당역사점의 모습. / 사진=정혜인 기자 hij@

스타벅스가 두 번째 지하철역 매장을 내기로 한 것은 강남역 매장에서 테이크아웃 수요가 크다는 점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강남역과 양재역은 모두 출퇴근 시간대에 유동인구가 많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 역 모두 2·3호선 역사와 신분당선 역사를 연결하는 이동통로에 쇼핑몰 형태의 지하상가가 갖춰져 있다. 두 역의 쇼핑센터 모두 신분당선 상업시설 임대권을 보유한 GS리테일이 관리한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신분당선 강남역은 고객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매장"이라며 "비슷한 성격의 양재역에도 같은 형태의 테이크아웃 전용 매장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전략 변화?

스타벅스의 지하철역 매장 확대를 두고 업계에서는 스타벅스가 출점 전략에 변화를 주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그간 스타벅스는 '제3의 공간'을 내세운 공간 마케팅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집도, 직장도 아닌 제3의 공간에서 편안하게 일상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을 내세운다.

하지만 지하철역 내 테이크아웃 매장은 고유의 매장 분위기를 중시하는 스타벅스의 전략과는 배치된다. 일각에서 스타벅스가 수익성을 위해 공간 마케팅을 포기하고 테이크아웃 매장을 늘린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첫 지하철역 매장을 냈던 2022년은 스타벅스의 최대주주가 이마트로 바뀐 해다. 그해 이마트는 미국 스타벅스커피인터내셔널(SCI)로부터 한국 스타벅스 운영사 SCK컴퍼니의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지분 17.5%를 추가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SCK컴퍼니의 영업이익률은 2021년 10.0%에 달했으나 2022년에는 4.7%로 떨어졌고 2023년에도 4.8%에 머물렀다.

다만 스타벅스는 고객의 니즈와 상권 특성에 맞춰 매장을 다양화 하는 과정에서 지하철역 매장을 냈다는 입장이다. 또 지하철역 테이크아웃 매장을 계속 확대하기도 어렵다. 강남역, 양재역과 비슷한 형태의 상권이 흔하지 않아서다. 지하철역 매장을 추가하는 데 2년의 시간이 걸린 것도 이 때문이다.

특별한 체험 제공

스타벅스가 매장 형태를 다양화 하는 것은 최근 저가 커피 브랜드의 공세와도 무관하지 않다. 최근 빽다방, 메가MGC커피, 컴포즈와 같이 저렴한 커피를 앞세운 브랜드들이 파죽지세로 성장하며 스타벅스의 입지를 위협하는 중이다. 스타벅스는 여전히 커피전문점 업계의 압도적인 매출 1위지만 매장 순증 수, 영업이익률 등의 수치에서는 이들 저가 커피 브랜드에게 밀리고 있다.

스타벅스는 이들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위해 매장 고급화와 다양화를 선택했다. 저가 커피 브랜드에서는 만날 수 없는 다양한 형태의 매장으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 고객들을 유인하기 위해서다.

주류 판매 매장이 대표적이다. 스타벅스는 지난 4월 영랑호리조트점에서 4종의 칵테일 음료를 처음 선보였고 9월 오픈한 장충라운지R점에는 믹솔로지 바도 도입했다. 또 지난 10월 여의도TP타워점을 시작으로 현재 총 11개 매장에서 칵테일 음료를 시범적으로 판매 중이다.

스타벅스는 특화 매장도 확대하고 있다. 스타벅스 매장 자체가 여행의 목적지가 되도록 하는 전략이다. 지난달에는 국내 스타벅스 최대 규모인 총 200석의 야외 좌석을 갖춘 '제주금악DT점', 춘천 의암호의 호수 전경을 통유리창으로 감상할 수 있는 '더춘천의암호R점'의 문을 열었다. 또 이달 오픈한 신촌로점에는 Z세대에게 인기가 높은 일러스트 작가의 예술작품을 매장 천정과 벽면에 적용하기도 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예전에는 공간을 중시하는 트렌드에 따라 멋지면서도 편안한 공간의 매장 오픈이 많았다"며 "최근에는 이런 매장을 계속 여는 동시에 다양한 트렌드와 수요에 따른 맞춤형 매장을 오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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