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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쿠팡표 럭셔리'란 이런 것…알럭스, 예술과 만나다

  • 2025.04.03(목) 17:05

석파정서 럭셔리 주제 미술 전시회 개최
고객 대상 향수 브랜드 체험 기회도 제공

사진=정혜인 기자 hij@

석파정 서울미술관 별관의 VIP 라운지에는 이대원 화백의 '배꽃'이라는 작품이 걸려있다. 흰색, 분홍색, 연두색, 노란색과 같은 밝은 원색으로 된 점과 선으로 농원의 풍경을 담은 폭 5m의 거대한 작품이다. 작품 속에 흐드러지게 핀 배꽃을 바라보고 있으면 어디선가 달콤한 향기가 날 것만 같은 착각이 든다. 만약 그림을 감상하면서 향까지 느낄 수 있는 감각적인 전시가 있다면 어떨까? 쿠팡의 럭셔리 플랫폼 '알럭스'가 예술 작품과 향수를 함께 소개하는 전시회를 기획하게 된 것은 바로 이 아이디어에서였다.

쿠팡이 운영하는 '알럭스(R.LUX)'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석파정 서울미술관에서 지난 1월부터 '아트 오브 럭셔리' 특별전을 열고 있다. 알럭스는 쿠팡이 지난해 10월 선보인 럭셔리 화장품 버티컬 서비스(전문몰)이다. 지난 2일 오후 '왕이 사랑한 비밀 정원'으로 불리는 석파정을 찾아 알럭스가 구축한 예술의 세계를 만나봤다.

향수와 예술의 만남

아트오브럭셔리는 알럭스와 서울미술관이 공동 기획한 전시다. 예술 작품을 통해 다양하게 표현된 럭셔리를 재조명 한다. 럭셔리의 물성을 예술적으로 재해석한 '머티리얼 럭셔리', 고유의 철학과 예술성이 깃든 작품으로 정신적 가치를 보여주는 '스피리추얼 럭셔리', 시대를 초월한 럭셔리의 가치를 보여주는 '타임리스 럭셔리' 등 럭셔리를 다양하게 표현한 작품들을 전시한다. 

낮은 조도의 어두운 공간에서 빛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반복된 수직선으로 화폭을 채운 박서보의 추상화, 쿠사마 야요이의 강렬한 노란색 호박 오브제, 독특한 곡선으로 완성한 살바도르 달리의 소파 등이 대표적이다.

알럭스 '아트오브럭셔리' 내 산타마리아노벨라의 브랜드존. / 사진=정혜인 기자 hij@

특히 두 번째 전시관인 '인스파이어링 럭셔리'는 알럭스가 직접 꾸민 공간이다. 혁신적인 시도와 예술적 영감이 알럭스 안에서 어떻게 조화되는지를 미디어아트 콘텐츠로 만들어 선보이고 있었다.

전시장 내에서는 은은한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 4개의 전시관 사이사이에 향수 브랜드와 협업한 브랜드존이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존에서는 화장품 브랜드와 철학을 마치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소개한다.

현재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전개하는 프리미엄 코스메틱 브랜드 '산타마리아노벨라'의 단독 전시가 이뤄지고 있다. 이곳에는 천장에 발향기를 설치해 관람객들이 각 브랜드의 시그니처 향을 맡을 수 있도록 했다. 시각과 후각으로 전시회를 모두 느낄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 특별했다.

VIP처럼

알럭스는 이번 전시와 함께 '향수 마스터 클래스'를 열고 있다. 전시회에서 소개하는 브랜드의 역사와 주요 제품에 대해 더 깊게 체험해볼 수 있는 행사다. 알럭스에서 럭셔리 화장품을 구매한 고객들 중 추첨을 통해 뽑힌 소수에게만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백화점이나 면세점에서 VIP 고객을 대상으로 여는 행사와 비슷하다.

마스터 클래스의 장소는 서울미술관 별관의 VIP라운지다. 미술관 오너가 손님을 맞이하는 응접실로 사용되는 공간이기 때문에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에 알럭스의 고객들만을 위해 서울미술관에서 특별히 제공했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한쪽 벽면을 꽉 채운 통창을 통해 석파정의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이제 막 피기 시작한 봄꽃과 소나무로 둘러싸인 석파정의 풍경이 아름다웠다.

지난 2일 알럭스의 향수 마스터클래스에서 김준석 알럭스 팀장(왼쪽)이 알럭스를 소개하고 있다. / 사진=정혜인 기자 hij@

이날은 현재 아트오브럭셔리에서 전시하고 있는 산타마리아노벨라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뷰티 크리에이터인 채선생(채희성)이 피렌체 향수 브랜드의 800년 역사와 주요 제품들을 직접 소개했다.

이 행사에서는 브랜드의 800주년을 기념한 '1221 에디션' 오드 코롱 시리즈 중 △프리지아 △엔젤 디 피렌체 △로사 가데니아 △멜로그라노 등 4개 제품을 시향해보는 시간도 있었다. 각 향수가 만들어진 배경, 향수의 특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으니 각 향에 녹아있는 산타마리아노벨라의 이야기를 더 잘 느낄 수 있었다. 시향 후에는 네 가지 향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향수를 골라 편지지에 뿌리고 편지를 쓰는 시간도 제공됐다. 단순히 브랜드를 한번 체험해보는 것을 넘어 향기를 나만의 것으로 간직하도록 하는 시간이었다.명품 화장품 잡아라

이렇게 쿠팡이 이례적으로 미술 전시회까지 연 것은 알럭스의 인지도를 제고하기 위해서다. 알럭스는 쿠팡의 '로켓럭셔리'를 별도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독립시켜 확대 개편한 뷰티 버티컬 플랫폼이다. 알럭스는 로켓배송(Rocket)과 럭셔리(Luxury)의 합성어로, 럭셔리 뷰티 브랜드의 품격에 차별화된 로켓 서비스를 더했다는 의미를 담았다. 쿠팡 로켓배송처럼 알럭스가 럭셔리 브랜드 제품을 직매입해 빠르게 배송한다는 점이 다른 화장품 버티컬 서비스와 다른 점이다.

쿠팡은 이미 유료 회원 수 1400만명 이상을 확보해 국내 유통시장에서는 적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지속적인 매출 확대를 위해서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 쿠팡이 주목한 게 바로 명품과 화장품이다.

2일 알럭스 향수 마스터클래스에서 신세계인터내셔날 뷰티 크리에이터 채사장이 산타마리아노벨라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 사진=정혜인 기자 hij@

명품과 화장품은 이미 백화점이 선점한 시장이다. 따라서 공산품을 중심으로 성장한 쿠팡이 도전하기 까다로운 영역이다. 쿠팡이 로켓럭셔리를 통해 럭셔리 화장품 판매를 늘려왔지만 존재감이 크지 않다는 평을 받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 쿠팡은 알럭스를 통해 럭셔리 화장품에 더 어울리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내세우고 있다. 럭셔리 브랜드 '샤넬'의 앰배서더인 배우 김고은을 알럭스의 앰배서더로 선정하기도 했다.

쿠팡은 또 지난해 2월 5억달러를 들여 글로벌 명품 플랫폼 '파페치'를 인수하고 명품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만성 적자 기업이었던 파페치는 지난해  4분기 조정 상각전이익(EBITDA) 흑자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파페치가 정상화 하는 데 성공하면 쿠팡의 약점인 해외 시장과 명품을 모두 해결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준석 알럭스 팀장은 "'뉴 룰, 뉴 럭셔리(New rule, new luxury)'라는 캐치 프레이즈 아래 럭셔리 뷰티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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