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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업계, 내수 부진에 시름…'과일 소주'가 살릴까

  • 2025.08.26(화) 08:11

[워치 전망대]주류업계, 2분기 실적 저조
의존도 높은 내수 둔화…소비 침체 영향
진입장벽 낮은 리큐르로 해외 공략 속도

/그래픽=비즈워치

국내 주요 주류업체들이 내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기 침체에 따른 주류 소비 위축과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 확산으로 젊은 층의 음주 기피 현상이 뚜렷해진 탓이다. 이에 주류 업체들은 '과일 소주'로 불리는 리큐르 제품을 앞세워 한계에 봉착한 내수 대신 글로벌 시장에서 '반등의 기회'를 노리겠다는 생각이다.빨간불 켜진 내수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2분기 나란히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참이슬'과 '진로'를 판매하는 하이트진로의 경우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2.8% 감소한 646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4% 줄어든 645억원으로 나타났다.

'처음처럼', '새로' 브랜드를 보유한 롯데칠성음료도 마찬가지다. 롯데칠성음료의 2분기 주류 부문 매출은 1891억원으로 전년 대비 6.5% 줄었다. 영업이익은 8.2% 감소한 29억원이었다.

/그래픽=비즈워치

이처럼 실적이 부진한 것은 내수가 부진한 탓이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은 내수 의존도가 90% 수준에 달한다. 내수 시장이 흔들리면 실적 자체가 직격탄을 맞는 구조다. 실제로 2분기 기준 하이트진로의 국내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3.1% 줄어든 5797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칠성 역시 국내에서 매출 성장세가 꺾였다. 롯데칠성은 올 2분기 국내 주류 사업 매출이 1820억원에서 1677억원으로 7.9% 감소했다. 주류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소주는 30억원가량 줄었고 맥주를 비롯한 와인, 청주, 즉석음용(RTD) 주류도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문제는 당분간 이 같은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점이다. 경기 불황에 따라 국내 소비 진작이 단기간에 회복세로 돌아서기 어렵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여기에 외식 물가가 급등하면서 유흥 시장 내 주류 매출이 줄고 있다는 점도 큰 악재다. 한국신용데이터(KCD)가 발표한 '2025년 2분기 소상공인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소상공인 평균 매출은 4507만원으로 전년 대비 0.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술집 매출은 전년 대비 9.2% 줄었다. 승부처는 해외

상황이 이런 만큼 주류업체들은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내수가 흔들린 만큼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해외 시장 공략의 핵심은 과일향 리큐르다. 해외 시장은 우리나라와 달리 소주가 대중화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한류에 관심이 많은 젊은 층을 유인하기 위해서는 알코올 도수가 낮으면서도 특유의 쓴맛이 나지 않는 소주로 진입장벽을 최소화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이다.

하이트진로가 수출하고 있는 소주 제품들./사진=윤서영 기자 sy@

실제로 롯데칠성은 '순하리'에 이어 지난 4월 수출 전용 제품인 '새로 리치'를 새롭게 출시했다. 동남아시아, 중국, 일본, 유럽 등에 수출하고 있는 '새로 살구'와 함께 라인업을 확대하며 글로벌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칠성의 과일소주 수출액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간 연평균 20%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과일 소주인 '에이슬' 라인업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에 나섰다. 현재까지 '딸기에 이슬', '자두에 이슬', '복숭아에 이슬' 등을 수출용 제품으로 내놨다. 하이트진로는 향후 일본, 미국, 베트남, 필리핀 등 전략 국가에서 현지 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판매 네트워크 다변화로 입지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그래픽=비즈워치

이처럼 국내 주류 업체들이 해외 시장에서 과일 리큐르에 힘을 주는 것은 궁극적으로 'K소주의 세계화'를 위해서다. 위스키와 맥주처럼 K소주를 독자적인 카테고리로 안착시키기 위한 행보의 일환이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진출 국가에서 '현지화' 전략을 통해 가격 경쟁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생각이다. 특히 오는 2026년 베트남 타이빈성(省) 공장이 완공되면 생산과 물류 효율성이 크게 개선되는 만큼 해외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동남아는 물론 선진국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28년 연매출 목표치인 5조5000억원 중 글로벌 매출 비중을 45%까지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필리핀 펩시를 교두보로 삼아 주류 제품의 현지 생산과 유통 가능성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류업계의 생존 전략은 단기에 국한된 것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며 "현지 시장과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유통 네트워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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