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인삼공사가 줄어드는 홍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숙취 해소제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 다양한 숙취 해소제가 난립하고 있는 이 시장에서 '홍삼'이라는 특화된 성분을 앞세워 차별화에 성공한다면 정체된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홍삼 먹으니 술이 깼다?
KGC인삼공사는 홍삼복합물을 섭취하면 혈중 알코올 수치가 낮아지고 숙취 증상 완화에 효과가 있다는 임상시험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24일 밝혔다. 해당 연구는 KGC인삼공사 R&D본부와 차의과학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이부용 교수팀, 원광대학교 전주한방병원 주종천 교수팀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KGC인삼공사는 홍삼복합물 섭취군에서 위약군 대비 혈중 알코올 및 아세트알데하이드 수치가 감소하고 주요 숙취 증상들의 심각도 등이 안전하게 완화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홍삼복합물을 섭취한 후 음주를 하면 회복 단계 동안 대사 부담을 줄여 주고 조기 알코올 제거 가속화, 아세트알데하이드 억제에 유의미한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홍순기 KGC인삼공사 R&D본부장은 "이번 연구는 식약처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했다"며 "홍삼복합물을 섭취하면 숙취의 대표적인 증상들이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완화된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연구에 따르면 홍삼복합물 섭취군의 경우 알코올 섭취 15분 후부터 혈중 알코올 수치가 감소해 섭취 후 15시간 후 위약군 대비 19% 낮아졌다. 혈중 아세트알데하이드 생성 억제도 알코올 섭취 30분 후부터 감소, 15시간 후 위약군 대비 52% 감소됐다. 또한 알코올 섭취 후 6시간, 15시간이 지난 뒤 측정한 숙취 관련 증상들이 효과적으로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KGC인삼공사가 숙취해소제에 관심을 가진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23년 편의점 GS25와 손잡고 6년근 홍삼추출액과 헛개나무열매추출물, 미배아대두발효추출물 등을 배합한 환 타입의 숙취해소제 '정관장 확깨삼'을 내놓으며 숙취해소제 시장에 진출했다. 다만 확깨삼은 GS25 단독 출시로 판로 확장에 한계가 있었던 데다, 기존 제품들에 밀려 금세 단종됐다.
업계에선 KGC인삼공사가 이번 숙취해소 연구 결과를 발표한 것은 향후 숙취해소제 시장 본격 진출을 위한 밑작업이라고 보고 있다. KGC인삼공사가 부진한 홍삼 판매를 타개하기 위해 매년 성장하고 있는 숙취 해소제 시장을 눈여겨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KGC인삼공사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2.6% 감소한 1조1380억원에 그쳤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1조4036억원에 비하면 20% 가까이 감소했다.
왜 숙취해소제일까
KGC인삼공사가 줄어드는 홍삼 수요를 반등시키기 위한 시장으로 숙취해소제를 겨냥한 건 우연이 아니다. 가능성을 봤다는 의미다. 국내 숙취해소제 시장은 연 3500억원 안팎의 시장으로 평가된다.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시장이다. 이 시장에 200여 개 브랜드가 난립해 있었다. 공은 많이 들고 얻을 건 많지 않은 시장이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시장 상황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숙취해소 실증제를 도입하면서다. 인체적용시험 등 과학적 근거를 갖춘 제품에만 '숙취해소'라는 표현을 쓸 수 있게 했다. 100여 개 가까운 브랜드가 인증을 포기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HK이노엔의 '컨디션', 동아제약 '모닝케어' 등 제약사 기반 제품이나 삼양사의 '상쾌환', hy '깨곰', 롯데칠성의 '깨수깡'처럼 대기업 제품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KGC인삼공사의 경우 제약사는 아니지만 오랫동안 홍삼의 효능을 연구하면서 관련 노하우가 쌓여 있는 기업이다. 감소세라고는 하지만 조 단위 매출을 올리는 기업이기도 하다. 유효 성분에 대한 안정성이나 원료 관리 등에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숙취해소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발판이 이미 마련돼 있다는 의미다.
최근 숙취해소제 시장이 마시는 드링크 형태에서 짜 먹는 스틱 형태로 무게추가 옮겨가고 있다는 점도 KGC인삼공사에는 호재다. 숙취해소제를 준비하는 게 술자리의 매너처럼 자리잡으면서 병에 든 숙취해소제보다 가볍고 부피가 작아 휴대가 간편한 스틱형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KGC인삼공사는 지난 2012년부터 스틱형 홍삼인 '정관장 에브리타임'을 판매해 온, '스틱 제형'의 강자다.
업계에 절대적인 강자가 없다는 점도 매력적인 요소다. 국내 숙취해소제 시장 점유율 1위인 HK이노엔의 컨디션은 연 매출이 연 600억원 안팎으로, 시장 점유율이 채 20%가 되지 않는다. 그나마 지난해엔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375억원에 그쳤다. 업계 2위권인 상쾌환과 모닝케어 등도 연매출 100억원대다. 브랜드 파워가 입증된 '정관장'이 노려볼 만한 시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이 홍삼에 갖는 신뢰도가 높은 만큼 숙취해소 효능이 입증된다면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