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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화장품 살까"…네이버 말고 'AI'가 알려준다

  • 2026.06.10(수) 10:00

연중기획 [AX인사이트 3.0]
검색엔진 아닌 AI에서 정보 얻어
챗GPT 맞춤 서비스 내놓는 기업들

그래픽=비즈워치

어디서 검색하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WWW(월드와이드웹)의 탄생 이후 기업에게 가장 중요한 건 '검색 헤게모니'를 누가 쥐고 있느냐였다. 특정 검색어에서 어떤 결과물을 띄워주느냐가 곧 매출이자 인지도이기 때문이다. 1990년대를 지배했던 야후는 구글에게 검색 패권을 내주고 몰락했다. 이후 구글은 세계 최대의 기업 중 하나로 성장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야후에서 다음으로, 다음에서 네이버로 권력이 이동했다. 최근엔 '검색창'이 아닌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의 SNS가 정보의 시장을 점령했다. 뭔가를 검색할 때 네이버나 구글을 찾으면 아저씨, 유튜브에서 검색하면 'MZ'라는 구분법이 생겼다. 하지만 이것도 이제 '옛날 이야기'가 될 조짐이 보인다. 검색의 무게추가 'AI'로 옮겨오고 있어서다. 

그래픽=비즈워치

챗GPT의 충격적인 데뷔 이후 유통업계는 AI를 접목한 서비스를 고민했다. 가장 먼저 AI가 도입된 부분은 역시나 고객센터 등의 단순 처리 업무를 대체할 수 있는 파트였다. 직관적으로 AI가 쉽게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 분야로 보였다. 기업적인 사고였다. 소비자들은 자신의 불만을 권한 없는 AI와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 

의외의 곳에서 AI의 능력이 발휘됐다. 앞광고와 뒷광고가 혼재된 정보의 바다에서 AI는 냉정하게 '믿을 만한 정보'를 발굴해 줬다. 올리브영을 찾은 외국인들은 이제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선크림'을 찾을 때 유튜브나 구글 검색창이 아닌 '챗GPT'를 켠다. 

기업들이 이런 변화를 놓칠 리 없다. 이미 아모레퍼시픽, 롯데칠성, 신세계, 이마트 등 유수의 기업들이 챗GPT와 연계해 인앱 서비스를 내놨다. 자체 앱이나 다른 쇼핑몰 앱을 켤 필요 없이 AI와의 대화가 바로 쇼핑 경험으로 끊김없이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AI를 잡는 자가 시장을 잡는' 시대다. 

챗GPT 안에 나 있다

대화형 AI와 기존 검색 서비스의 가장 큰 차이점은 '대화'다. 몇 개의 주요 검색 키워드를 바탕으로 상품을 찾는 기존 검색형 플랫폼과 달리 대화형 AI는 긴 문장으로 이뤄진 대화를 통해 소비자의 패턴을 파악하고 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 여기에 기업이 각종 연구 결과와 보고서, 논문 등 접근성 낮은 정보를 제공하고 AI가 이를 분석할 수 있게 된다면 기존과는 전혀 다른 쇼핑 세계가 펼쳐질 수 있다. 

오픈AI(OpenAI)는 지난해 10월 신규 서비스 '앱 인 챗GPT'를 오픈했다. 챗GPT와의 대화 중에 앱을 이용해 외부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전세계 9억명 이상의 챗GPT 이용자가 대상이다. 예를 들어 챗GPT와 화장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바로 특정 브랜드의 몰에 접속해 가격을 비교하거나 제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챗GPT 내 앱을 출시한 아모레퍼시픽/사진=아모레퍼시픽

가장 먼저 움직인 건 아모레퍼시픽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자사몰 내 AI 챗봇 서비스인 '아모레챗'을 오픈한 데 이어 지난 3월 챗GPT에 '아모레몰' 앱을 출시했다. 챗GPT와 대화를 나누며 피부 타입·사용 목적 등에 따라 아모레퍼시픽의 제품들을 비교·추천받는 기능을 도입했다. 

아모레퍼시픽이 축적한 데이터와 지식을 반영, 개인 맞춤형 상담 수준의 답변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모레퍼시픽은 향후 앱 고도화를 통해 결제와 배송까지 연동하는 등 AI 에이전틱 커머스 시대를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칠성과 LF, CJ온스타일, 롯데홈쇼핑 등도 역시 비슷한 기능을 담은 앱을 지난달 오픈했다. 

독자 행보에 나선 기업도 있다. 신세계그룹은 연내 리플렉션 AI와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고 국내 최대 규모인 250㎿급 AI 데이터 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온라인 맞춤형 쇼핑부터 재고 관리, 초정밀 배송 로지스틱스까지 리테일 전반에 AI를 접목한 '리테일 AI 풀 스택'을 완성한다는 목표다. 

SEO에서 GEO로

기업들은 입을 모아 'GEO(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 생성형 엔진 최적화)' 전략을 말하고 있다. 기업들은 그간 SEO(Search Engine Optimization, 검색형 엔진 최적화) 전략에 집중했다. 구글이나 네이버 등의 검색 결과에 상위 노출되는 알고리즘을 짰다. 이제는 AI가 답변을 만들 때 출처로 인용되거나 추천 리스트에 들어가는 전략을 짠다. 

이는 단순히 노출돼야 하는 플랫폼이 웹사이트·모바일 앱에서 AI로 바뀌는 게 아니다. 두 플랫폼의 '상위 노출'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AI엔진은 답변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공신력 있는 출처를 필요로 한다. 짧은 키워드 몇 개가 아닌 긴 대화형 문장에 답을 하기 위해 구체적인 콘텐츠를 제공해야 AI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이제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먼저 AI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그래픽=비즈워치

덕분에 그간 플랫폼에 밀려 구색 맞추기에 가까웠던 '자사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AI서비스들이 상품 정보를 수집할 때 '1차 정보'인 공식 홈페이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에 맞춰 자체몰 서비스도 기존 소비자라면 읽지 않을 복잡한 보고서나 연구 결과 등 AI의 구미에 당길 만한 정보를 제공하는 'AI 맞춤형'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실제로 이같은 GEO 전략을 빠르게 도입한 CJ온스타일의 경우 지난달(1~25일) 챗GPT와 제미나이 등 대화형 AI플랫폼을 통한 유입이 지난 1월 대비 4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상품 데이터와 콘텐츠를 AI가 이해하기 쉬운 구조로 정비하고 AI가 답변을 생성할 때 브랜드와 상품 정보가 정확하게 인용될 수 있도록 최적화에 나선 결과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현재 챗GPT 내 전용 앱에 60만개 상품에 대한 AI 최적화를 완료했으며, 연내 100만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라며 "AI 쇼핑 시대에는 고객의 질문을 얼마나 정확하게 상품 탐색과 구매로 연결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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