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12일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은행의 해외 점포의 현지화 지표 평가결과를 토대로 종합 2등급을 매겼다고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 평가 때와 변화가 없다.
현지 고객 비율, 현지 직원 비율, 현지 예수금 비율 지표는 모두 2등급으로 작년 말과 같은 수준을 보였다. 초국적화지수와 현지 자금운용비율, 현지 차입금비율은 모두 3등급으로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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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국적화지수는 기업의 국제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유엔무역개발위원회(UNCTAD) 등에서 사용한다. 은행의 초국적화지수는 은행의 전체 자산, 이익 중 해외 점포의 기여도를 측정해 100%에 가까울수록 글로벌화 됐다는 의미로 쓰인다.
금감원의 평가에서 평균 3등급을 받기는 했지만, 우리나라의 은행의 해외 점포 기여도는 4.8%에 불과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HSBC 64.7%, 씨티 43.7%, 미쓰비시 UFJ 28.7% 등이다. 금감원은 이런 점을 고려해 현재 적용하고 있는 초국적화지수의 평가 기준을 현실화하고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현지화는 주로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권 소재 영업점에서 양호했다. 미국, 영국, 홍콩 등 선진 금융시장 소재 영업점은 여전히 벽이 높았다. 일본, 싱가포르, 인도네시아의 경우 종합등급이 개선됐으나, 베트남은 현지 예수금 비율 등의 하락으로 현지화 종합 등급이 하락한 특징을 보였다.
현재 우리나라 은행들의 중국(17개), 베트남(16개), 홍콩(12개) 등 아시아지역 진출 비중은 67.6%다. 북미와 유럽이 각각 19개로 12.8%씩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현재 당기 순익은 2억 8270만 달러를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5% 줄었다. 국제금리 하락에 따른 순이자마진이 축소됐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충당금 전입액도 늘었고, 영업점 운영경비도 증가했다.
비이자 이익은 외환 관련 이익 등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70만 달러 증가해 총이익 대비 비중은 25.1%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은행 전체의 비이자 이익은 8.9% 수준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