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과 상호금융사 등 비은행 예금 취급기관에서도 대책이 발표되기 직전인 지난 7월에 신용대출이 급증했다. LTV·DTI 강화 방안 등이 포함된 부동산 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이런 추세가 이번 달까지 이어지면 조만간 발표할 가계부채 종합대책의 강도는 커질 수 있다.
◇ '카뱅까지 가세' 은행 신용대출 껑충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은 6조 5000억원 늘어 전달 6조 7000억원과 비슷한 증가세를 유지했다. 이는 가계대출이 급증하기 직전인 2010~2014년 8월 평균 증가치인 3조 1000억원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은 정부가 발표한 8·2 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증가세가 주춤했다. 지난달 주담대 증가 규모는 3조 1000억원으로 전달 4조 8000억원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
반면 신용대출의 경우 전달 1조 9000억원에서 3조 400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신용대출로 쏠리는 풍선효과와 함께 이 기간 은행들이 금리 우대상품을 내놓으면서 증가세가 가팔라진 것으로 풀이된다.
▲ 자료=한국은행 |
지난 7월 말에 출범한 카카오뱅크가 내놓은 대출 상품이 주목받자 시중 은행들은 이에 맞서 금리를 낮춘 대출 상품을 출시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8월 휴가철 자금 수요가 증가한 영향도 있다.
◇ 2금융권도 풍선효과…내달 가계부채 대책 주목
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 상호금융사 등 제2금융권에선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기 직전 신용대출이 급증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날 한국은행이 참고 자료로 내놓은 지난 7월 비은행 예금 취급기관 대출을 보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한 달 동안 1조 1870억원 늘었다. 6573억원 증가한 주택담보대출의 두 배에 가까운 규모다. 6월 기타대출 증가액 7502억원보다도 크게 늘어난 수치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신용대출 급증 등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여전한 탓에 정부가 조만간 발표한 가계부채 종합대책의 강도는 세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애초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이달 중순 발표할 계획이었는데 부동산 대책의 영향을 분석하겠다며 발표 시기를 내달 추석 이후로 미뤘다. 관련 기사 ☞ DTI 전국 확대에 '고DSR' 비중 관리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