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보험·카드사, 올해 경영키워드는 '디지털'

  • 2021.01.04(월) 16:27

디지털 앞세워 불황 돌파 의지 밝혀
"일하는 방식·영역 디지털로 바꿔야"

보험업계와 카드업계가 디지털 전환을 올해 경영화두로 꺼내 들었다. 보험업계는 저성장과 저금리가 고착화한 상황 속에서 빅테크 기업의 보험업 진출로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디지털 채널 강화로 체질 변화에 나서겠다는 생각이다. 카드업계는 마이데이터와 오픈뱅킹 등 신사업 추진을 위해 디지털 전환 작업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 부진한 보험업황 해결책은 '디지털'

보험업계는 올해 다양한 변화를 직면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실물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저금리 고착화로 금융손익도 줄어들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들이 보험시장에 잇달아 진출하는 것도 부담이다. IFRS17과 K-ICS 등 새로운 자산건전성 규제안은 2023년 도입될 예정이다.

지난해 보험업법 개정으로 생명보험업계의 해외투자 한도가 자산의 30%에서 50%로 확대되면서 자산운용 보폭이 커지기도 했지만, 경영환경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아 이차역마진 문제 등은 해소될 수 없었다. 이에 따라 생명보험업계 안팎에서 본질적인 체질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신년사에 고스란히 묻어났다.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은 4일 오전 개최한 온라인 시무식에서 "소비자 권익을 되찾아 주기 위한 제도와 시스템을 강화하고 혁신적 상품과 새로운 서비스로 고객가치를 창출하는 데 집중하겠다"며 "현장 의견과 고충을 파악, 경영에 반영해 역동적 문화를 만들겠다"고 언급했다.

전 사장은 이어 "신기술·신사업·신시장을 찾아서 지금보다 높은 곳에서 더 멀리 보고 서슴없이 도전하며 새로운 성장의 길을 개척하겠다"며 "부실없는 경영을 착근시키고 지속가능한 경영의 틀을 마련해 미래 후손까지 깨끗한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앞장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은 2021 사업연도 조회사에서 "(전통적 보험사업 입지가 줄어드는) 변화 속에서 생존하고 성장하려면 디지털을 기반으로 기존 비즈니스를 혁신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며 "혁신을 통해 고객에게 더 많은 가치와 편의를 주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새롭게 바뀐 세상에서 성공하려면 디지털 전환을 통해 과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회사로 탈바꿈해야 한다"며 "기존 생명보험 비즈니스에서 수익을 끊임없이 창출하면서 동시에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 미래 기반을 구축하는 양손잡이 경영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해보험업계도 비슷한 분위기다. 삼성화재는 최근 발표한 올해 경영전략에서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 일반보험, 자산운용 등 각 부문에서 체질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며 "상품·서비스는 물론 기획부터 출시,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디지털화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현대해상은 최근 발표한 경영전략을 통해 "디지털 생태계를 활용한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스타트업 등 우량 디지털 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와 제휴를 적극 추진하고 국내 보험시장 성장 한계성을 극복하기 위해 동남아시아 등으로의 신규 진출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 카드업계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 고민해야"

카드업계도 디지털 전환을 최우선 경영과제로 꼽았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카드업계가 마이데이터와 오픈뱅킹, 종합지급결제업 등에 진출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밝히면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여신금융협회는 모바일협의체 등 관련 협의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이날 발표한 신년사에서 "카드와 할부금융 사업 등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빅데이터와 디지털 경쟁자들에 앞서는 실행력을 보여줘야 한다"며 "'라이프&파이낸스 플랫폼 기업'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사장이 목표달성을 위해 내건 실행과제는 ▲디지털(Digital) ▲이코노믹(Economic) ▲익스텐디드(Extended) ▲퍼스널라이즈드 컨택트(PersonalizedContact) 등이다. 모바일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고 ESG 활동을 추진하는 한편 타 업권 협력과 초개인화 혜택을 극대화한다는 생각이 녹아있다.

KB국민카드 신년사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은 "성장의 본질 안에 고객의 가치와 행복을 담아내야 한다"며 "고정관념을 부수고 업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며 "초개인화 마케팅 및 고객관리 체계를 고도화하고 고객·상품·채널 혁신으로 새로운 경험을 창조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이어 "디지털 시대에 걸맞는 고객가치를 제시하려면 스피디(Speedy)하고 끈질기게 실행하는 조직으로 끊임없이 진화해야 한다"며 "(ESG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환경과 사회에 대한 영향을 먼저 고려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좌진 롯데카드 사장은 사내 비대면 플랫폼을 통해 발표한 신년사에서 "디지털 전환은 생존 과제로 일하는 방식과 영역에서 디지털이 일상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며 "시대 변화를 읽고, 이해하고, 앞장서서 끌고 나갈 수 있는 우리만의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 고민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