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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기업은행, 녹색금융 선도한다면서 탈석탄은 '수수방관'

  • 2021.08.26(목) 10:59

[탈석탄 금융]③
탈석탄 선언 금융사 100곳 넘는데
산업·기업은행만 여전히 '미적미적'

이달을 기점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을 제외한 사실상 모든 시중은행들이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은행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탈석탄 금융을 선언한 국내 금융회사는 100곳이 넘는다. 이제 탈석탄이 금융권의 필수 항목이 된 셈이다. 

그럼에도 KDB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은 아직까지 탈석탄 금융을 선언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문재인 대통령이 올 들어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 금지를 천명했음에도 정작 국책은행들이 수수방관으로 일관하면서 모범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녹색금융 선도한다더니 

사실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은 녹색금융엔 열심이다. 특히 정부가 한국판 뉴딜에 '그린뉴딜'을 추가하면서 친환경 사업에 활발하게 나서고 있다.

일례로 기업은행은 올해 그린뉴딜을 중점 추진 분야로 선정하고 세부 실행과제를 마련했다. 신재생에너지 기업을 위한 탄소저감보증대출 출시와 모험자본공급, 신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그린뉴딜을 주제로 취업박람회도 열었다. 

한발 더 나아가 환경경영시스템과 에너지경영시스템 구축, 국제인증 획득, 탄소중립 선언, 적도원칙 참여 등을 통해 친환경 은행으로 거듭나겠다는 로드맵까지 내놨다.

하지만 탈석탄 금융과는 거리가 멀다. 기업은행은 이전부터 석탄화력발전소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왔으며,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심지어 현재 삼척에 건설 중인 삼척화력발전소의 건설 및 운영주체인 삼척파워블루의 주요 주주이기도 하다.

탄소 배출이 많은 산업에 대한 대출에도 여전히 적극적이다. 업권별로 대출잔액을 보면 고무·플라스틱이 9조5500억원에 달하고, 화학제품(7조130억원)과 전자·전기기계(6조5130억원), 자동차(7조2250억원) 등도 대출액이 많다. 

탄소 배출이 많은 산업에 대한 대출을 줄이려는 노력도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화학제품과 고무·플라스틱 업권의 대출 총액은 여전히 전년 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산업은행도 상황은 비슷하다. 정부가 그린뉴딜을 내걸자마자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녹색금융 선도은행으로 대전환을 대내외에 선언한 데 이어 그린뉴딜 정기예금을 출시하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직접 가입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신규 건설 중인 화력발전소 대주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8년 대주단으로서 삼척파워블루와 차입 및 회사채한도대출 약정을 체결했다. 

탈석탄 금융 수수방관 이유는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이 녹색금융을 선도한다면서도 정작 탈석탄 금융은 수수방관하면서 국책은행들이 모범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탈핵과 탈석탄을 주요 기치로 내걸었음에도 이를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물론 이유는 있다. 두 은행 모두 석탄발전과 관련된 수많은 기업들과 거래하고 있어 당장 자금지원을 중단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긴 하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탈석탄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수백여 기업의 생존이 달려있는 문제인 만큼 시차를 두고 추진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해관계도 다양하게 얽혀있다. 기업은행의 경우 중소기업 지원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석탄발전 관련 중소기업들 역시 외면하기 어렵다. 산업은행은 상황이 더욱 복잡하다. 산업은행은 현재 두산중공업 정상화를 지원하고 있는데 이 와중에 탈석탄 금융을 선언하긴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정부도 녹색금융을 내세우면서도 더 적극적으로 탈석탄 금융 선언을 종용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 4월 화력발전에 대한 공적자금 투자 중단을 천명하긴 했지만 자세히 보면 해외로 한정하고 있다"면서 "해외사업은 수출입은행이 주로 나서고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은 국내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두 은행이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놨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두 은행이 더 적극적으로 탈석탄 금융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탈석탄은 글로벌 추세인 만큼 국내 현실을 이유로 계속 수수방관하다간 더 큰 문제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석탄발전을 줄여야 한다는 것은 국제적으로 합의된 내용인 만큼 금융권이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면서 "기업은행이나 산업은행의 경우 현실적인 문제가 있긴 하지만 탈석탄의 스케줄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선언문 내용이나 수위를 조절할 수 있는 만큼 더 적극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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