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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 끄집어낸 보험업계 '해묵은 숙제'

  • 2022.02.03(목) 06:10

'소비자 밀접한' 보험 공약 먼저 꺼내
3900만명 가입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기업형보험대리점 판매책임 강화도

대선 정국에서 보험업계 해묵은 과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와 '보험대리점(GA) 판매책임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우면서다. 

하지만 의료계나 GA업계 등에서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찮아 공약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선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사진=비즈니스워치

이달 초 이재명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산하 열린금융위원회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GA 판매책임 강화 △금융분쟁조정결정에 대한 편면적 구속력 부여 △고지의무 부담 완화 △온라인플랫폼 금융소비자 보호 등 보험소비자 공약을 발표했다. 이는 이 후보가 처음 내놓는 금융분야 공약이었는데 모두 보험 관련 사안이었다.

13년째 '공회전'인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우선 보험업계는 13년이 넘도록 국회에서 법제화하지 못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공약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의료기관이 실손보험 가입자의 요청을 받아 보험금을 전산으로 바로 청구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현재 실손보험 가입자가 실손보험금을 받으려면 병원에서 여러 가지 증빙 서류를 종이로 발급받아 이를 다시 설계사나 팩스, 모바일 앱 등을 통해 보험사에 보내야 한다.

이 과정이 번거롭고 귀찮아 소액의 진료비는 청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청구 간소화가 이뤄지면 3900만 실손보험 소비자들은 소액 청구가 쉬워지고 보험금도 더 빨리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보험사는 실손보험 청구 과정에서 다량 발생하는 종이를 아낄 수 있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측면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료계의 반대 탓인데 실손 청구 간소화는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논의 시작은 지난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의 제도 개선 권고부터였다. 

의료계는 '의료기록 등 환자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반발 논거로 삼고 있다. 또 보험사와 가입자 간의 일인데 제3자인 의료계가 이를 대신해주는 것이 맞느냐는 주장도 있다.

아울러 병원 수익으로 이어지는 비급여 의료 정보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모일 경우 추후 정부가 비급여 의료행위 가격을 통제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깔려 있다. 

이상복 열린금융위원장은 "실손보험 청구 포기의 원인은 청구체계의 불합리성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면서 "당장 입법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보험사 및 의료계의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GA 판매책임 강화 재점화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해묵은 과제인 GA 판매책임 강화도 화두다. GA는 여러 보험사 상품을 비교·판매해 놀라운 양적 성장을 거둬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보험설계사 100명 이상인 중형·500명 이상인 대형 GA에 보험사들이 지급한 수수료는 7조1851억원이다. GA 수수료 수입은 △2017년 5조1809억원 △2018년 6조1537억원 △2019년 6조9521억원에 이어 2020년 7조원대로 진입했다.

하지만 질적 발전은 이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특히 GA는 '금융상품판매대리·중개업자'로 분류돼 있어 불완전판매를 해도 해당 상품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

'금융상품직접판매업자'인 보험사가 책임을 지고 차후에 GA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구조다. 하지만 보험사가 판매 계약을 유지하는 GA에게 실질적으로 구상권을 요구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이 후보자는 GA도 보험사와 동일한 법적 책임을 지게 하고 일정 규모 이상의 GA에는 민원전담부서의 설치, 설계사 전문교육 체계 등 내부통제시스템 마련을 의무화하도록 하는 방안을 공약에 담았다. 판매자의 책임을 현실화해 불법 영업을 할 유인을 억제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GA업계는 보험사의 판매정책에 따라 무리하게 영업을 하게 되는 것이라며 규제 강화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대부분 GA가 보험사에 비해 재무상태가 열악해 손해배상 책임도 제대로 질 수 없다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

GA협회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GA에 대한 규제와 책임만 강요하고 있다"며 "준법감시인 선임, 경영공시 등 규제 수행에 필요한 운영비 조달에 대해서는 금융당국과 보험업계 모두 침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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