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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저축은행]④웰컴, 디지털 가교를 놓다

  • 2022.05.08(일) 13:15

인뱅 컨소시엄 재수…디지털 기술통한 인식 변화
업계 첫 모바일뱅킹 이어 마이데이터까지

금융을 둘러싼 환경이 빠르게 디지털화되고 있지만 유독 저축은행 업계는 이에 대한 대응이 느리다. 79개나 되는 저축은행이 각자 규모도, 디지털 환경에 적합한 인프라를 구축할 능력 등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디지털로 전환한다고 하더라도 여신의 일정 비중 이상은 거점지역내에서 채워야 하는 법적 테두리에 갇혀 있다는 점도 저축은행 업계가 디지털전환에 다른 금융업권에 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유로 꼽힌다.

이같은 애로사항에도 웰컴저축은행은 다른 행보를 펼쳐왔다. 2010년 중반부터 '핀테크'라는 단어가 대두되자마자 회사의 역량을 디지털에 쏟기 시작했다. 이 결과는 최근 빛을 보고 있다.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합류하면서 금융권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아울러 저축은행업권에서는 유일하게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저축은행도 디지털이 접목되면 더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웰컴의 도전, 빛을 보다

지난 2015년 6월 금융위원회는 금융업의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기 위해 인터넷전문은행을 출범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디지털기술과 금융이 합쳐진 '핀테크'가 금융권의 새로운 미래를 보여주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더 가속화시켜 우리나라의 금융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이유에서였다.

이후 카카오를 중심으로 하는 카카오뱅크 컨소시엄, KT를 중심으로 하는 케이뱅크 컨소시엄 그리고 인터파크를 중심으로 하는 아이뱅크 컨소시엄 등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도전장을 냈다. 세 컨소시엄 모두 각자 구상한 사업계획을 금융당국 등에 적극적으로 어필했지만 결국 은행을 설립할 수 있었던 것은 카카오뱅크 컨소시엄과 케이뱅크 컨소시엄 두 곳이었다.

탈락한 인터파크 컨소시엄은 주요 계획으로 △중금리 대출 확대 △인터파크에 입점한 가맹점에게 수수료 제로 등을 내세웠다. 현재 시점에서 보면 인터넷전문은행의 핵심사업과 결제업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수수료 등의 문제등을 미리 짚은셈이다. 사업의 청사진은 무리가 될 것이 없었다는 얘기다.  

당시 금융당국이 인터파크 컨소시엄을 탈락시킨 이유로는 최대주주로 나서는 인터파크의 자산규모가 너무 적다는 이유에서였다. 당시 인터파크의 재무상황을 보면 연결기준 현금성 자산은 300억원 가량이었다. 실제 카카오뱅크가 출범 직후 대규모 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거나 케이뱅크가 대주주적격성 문제 등으로 인해 자본 확충이 어렵자 영업을 중단키로 한 것을 살펴보면 금융위의 선택이 타당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와 별개로 당시 금융당국은 대주주로 저축은행인 웰컴저축은행이 나선다는 것을 꺼려다는 게 업계의 공공연한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제1금융권으로 분류되는 은행을 설립하는데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로 대출을 취급하는 저축은행이 대주주로 올라서는게 모양이 좋지 못하다는 인식이 당시에는 있었고 이것이 인터파크 컨소시엄이 인터넷전문은행에서 탈락한 이유로도 꼽혔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4년후 상황은 달라졌다.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의 경쟁력을 보고 추가 인가를 내주기로 했다. 이후 간편송금업체이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유니콘 기업으로 꼽히는 토스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도전장을 냈다. 그리고 본인가를 받아 2021년 10월 영업을 시작했다. 웰컴저축은행은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합류했지만 이번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랜 시간 끝에 우리나라 금융역사에 한 획을 긋고 있다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주주가 된 것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토스뱅크가 출범 이후 두 번째로 추진한 유상증자에 웰컴저축은행의 한가족 웰컴캐피탈이 참여했다. 그 존재감을 더욱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4년 만에 상황이 달라진 데에는 많은 해석이 뒤따르지만 웰컴저축은행이 그동안 쌓아온 디지털 경쟁력과 신용평가모델 고도화 등이 당국으로부터 인정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웰컴저축은행은 인터파크 컨소시엄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이후에도 꾸준히 디지털 전환을 위한 내부 인프라 구성에 노력을 해 왔고 이같은 노력의 결과를 인정받은게 아니겠느냐"고 짚었다.

김대웅 웰컴저축은행 대표이사.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웰컴저축은행 디지털 올인의 결실

웰컴저축은행이 토스뱅크의 주주로 나설 수 있었던 데에는 저축은행업권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 웰컴저축은행은 그간 디지털 전환에 미온적이었던 다른 저축은행과 달리 2018년 최초로 모바일 뱅킹 앱인 '웰컴디지털뱅크'를 출시했다. 웰컴디지털뱅크는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에 준하는 편리함으로 무장해 업계의 신선한 충격을 줬다.

SBI저축은행, OK저축은행 등도 저축은행중앙회가 나서 개발한 모바일뱅킹 플랫폼 'SB톡톡'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인 모바일 뱅킹 앱을 출시한 것 역시 웰컴저축은행의 행보가 자극이 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어 지난해에는 업계 최초로 마이데이터 사업자 인가를 받으면서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유일하게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자산관리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주요 고객층인 중·저 신용자의 니즈가 적을 것으로 봤지만 웰컴저축은행은 이를 뒤집어서 생각한 것이다. 마이데이터를 활용하면 더 많은 중·저신용자와 금융소외계층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믿은 것이다. ▷관련기사 : 저축은행이 마이데이터 신무기를 장착하면? 

실제 웰컴저축은행의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핵심중 하나가 '부채관리서비스'라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고객이 어떠한 부채를 가지고 있고 이를 현명하게 갚아나가기 위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나아가서는 개인회생까지 지원한다.

모태가 서민금융기관이라 마이데이터 사업은 의미가 없다는 업계의 인식을 완전히 뒤집어 서민금융기관이기 때문에 마이데이터 사업을 해야하는 이유를 제시한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웰컴저축은행의 모기업 웰컴금융그룹 전사적으로 디지털 전환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했고 핵심 계열사인 웰컴저축은행이 이를 진두지휘 하고 있다"며 "웰컴저축은행의 행보가 업계에 자극을 주고 있는 만큼 업계 전체의 디지털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마중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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