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지역을 기반으로 한 DGB금융지주가 지난 2분기 비은행 계열사 부진에 휘청거렸다. 주력인 DGB대구은행은 금리 상승 효과를 누리며 높은 수익성을 자랑했지만, 증권은 자산시장 부진 직격탄을 맞았고, 보험은 회계 이슈 탓에 수익성이 악화했다.
이로 인해 DGB금융은 경쟁자로 꼽히는 JB금융에 다시 한번 밀렸다. 차이도 벌어졌다. 하반기는 가계대출 성장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어서 건전성 지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DGB금융은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3.1% 급감한 1232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전년보다 7.3% 줄어든 2855억원에 머물렀다.
DGB금융은 실적 부진에 대해 DGB생명의 보증준비금 적립 관련 회계정책 변경으로 전년 동기 실적에 290억원이 소급 합산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DGB금융은 지난해 말 DGB생명 회계정책 변경 기준으로 과거 재무제표(2018~2021년 상반기)를 소급해 재작성했고, 순이익을 비롯한 주요 경영지표에 소급 반영했다.
그룹 전체로는 실적이 악화했지만 주축인 DGB대구은행은 수익성 개선을 이어갔다. 상반기 DGB금융 순이자마진(NIM)은 2.14%로 전 분기 대비 0.08%포인트 상승했다.
대구은행은 금리 인상과 함께 상반기 2152억원의 순이익을 냈는데, 이는 전년보다 11.7% 늘어난 것이다.
DGB금융 관계자는 "대구은행은 향후 리스크 관리에 대비해 선제적 추가 충당금으로 395억원을 쌓았다"며 "시장금리 상승으로 이자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고, 판매관리비는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비은행 계열사 중에서는 DGB캐피탈이 선전했다. 이 회사 상반기 순이익은 견조한 영업자산 성장을 바탕으로 전년 동기대비 18.3% 증가한 452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증권과 생명보험 부진은 뼈아팠다.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상품운용 관련 손실이 발생했고, 주식시장 침체로 브로커리지 관련 수수료 수익도 급감했다. 이 영향으로 상반기 순이익은 작년보다 25.7% 줄어든 643억원에 그쳤다. DGB 생명은 반토막 이상 쪼그라든 133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결과적으로 올 상반기 DGB금융과 호남지역에 기반에 기반을 둔 JB금융의 실적 격차는 더 벌어졌다.
1분기 JB금융과 DGB금융의 순이익 격차는 46억원에 불과했지만 상반기 기준으로는 385억원으로 확대됐다. 부산·경남지역 기반의 BNK금융지주(상반기 순이익 2288억원)에는 1000억원 넘게 처진다.
특히 하반기 DGB금융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점에서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구지역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얼어붙은 탓이다.
DGB대구은행 지역 기반인 대구의 경우 지난달 말 수성구만 조정대상지역을 유지한 채 나머지 지역은 모두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됐다. 그럼에도 지난 몇 년간 대규모 주택공급 여파로 미분양이 속출하는 것은 물론 집값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관련기사: [영상]대구 조정대상지역서 '해방'…입주 폭탄은 어쩌나(7월4일)
이 같은 상황에서 DGB금융은 취약차주 리스크에 대비해 재무 건전성 관리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DGB금융 관계자는 "대내외 여건상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시기인 만큼 하반기에는 자산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면서 금융 취약계층에 대한 여러 지원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