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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인사 막바지인데…거세지는 '관치 논란'

  • 2023.01.31(화) 07:31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도전…관치 평가 엇갈릴 듯
내부 승진 많았지만…임추위 절차 논란 본격화

금융권 수장 인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관치 금융 논란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금융권 인사를 둘러싸고 금융당국 수장들의 입김이 끝나지 않은 까닭이다.

당초 연임이 예상됐던 인물들이 자리를 내려놓으면서 커졌던 관치 금융 지적은 내부 승진자들이 다수 배출되면서 다소 사그라드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우리금융 회장 인선을 둘러싸고 내․외부 인사가 최종 후보군에 올랐고, 결과에 따라 관치 금융 꼬리표가 달릴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 수장들이 금융지주들의 임원추천위원회 절차적 문제를 언급하면서 개선이 이뤄질지도 관심이다.

끝나지 않은 관치 논란…중심에는 우리금융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 회장 인선이 마무리되지 않은 곳은 우리금융 뿐이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연임을 포기하면서 신규 회장 선임 절차가 시작됐고, 현재 차기 회장 후보로 4명의 인사가 오른 상태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우리금융의 경우 지난해부터 손태승 회장 거취를 두고 관치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라임펀드 불완전판매에 대한 징계 등을 이유로 금융당국 수장들의 입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인사에 영향을 주고 있는 까닭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손태승 회장에게 라임펀드 불완전판매 등을 이유로 업무 일부정지 3개월과 문책경고 상당의 중징계를 내렸다.

이 과정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손태승 회장 징계에 대한 빠른 결정이 필요하다는 '국회 요구'가 있었음을 시인했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현명한 판단' 등을 언급하며 손태승 회장을 압박했다. 

한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손태승 회장에게 알아서 물러나라는 의미가 맞다"며 "연임을 강행할 경우 우리금융을 현미경처럼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손태승 회장도 장고 끝에 회장직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관치 논란은 끝나지 않았다. 최종 후보 4인을 두고도 잡음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임원추춴위원회는 지난 27일 이원덕 우리은행장과 신현석 우리아메리카 은행장, 이동연 전 우리FIS 사장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을 회장 후보로 압축했다. ▷관련기사: 우리금융 회장 후보 4파전…내달 3일 결정된다(1월27일)
 
특히 관심을 끄는 인물은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다. 임 전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 초대 국무총리와 경제부총리 후보 등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그동안 조용한 행보를 보이던 임 전 위원장이지만 최근 우리금융 회장 도전 의사를 표했다. 

현 정부 주요 직책 하마평에 올랐던 만큼 임 전 위원장이 최종 후보로 선출된다면 정치권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다. 실제 전국금융산업노조 우리금융 노조 협의회는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임 전 위원장을 반대하는 기자 회견을 갖기도 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 회장 인선 결과에 따라 최근 금융권 인사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며 "외부 인사가 우리금융 회장이 된다면 다른 금융지주 결과와 상관없이 금융권 인사는 관치로 규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내부 승진자 많았지만…절차적 논란도

우리금융 회장 거취가 논란이 되기 전만 해도 인사와 관련된 관치 금융 지적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분위기였다.

당초 연임이 예상됐던 인물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자리를 내놓을 때까지는 금융당국 입김이 작용한다는 평가가 뒤따랐지만 차기 인물은 내부 출신 승진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가장 먼저 용퇴를 결정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후임으로는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내정됐고, 지역 정치권 입김이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던 BNK금융지주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이 신임 회장으로 복귀했다.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 등 외부 인사가 거론됐던 IBK기업은행장 역시 내부 출신인 김성태 전무이사가 신임 행장으로 자리하면서 관치 논란을 불식시켰다. 외부 인사라면 국무조정실을 역임했던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 정도가 꼽힌다.

이같은 상황에서 우리금융 회장에 대한 논란뿐 아니라 금융당국 수장들이 임추위 절차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 향후 절차 개선 논의가 시작될지도 금융권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우리금융 회장 선임 절차와 관련 "(후보군 선출이)일주일 만에 결정되는 것이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역시 "주인없는 그룹에 후계자 승계나 최고경영자 선임 절차 과정이 투명하고 합리적인지, 모든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 이에 따른 대책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관련 금융위원회는 올해 업무보고에 금융회사 책임경영 강화 및 경영투명성 제고를 포함, 임원책임 명확화를 통해 금융권 내부통제제도를 개선하고 임원선임절차 투명성 제고 등을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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