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일수록 저축보다는 투자를 많이 하는 탓일까. 금융소득 종합과세대상이 되는 금융소득의 90%가 이자가 아닌 배당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와 배당소득이 연간 2000만원을 넘는 금융소득 종합과세대상자는 약 18만명. 우리나라 전체인구 대비로는 0.3%, 경제활동인구 대비로는 0.6%에 해당한다.
이들이 벌어들인 종합과세대상 금융소득은 25조원이 넘는다. 그런데 이 중 대부분이 배당에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10일 비즈워치가 국세통계포털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1년분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 소득은 25조3294억원이며, 이 중 89.7%인 22조7194억원이 배당소득인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종합과세대상 소득 중 이자소득은 10.3%인 2조6100억원에 그쳤다.
실제 과세대상 금융소득을 구간별로 보면, 배당소득의 비중은 더 두드러진다. 전체적으로 이자소득보다 배당소득의 비중이 높으면서, 특히 고소득자일수록 배당소득의 비중이 컸다.
2021년 금융소득 종합과세대상 중 과세대상 소득이 2000만원 초과인 납세자 모두가 이자소득보다 배당소득이 더 많았다.
구간별로는 턱걸이로 종합과세대상이 된 2000만원 이하의 경우 이자소득의 비중이 76.1%로 더 높았지만 2000만원 초과~3000만원 이하에서는 배당소득이 68.6%로 더 많았고, 이후 과세대상소득이 많을수록 배당소득의 비중이 높아지는 결과를 보였다.
특히 과세대상소득 3억원 초과~5억원 이하는 90.5%로 배당소득의 비중이 90%를 넘겼고, 5억원 초과구간의 초고액 소득자는 배당소득의 비중이 95.5%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고소득의 금융소득 종합과세대상일수록 이자보다는 배당의 비중이 높은 셈이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신고인원 비중으로 보면, 신고인원이 밀집된 구간은 과세소득 2000만원 초과~4000만원 이하 구간이다.
같은 기간 이 구간 종합과세 신고인원은 전체의 51.9%(9만2683명)로 전체 과반을 넘겼다. 하지만 이 구간의 과세대상 금융소득비중은 전체 금융소득의 10%(2조5355억원)에 그친다.
반대로 최상위 소득자인 과세대상소득 5억원을 넘는 납세자는 5697명으로 인원비중이 3.2%에 그쳤지만, 금융소득은 14조4325억원으로 전체의 57%를 차지했다. 금융소득 종합과세대상 소득의 절반이상은 상위 3.2% 고소득자들의 몫이었다.
금융소득 종합과세는?
은행에서 이자를 받을 때는 소득세를 떼고 받는다. 투자한 주식에서 배당을 받을 때도 마찬가지다. 증권사에서 소득세를 떼고 준다.
이 때 세금을 떼는 원천징수세율은 15.4%다. 14%의 소득세와 소득세의 10%로 부가되는 지방소득세 1.4%다. 이자와 배당과 같은 금융소득은 이렇게 원천징수로 소득세를 떼면 납세의무가 끝난다.
하지만 이런 금융소득의 합계가 연간 2000만원이 넘으면 좀 다르게 계산한다.
직장인의 근로소득이나 사업자들의 사업소득, 기타소득 등 다른 소득과 합산해서 소득세 누진세율을 적용한다. 금융소득 종합과세제도 때문이다.
현재 소득세 누진세율은 과세표준이 되는 소득구간에 따라 6%~45%에 이른다. 15.4%로 원천징수될 세금이 합산소득에 따라 49.5%(지방소득세 포함)까지 뛸 수 있는 셈이다.
예를 들어 과표소득 1억원으로 소득세 누진세율 38.5%(지방소득세 3.5% 포함)를 적용받는 사업자가 3000만원의 금융소득을 추가로 얻은 경우, 2000만원 초과 금융소득 1000만원에 대해서는 15.4%가 아닌 38.5%의 높은 구간의 세율이 적용된다.
물론 이 때, 금융소득은 2000만원까지는 15.4%의 원천징수세율이 적용되고, 2000만원 초과소득만 누진세율을 적용한다. 아울러 이미 15.4%로 떼인 세금은 공제된다.
이렇게 작년 한 해 동안 이자와 배당 등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했다면 5월에 금융소득을 다른 소득과 합산해서 종합소득세 신고를 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