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다음주 예정된 가운데 기준금리 동결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물가상승률과 금융리스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금통위가 3회 연속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금통위가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하면 지난 2월과 4월에 이어 3회 연속 현행 금리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사실상 금리 인상기가 끝났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은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 연준이 5월 FOMC에서 향후 동결 가능성을 시사한 것을 고려할 때 한국은행도 추가 인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여전히 높은 수준의 물가를 감안할 때 동결을 통해 긴축 기조 유지에 대한 의지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한국은행은 우선 23일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5.1로 전월(92) 대비 0.31 포인트 올랐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동향지수(CSI)중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다. 100을 기준값으로 해 100보다 높을 경우 향후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100을 하회할 경우에는 앞으로도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보는 소비자가 많다는 이야기다.
특히 소비자동향조사 발표에는 금통위 기준금리 결정 때 근거로 활용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포함돼 있다. 지난달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7%로 3월(3.9%)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3월에 이어 2달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에도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낮아진다면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은 더욱 옅어질 수 있다.
오는 24일에는 5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가 나온다. 기업경기실사지수는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산출된 통계다.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지난달 모든 산업 업황 실적 기업경기실사지수는 전월과 같은 72를 기록한 바 있다.
같은 날 발표하는 경제심리지수는 모든 민간 경제주체의 경제 심리를 보여주는 지수다. 지난달 경제심리지수는 전월(91.5)보다 2.3 포인트 상승한 93.8로 집계됐다.
25일에는 한국은행이 통화정책방향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이번 금통위에서 지난달에 이어 만장일치로 동결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로 석 달 연속 완화 추세를 보이며 한은이 예상한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여전히 한은의 물가 상승률 목표치보다는 높기 때문에 아직 연내 금리 인하에는 선을 그을 것으로 전망된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부분의 물가 지표가 기준금리를 하회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은 마무리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만약 6월 FOMC에서 연준이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상해도 환율 시장의 변동성은 지난 4분기 대비 낮아져 있는 만큼 한국은행이 추가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에서는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지만 이번 금통위에서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것"이라면서도 "시장은 이미 동결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만큼 관심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추가 인상을 단행할 경우 혹시 모를 한국은행의 추가 인상 가능성과 연내 금리인하 시기"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한국은행은 4월 생산자물가지수도 발표한다. 3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120.46) 대비 0.1% 높은 120.58로 집계됐다. 지난 1월(0.4%)과 2월(0.2%)에 이어 3개월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해외에서 발표되는 주요 경제지표로는 오는 25일 미국이 내놓을 1분기 잠정 국내총생산(GDP)이 있다. 미국 상무부는 27일(현지시간) 계절 조정 기준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연이율 1.1% 증가했다고 잠정 집계했다. 미국은 GDP를 속보치와 잠정치, 확정치 등 3번에 나눠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