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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이도 줄고 씀씀이도 줄고 세금도 줄고

  • 2023.05.22(월) 07:00

[세수입 비상]①3대 세금 최악의 세수진도율

국가 세수입 상황이 지난해와 너무 다른 양상이다. 

지난해에는 정부가 예상했던 것보다 세금이 너무 빠르게 많이 걷혀서 세수추계를 잘못했다는 비판과 함께 세입과 세출을 증액하는 추경까지 이어졌다. 

그런데 올해는 정부 예상보다 세금이 너무 덜 걷히고 있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이대로면 예상세입보다 부족한 세수펑크 상황도 가능하다.

법인·소득·부가 3대 세금 모두 덜 걷혀 

특히 국가 세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법인세와 개인의 소득세, 그리고 소비에 따라 걷어들이는 부가가치세의 3대 세수입 상황이 좋지 않다.

대내외 경기둔화의 경향으로 법인들의 실적이 급감하고, 개인들의 소득도 크게 줄었다. 고금리 영향으로 자금흐름이 좋지 않게 되면서 소비도 크게 위축됐다. 

실제로 법인세와 소득세, 부가가치세 모두 세입예산 대비 세금이 걷히는 상황, 즉 세수진도율이 크게 낮은 상황이다.

주요 세목 세수입 진도율 /그래픽=비즈워치

전체 국가 세수입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소득세의 경우 3월말까지 세수진도율이 21.4%에 그쳤다. 

세금이 잘 걷혔던 작년 27.4%보다 6%p나 쳐지며, 최근 5년 평균 진도율 24.7%보다도 3.3%p나 낮은 수치다. 

법인세는 더 심각하다. 올 3월말까지의 법인세 세수입 진도율은 23.1%로 같은 기간의 최근 5년평균 진도율(29.3%)보다도 6.2%p가 낮다. 작년 같은 기간 법인세 진도율 30%보다는 6.9%p나 뒤쳐진다. 법인들의 실적부진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대표적인 소비세인 부가가치세 세수입 진도율은 3월말까지 20%아래로 떨여져 있다. 19.8%다. 최근 5년 부가세수 진도율는 23.8%, 작년 3월말 부가세수 진도율은 27.1%였다.

올해 세수입 좌우하는 상반기, 5~6월은 어떨까

세수입 진도율은 그 해 세입상황을 체크할 수있는 중요한 지표다.

특히 소득세와 법인세, 부가가치세의 3대 세목의 경우 대부분 신고납부 세금으로 그 신고와 납부일정이 정해져 있다. 정해진 시기에만 세금이 들어온다는 뜻이다.

세수입 진도율이 낮다는 것은 정해진 일정에 세금이 덜 들어 왔다는 것으로, 앞으로도 세수입이 채워질만한 여지가 거의 없다는 뜻이 된다.

전체 연간 세입 일정상으로 본다면 상반기 세수입은 더욱 중요하다. 1~6월 사이에 대부분의 중요한 세입의 규모가 정해지기 때문이다.

세무사 등 세무대리인들이 상반기에 밤을 새며 일하고, 하반기를 비수기로 부르는 이유다.

연도별 국세수입 실적과 올해 세입예산 /그래픽=비즈워치

1월에는 부가가치세 확정신고가 있고, 3월에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몰려 있는 12월말 결산법인이 법인세를 신고납부한다. 또 5월과 6월은 소득세가 대규모로 수납되는 종합소득세 신고기간이다.

하반기에도 3대 세목에서 중간예납 등의 방식으로 나눠서 납부되는 세금이 있지만, 그조차도 상반기 납부실적의 절반을 내는 등 상반기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

1~3월까지의 세수진도율이 좋지 않은 가운데, 4~6월도 녹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올해 세입 목표치(예산)는 작년보다 더 높은 상황이다. 그만큼 진도율은 떨어지고, 세수입 목표를 채우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서울에서 20년 째 세무대리업무를 하고 있는 한 일선 세무사는 "작년에 코로나가 풀리긴 했지만, 여전히 실물 경기가 회복되는 상황은 아니다. 지금 종합소득세 신고가 한창이지만 사업자들의 신고서를 들여다 보면 세수입이 개선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올해 세입은 정말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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