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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적자나면 수원시도 휘청인다

  • 2023.05.24(수) 09:38

[세수입 비상]③국세와 연동된 지방재원 부족 우려
감세에 세수결손 우려도, 일부 지자체 이미 '추경'

세금 /그래픽=비즈워치

정부가 예상했던 것보다 세금이 덜 걷히는 경우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우리나라는 1995년부터 지방자치제도를 전면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재정자립도는 매우 낮은 편이다. 실제 지난해 전국 지자체 재정자립도는 49.9%로 절반 이상을 국고에 기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중앙정부 재원에서 충당하는 지방교부세와 국고보조금은 국세 세수입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국세수입이 줄면 지방교부세 교부액이 줄고, 국고보조금이 깎이는 구조다.

자연히 국세수입 감소는 지자체 행정에 영향을 준다. 지방교부세 교부액이 감소하면 지자체 예산도 줄어 연초에 정해진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해야 하고, 이에 따라 지역경제 활성화를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또 중앙정부가 세수부족으로 국고보조금을 깎는 경우에도 지자체는 안정적인 사업추진이 어렵고, 예산이 없어서 사업을 이월시키는 등의 부작용이 생긴다.

국세에서 97%를 충당하는 보통교부세

교부세 중에서도 보통교부세는 재정 부족 지자체의 재원을 보전하는 역할을 하는데, 그 재원 대부분이 국세수입과 연동돼 있다. 보통교부세는 소득세와 법인세, 부가가치세, 상속세 등 내국세의 19.24%에서 97%를 충당한다.

소득세와 법인세, 부가세가 덜 걷히면, 자연스럽게 그 비율에 따라 교부세액도 줄어드는 것이다.

실제로 올초 세수 진도율이 떨어지면서 지방교부세도 크게 줄 것으로 관측됐다. 나라살림연구소는 3월말까지 국세 세수입이 전년대비 24조원 감소하면서 지방교부세도 4조3000억원 가량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적자에 수원시 재정도 휘청

지자체 재원이 되는 지방세 중 상당부분이 국세청이 걷는 국세에 부가(Sur-tax)해서 징수되고 있다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직장인들이 월급에서 소득세를 떼일 때, 그 10%를 지방소득세로 떼가고, 사업자가 종합소득세를 신고납부할 때에도 종소세액의 10%를 지방소득세로 떼 낸다. 기업들이 법인세를 낼 때도 마찬가지다.

직장인, 사업자, 기업이 벌어들이는 소득이 줄고, 납부하는 세금이 줄면, 지자체 재원이 되는 지방소득세도 덜 걷히는 구조다.

실제로 수원시의 경우 지난 23일 당정 정책간담회에서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감소에 따라 삼성전자가 수원에 내는 법인지방소득세도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소득세와 법인세 외에 3대 국세 중 하나인 부가가치세도 지방세수에 큰 영향을 끼친다. 지방소비세와 연동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소비세는 전체 부가세 납부액의 25.3%를 재원으로 한다. 부가세가 1000만원 걷히면 253만원을 지자체에 떼 주는 것이다.

부가세에서 떼가는 비율인 지방소비세율은 2019년 15%였지만, 2020년 21%, 2022년 23.7%로 올랐고 올해는 25.3%까지 인상됐다. 올해 부가세 세수입에 대한 영향이 가장 크다는 의미다.

부동산 시장 악화로 재산세·취득세수도 빨간불

부동산 시장상황에 따른 지자체 세수입 부족도 우려된다.

전체 지방세수입 중에서 취득세는 30%, 재산세는 13%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 중에서도 취득세의 83%, 재산세의 99%가 부동산을 과세표준으로 하고 있다.

최근 부동산 거래가 얼어붙으면서 취득세수입이 줄고, 올해 공시가격 하락에 따른 재산세수입도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중앙정부에서 걷는 종합부동산세의 세수감소도 문제다. 올해부터는 종부세 세율이 인하되고 공제금액은 확대되는데, 과세표준이 되는 공시가격까지 올해 큰 폭으로 내려서 세수입 전망이 어두운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종부세수가 감소할 경우 지자체에 나눠주는 부동산교부세도 함께 줄어든다는 점이다.

종부세는 세수입 전액이 지방에 부동산교부세 형태로 교부되기 때문에 종부세수가 줄면 지자체에 돌아가는 교부세가 줄 수밖에 없다.

특히 부동산교부세는 재정여건이 어렵고 사회복지 지수가 낮은 지자체에 많은 금액이 산정되도록 설계돼 있다.

나라살림연구소가 분석한 결과를 보면 올해 종부세 감세방안에 따라 재원이 크게 줄어드는 지자체는 충북 증평군과 경북 영양군, 군위군, 강원도 양양군 등 재정자립도가 매우 낮은 지역들이다.

세수입 결손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부 여당에서는 당장 세출조정을 우선하며 추경편성에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야당에서는 추경편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와 관련 나라살림연구소 손종필 수석연구위원은 "과거 대규모 세수결손이 발생했을 때, 지방자치단체의 감액경정이 이뤄졌던 선례와 함께, 일부 지자체는 이미 악화되는 세수여건을 반영해 상반기 추가경정예산이 편성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하반기 경제전망도 긍정적이지 않은 상황을 고려할 때 세입경정과 함께, 부족재원에 대한 국채발행이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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