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순이자마진(NIM) 하락과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한 충당금 적립에도 불구하고 수수료 확대와 유가증권 관련 이익 개선 영향으로 비이자이익이 급증했다.
실적 호조 배경에는 '비이자이익'
하나금융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3분기 순이익이 9570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시장 기대치 9404억원를 소폭 상회했지만 전년동기 대비로는 14.95% 감소한 수치다.
다만 누적 기준으로는 전년동기 2조8578억원 대비 4.2% 증가한 2조9779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누적 순익 기준으로 '역대급' 실적이다.
박종무 하나금융 CFO(최고재무책임자) 상무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우량자산 중심 대출 성장과 수수료 등 비이자 이익이 확대됐다"며 "비은행계열사 부진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이익 창출력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그룹 전체 3분기 누적 핵심 이익은 이자이익 6조7648억원과 수수료이익 1조3825억원을 합한 8조1473억원이다. 전년대비 2.2% 증가했다.
특히 비이자이익이 크게 늘었다. 3분기 누적 비이자이익은 수수료이익외에 매매평가이익7876억원 등 1조696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대비 125.5% 증가했다.
박종무 CFO는 "비이자이익 증가는 대출 자산 증대로 여신 관련 수수료가 증가했고 신탁, 퇴직연금, 운용, 리스 등 축적형 수수료가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순이자마진(NIM)의 경우 1.79%로 작년 4분기 1.96%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다. 고금리 장기화 전망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으로 자금조달 조건이 악화됐다는 설명이다. 박 CFO는 "이런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당분간 NIM의 유의미한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은행은 선방…비은행 계열사는 부진
하나금융의 실적 개선은 하나은행이 주도했다. 하나은행은 3분기 9274억원을 포함한 누적 연결 당기순이익 2조7664억원을 거뒀다. 작년보다 23.3% 증가한 규모다.
하나은행의 실적 개선에는 원화대출금 성장이 자리 잡고 있다. 하나은행의 3분기 원화대출금은 288조790억원으로 지난해말 273조9720억원 대비 5.1% 증가했다. 주택 관련 가계대출 수요가 지속된 가운데 기업대출과 같은 우량 대출 중심으로 자산이 성장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비은행 계열사는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모두 역성장했다. 하나증권의 경우 3분기 489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누적 연결 당기순이익 14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해외 상업용 부동산 익스포저 등과 관려한 개선 비용 증가가 반영됐다는 것이 하나금융 설명이다.
하나캐피탈도 3분기 548억원을 포함해 1274억원의 누적 연결 당기순이익을 냈다. 작년보다 24.5% 줄었다. 하나카드의 3분기 누적연결 순이익은 3분기 548억원을 포함해 1274억원을 기록했다. 두 회사 모두 충당금 적립을 크게 늘린 것도 영향을 줬다.
실제 하나금융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3분기 누적 선제적 충당금 3832억원을 포함한 총 1조2183억원을 적립했다. 전년동기대비 105%(6239억원) 증가한 수치다.
한편 하나금융은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인수합병(M&A)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지난 7월 KDB생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관련 절차를 진행해 왔으나, 지난 17일 인수 포기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양재혁 그룹전략총괄(CSO) 상무는 "그룹 보험업 강화 전략과 부합하지 않았다"며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와 관련해서는 다른 경쟁사 대비 연금 보장, 자산운용, 자본시장에서 열위한 면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의 성장을 위해 M&A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