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김희정 기자]미국은 세계에서 보험시장이 가장 큰 나라다. 세계최대 재보험사 스위스리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미국은 글로벌 보험시장의 절반가까이(43.7%)를 차지한다. 거둬들인 총보험료만 2조9600억달러로, 세계시장 7위 수준인 우리나라(1830억달러)와 약 16배 차이가 난다.
선진시장은 이미 성숙돼 있는 만큼 배타적이고 이너서클 장막도 공고하다. 국내에선 선두사에 속하는 손해보험사 현대해상도 미국에선 도전자였다. 현대해상은 1987년 뉴욕사무소를 개소하며 미국 시장에 첫발을 내딛였다.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선 건 7년 뒤 뉴저지 지점 개설을 통해서다. 현대 그룹사인 현대자동차 등이 뉴욕 지근거리에 있는 뉴저지에 현지공장을 설립한 게 계기였다.
초기엔 한국계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보험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후 영업범위를 넓혀 현지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주택종합보험을 판매했다. 자본금 규모에 맞는 틈새시장이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며 신뢰가 쌓였다. 약 7만여명의 고객에게 보험서비스 제공하고 있는 현대해상이 지난 한 해 벌어들인 수입보험료(매출)만 1억1733만달러에 달한다. 4년새 2배나 불어났다.
세계 최대 보험시장인 미국에서 현대해상의 마케팅 전략은 STP를 통한 틈새마켓 공략이다. STP는 시장을 세분화하고(Segmentation), 세분된 시장 중 표적 시장을 선정하고(Targeting), 선정된 표적 시장에서 최적의 위치를 선점하는(Positioning) 전략이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해상 미국지점은 또 다른 틈새시장 발굴을 위해 뛰고있다. 지난 2020년에 하와이 지역에 신규 진출하였고, 2022년부터는 캘리포니아에서 상업용 자동차보험(C-Auto) 사업을 시작했다.
올해는 미국에서 외형 성장과 내실 '두 토끼'를 잡겠다는 게 현대해상의 목표다. 올해 매출 1억달러 돌파를 발판 삼아 당기순이익 180만달러 초과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연초부터 요율 인상, 언더라이팅(보험인수) 강화, 철저한 클레임 관리 등 노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미국은 50개 주별로 보험산업 규제 시스템이 조금씩 다른 데다, 수백 수천개의 보험사와 경쟁해야 하는 만만치 않은 시장"이라며 "신시장을 발굴하고 수익성을 영위하기 위한 노력으로 각종 컨퍼런스, 보험 세미나 등에 참여하면서 끊임없이 네트워크를 확장해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