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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새 4.5배↑…현대해상, 발달지연 실손 보험금 부지급 이유?

  • 2024.05.28(화) 14:50

지난해 발달지연 관련 실손보험금 '957억'…63% 비중
민간 치료사 실손보험금 부지급키로…법정 공방 확산

어린이보험 점유율 1위 손해보험사인 현대해상이 지급한 발달지연 실손보험금이 지난해 96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개 주요 손보사가 지급한 보험금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데다, 4년 새 4.5배가량 늘어났다.

업계에서는 현대해상이 어린이 발달지연 치료 방법으로 많이 활용하는 민간 자격 치료사 놀이치료 실손보험금 지급 문턱을 크게 높이고, 본격적인 법정 다툼에 들어간 배경이 이와 무관치 않다고 본다.

5개 손해보험사 발달지연 관련 실손보험금 지급액/그래픽=비즈워치

28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5개 주요 손보사 발달지연 관련 실손보험금 지급액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해상이 지급한 발달지연 관련 보험금은 956억5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704억4000만원 대비 35.8% 증가한 수치로 4년 새 4.5배가량 불어난 것이다. 5개 손보사가 지급한 전체 발달지연 관련 실손보험금 1521억2000만원 중 현대해상이 지급한 보험금이 62.8%를 차지했다. 업계 선두사 삼성화재(103억7000만원)의 9배가 넘는 수준이다.

올해 1분기 현대해상이 지급한 보험금이 269억원으로 전년보다 13% 늘어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1000억원을 가볍게 넘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보험금 지급 비중은 전체(414억6000만원)의 65%를 차지했다. 현대해상이 어린이보험 점유율이 가장 높은 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상호작용 등이 차단되면서 발달지연 아동이 늘어난 게 원인으로 지목된다. 실제 2019년 150억원 수준이었던 현대해상의 발달지연 실손보험금은 △2020년 219억원 △2021년 479억7000만원 △2022년 704억4000만원으로 증가세가 가팔라졌다.

업계는 현대해상이 현행법 상 의료행위 근거가 없는 민간 자격자 치료에 대한 실손보험금 지급 방침을 부지급으로 변경한 게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발달지연 관련 실손보험금이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뛰어넘은 것으로 관측된다는 것이다. 다만 이 회사는 소비자 보호를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 간 고객에게 정상적인 의료기관으로 안내했다. 또 최초 청구자에 한해 민간 치료사 비용을 예외적으로 지급했다.

반면 일부 보험계약자는 현대해상의 결정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1단독부는 지난 8일 일부 계약자가 현대해상을 상대로 낸 '발달지연 아동 실손보험 치료비 부지급' 소송의 1차 변론기일을 열었다. 민사소송을 제기한 계약자들은 민간 자격 치료사가 관련됐다는 이유만으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는 건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그래픽=비즈워치

다른 손보사는 민간 자격의 놀이치료에도 보험금을 주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의료법 상 의료인이 아닌 자는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나 의사지도하에 보조행위는 가능하다"고 했다. 보조행위가 의료행위가 아니라는 구체적인 정의가 없어 보험금 지급을 일괄적으로 거절하기 어렵고 개별 사안별로 접근해야 한다는 얘기다.

발달지연 아동 치료사들은 국가자격증이 개설돼 있지 않아 주로 민간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민간 자격 치료사들의 치료행위가 실손보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면 발달지연 아동이 치료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발달지연 아동이 급증한 만큼 정부 차원에서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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