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저축은행의 경영 건전성 관리와 시장 신뢰 회복을 주문했다. 부동산 PF와 수도권 중심의 대출 쏠림을 해소하고 '서민금융공급기관'의 역할을 되찾으라는 당부다.
6일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 SBI·애큐온 8개 저축은행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언급했다.
김병환 위원장은 저축은행이 1972년 사금융 양성화를 위한 서민금융기관으로 제도화된 점을 강조했다. 최근 부동산 PF 문제로 경영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등 업계 전반이 신뢰를 잃을 수 있는 상황이라서다.
이에 부동산 PF 대출에 대한 철저한 건전성 관리를 다시금 언급했다. △부실우려 등급 사업장 6개월 내 경·공매 △재구조화·정리 계획 이행 △충분한 대손충당금 적립 및 자본확충 등 자금 선순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또 저축은행 본연의 지역·서민금융 공급 기능을 회복할 것을 요청했다. 신용평가역량 등의 여건을 갖추고, 디지털 전환 등 영업환경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비대면 영업채널 확대 등 비용구조 개선과 판매채널 다각화도 시급하다는 시각이다.
김병환 위원장은 "지역경제 침체, 대출자의 상환능력 악화로 리스크 부담이 가중되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본연의 역할수행을 위한 혁신 노력보다는 부동산 경기에 기대 손쉬운 선택을 한 결과가 아닌지 냉정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저축은행업계가 주기적인 신뢰 위기를 겪지 않도록 부동산 PF 등 특정자산 쏠림 현상을 진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국 역시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저축은행의 위치를 재정립하고 제도 개선 방안을 고민할 예정이다.
저축은행업계 또한 이같은 당부에 공감하며 각자의 고충을 털어놨다. 김정수 애큐온저축은행장은 충당금 적립에 따른 자금공급 어려움을 언급했다. 부동산PF 사업성 평가기준 강화, 다중채무자 추가 규제로 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오화경 중앙회장은 금융상품 비교플랫폼, 중저신용자 맞춤형 신용평가시스템 등의 개발을 회원사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김병환 위원장은 "신속한 위기 극복과 저축은행 본연의 역할 회복에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개별회사의 노력과 함께 중앙회가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정부도 근본적인 혁신 노력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