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가 손해보험업계 새 역사를 썼다. 업계 최초로 연간 순이익 2조원을 돌파했다.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가정 가이드라인에 따른 CSM(보험계약서비스마진, 수익성 지표) 축소 영향에도 장기보험과 투자손익 증가 영향이다.
삼성화재는 올해는 GA(법인 영업대리점) 대신 자체 전속 판매채널 중심으로 수익성을 관리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앞서 발표한 밸류업 계획도 이행한다는 계획이다. 밸류업 실현 과정에서 논란이 될 수 있는 삼성생명 자회사로의 편입은 "삼성생명과 금융당국 판단"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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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M 총량 성장…장기보험 손익 증가
삼성화재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작년 4분기 순이익(지배기업 소유주지분)은 2071억원을 기록했다고 12일 공시했다. 전년 같은기간보다 16.4% 증가한 숫자다.
작년 연간 순이익은 2조736억원으로 전년보다 14% 성장했다. 손보업계 최초로 연간 순이익 2조원을 돌파했다.
보험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CSM은 전년말 대비 7711억원 증가한 14조739억원을 기록했다. 금융당국이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가정 가이드라인을 보수적으로 운영토록 하면서 보험사들의 CSM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삼성화재 역시 당초 예상보다 CSM 조정 여파가 컸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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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영 삼성화재 장기보험전략팀 팀장(상무)는 "CSM이 8000억원 가량 조정됐는데 이 중 3000억원은 경상적 요인이고 가정 변경 영향은 5000억원 정도"라며 "5000억원 중 해지율 가이드라인 영향은 1700억원 수준으로 당초 예상보다 300억~400억원 가량 늘었는데 이는 4분기 신계약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외 가정 변경 영향 3300억원은 해지율과 손해율에서 부정적 영향이 있어 조정 금액이 증가했다"며 "신계약 CSM은 올해 중점적으로 관리할 예정인데 1분기 수익성은 다소 하락하는 모습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보험상품 중에선 장기보험 손익이 안정적으로 증가했다. 작년 보험손익 신계약 CSM은 월평균 2876억원을 기록했다. 경쟁력 있는 신상품 출시와 GA 채널 확대 효과다. 이를 바탕으로 보험손익은 1조5776억원으로 전년대비 2.5% 증가했다.
반면 자동차보험과 일반보험 손익은 축소됐다. 자동차보험 손익은 전년보다 49.6% 감소한 960억원, 일반보험은 고액사고 증가로 13.9% 줄어든 1760억원에 그쳤다.
삼성화재의 역대급 실적은 투자이익이 주도했다. 이자와 배당수입 증가로 전년보다 투자이익률이 0.4%포인트 개선됐고, 투자이익도 19.7% 확대됐다. 삼성화재 지난해 투자이익은 2조6190억원으로 집계됐다.
밸류업 실현, 삼성생명 자회사 편입은
삼성화재는 호실적을 바탕으로 밸류업 실현에도 나선다. 삼성화재는 지난 달 31일 상장 보험사 중 처음으로 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보험사 배당여력을 확인할 수 있는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 킥스)은 220%, ROE 11~13%를 경영 핵심 지표로 삼았다. 이와 함께 자사주 소각을 통해 자사주 비중은 5% 미만으로 줄이겠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작년 말 기준 삼성화재 킥스 비율은 전년말보다 8%포인트 하락한 265% 수준으로 예상된다. 금리와 주가 하락, 무·저해지 해지율 강화 등 부정적 요인이 많았음에도 업계 최고 수준이다.
업계와 시장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삼성화재가 공언한 자사주 소각을 통한 비중 축소 과정에서 삼성생명으로의 자회사 편입 여부다. 보험업법에 따르면 보험사는 타 회사 발생주식의 15% 이상을 소유할 경우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아 자회사로 편입해야 한다. 삼성화재가 보유한 자사주를 계획대로 소각하면 삼성생명의 삼성화재 지분율이 15%를 넘어서게 된다. ▷관련기사: '보험사 1호' 삼성화재 밸류업, 삼성생명에 달렸다?…이유는(2월4일)
이런 이유로 보험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선 삼성생명이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편입할지, 보유한 삼성화재 지분 매각을 통해 15% 미만의 지분율을 유지할지 주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화재는 삼성생명과 금융당국이 결정한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구영민 삼성화재 경영지원실장은 "자회사 편입과 관련해선 삼성생명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고 삼성화재의 지배구조 등은 변동될 사항이 없다"며 "삼성생명이 편입을 결정하면 금융당국에 신고하는 절차가 필요하고 이는 금융당국이 판단해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화재는 올해도 CSM과 순이익 성장을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전속 채널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관리한다는 구상이다.
조은영 팀장은 "지난해는 GA 중심으로 외형 성장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전속채널을 타깃으로 수익성 관리로 전환할 계획"이라며 "전속채널 중심 전략적 운영으로 상품을 개선하고 수익성을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