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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장사'로 역대급 이익 낸 은행들…돈 아끼려 점포 축소

  • 2025.02.12(수) 18:12

4대 금융지주 지난해 이자이익 '42조원'
디지털 전환·비용절감·효율성 주장하지만
비대면·온라인 접근성 약한 고령층 외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16조원이 넘는 연간 순이익을 내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다시 갈아치웠다. 가계·기업 대출이 크게 늘면서 핵심 계열사인 은행을 중심으로 역대급 이자이익을 올린 덕택이다.

쉬운 이자 장사로 돈을 벌었지만 디지털 전환 확산 등 환경 변화에 따라 오프라인 영업점은 줄이는 추세다. 비대면 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 불편을 겪고, 지역 기업 대출 감소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대 금융지주 당기순이익 추이/그래픽=비즈워치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총 영업점수는 현재 총 3790개로 2023년 3927개 대비 137개(3.5%) 감소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과 코로나19 사태 등을 거치면서 소비자들의 금융 이용 경로가 디지털·비대면 쪽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효율성과 비용 절감 측면에서도 영업점 수를 줄이는 게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은행 업무 80% 이상 비대면 가능

역할도 축소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국내 은행의 입출금 기준 대면 거래 비중은 3.6%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조회 업무 대면 비중도 4.8%에 그쳤다. 모바일 앱을 통해 은행 업무의 80% 이상을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은행권은 입을 모은다. 실제 지난해 하나은행이 취급한 담보대출 중 비대면 비중은 74.3%로 나타났다. 신용대출의 경우 94.2%에 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합산 당기순이익은 총 16조4205억원으로 전년(14조8908억원) 대비 1조5297억원(10.3%) 증가했다. 직전 최대인 2022년 15조4904억원보다 9301억원(6%) 많은 수준이다.

KB·하나금융지주가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KB지주는 금융지주 가운데 처음으로 연간 순이익 5조원을 달성했다. 신한금융도 지난 2022년 신한투자증권 사옥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6000억원 규모)을 고려하면 사실상 지난해 순이익이 가장 많았다.▷관련기사 : KB금융, 2년 연속 '리딩금융' 굳힌 배경은(2월10일)·신한지주, 작년 순이익 4조5175억원…5000억 자사주 소각(2월6일)

역대급 이자이익이 순이익 상승을 견인했다. 이들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이자이익은 총 41조8760억원으로 전년(40조6212억원) 대비 1조2548억원(3.1%) 증가했다. 사상 최대 규모다.

사상 최대 이자익…취약계층은 외면

은행들이 이익 규모를 고려하면 영업점 축소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비대면·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고객의 금융 접근성 약화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서도 비용 절감에만 치중해 금융 취약계층을 외면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예금보험공사가 발표한 '은행 지점 수 감소가 신용공급 및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는 은행 지점 축소가 관계형 금융 악화를 초래하고, 지역 소규모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 감소로 고용 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짚었다.

금융당국도 대비책 마련에 나섰다. 금감원은 올해 업무계획에서 시중은행 연간 이동점포 활용계획 수립 및 분기별 이행현황 점검 등을 통해 고령자의 오프라인 접근성을 제고할 수 있는 수단 강구할 방침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11월 열린 '금융 접근성 제고를 위한 금융권 공감의 장' 행사에서 "금융권이 디지털 전환과 비용 절감에 집중하면서 물리적 점포 등은 축소하는 경향을 보여왔다"면서 "소비자들의 금융 접근권을 보장하는 것은 금융산업이 당연히 수행해야 할 책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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