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라이프가 지난해 거둬들인 당기순이익 대부분을 모회사인 신한금융지주에 배당하기로 했다.
이는 신한지주가 밸류업 정책에 따라 주주환원 규모를 확대하기로 한 만큼 비은행 계열사의 배당금도 늘려 재원을 마련하려는 일환이다. 신한라이프의 경우 자본 건전성이 우수하고 매년 이익도 늘고 있어 막대한 규모의 배당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배당가능이익 확보를 위해 해약환급금준비금 규제를 완화한 점도 배당 확대의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https://cdn.bizwatch.co.kr/news/photo/2025/02/07/15aeb97b736c0baa3fe3263d41576bc9.jpg)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라이프는 지난 5일 이사회를 열고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4568원을 연간 배당할 것을 결의했다. 배당기준일은 2024년 12월 31일이며 배당금 총액은 5283억원, 배당 성향은 99.9%다.
신한라이프는 배당금 산정 근거에 대해 "회사의 자본 적정성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신한라이프는 최근 들어 배당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우선 주당 연간 배당금은 2023년 1430원에서 지난해 4568원으로 219.4% 증가했는데, 이는 기말배당금(3271원)이 2023년(1430원)보다 증가한 것과 함께 새롭게 도입된 중간배당(1297원)으로 인해 가능했다. 또 배당금 총액은 1653억원에서 5283억원으로 약 3배 이상 증가해 배당 지급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배당 성향 역시 34.3%에서 99.0%로 급등했다. 회사의 순이익 대부분을 배당으로 지급한 것이다.
신한지주 밸류업에 배당금도 'UP'
신한라이프가 배당을 확대한 이유는 신한지주의 밸류업 정책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한지주는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맞춰 지난 7월 2분기 콘퍼런스콜(IR)에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2027년까지 주당 현금배당 및 배당 규모를 매년 확대하고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할 계획이다.
신한지주는 2024년 연말 주주환원율을 30% 후반대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자사주 소각에 드는 비용과 현금배당 확대를 고려했을 때 그만큼 자금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
신한라이프가 신한지주 밸류업에 동원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신한라이프의 자본력은 생명보험사 가운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지급여력(K-ICS·킥스)비율은 231%로 22개의 국내 생보사 중 6번째로 높았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킥스 비율은 215%로 잠정 집계됐다. 결산배당 후 킥스 비율 역시 206.8%로 우수한 편이다.
금융당국이 배당가능이익 확보를 위해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를 완화한 것도 신한라이프가 배당을 확대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꼽힌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보험사의 부채 규모가 보험 계약자가 보험을 해약했을 때 돌려줘야 할 환급금 총액보다 줄어드는 사태를 막기 위해 이익잉여금 중 일부를 준비금으로 쌓아두도록 한 것이다. 이는 법정준비금이라, 상법상 주주배당가능이익을 산정할 때 차감돼 배당이 제한된다.
그런데 금융당국은 지난해 9월 '제3차 보험개혁회의'에서 일정 자본 건전성 조건을 충족하는 보험사에 한해서는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비율을 현행 대비 80%로 조정해 배당가능이익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2024년에는 킥스 비율 200%(경과조치 후 기준) 이상인 보험회사에 우선 적용하고, 매년 기준을 10%포인트 하향 조정하는 순차적 확대 원칙을 마련했다.
배당 규모 점점 커진다더욱이 신한라이프의 이익 규모를 고려하면 향후 지주로 보내는 배당 규모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라이프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1.9%(560억원) 증가한 528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통합 법인 출범 이래 최고 실적이다. 신한라이프의 순이익은 △2021년 3916억원(오렌지라이프 실적 합산) △2022년 4494억원 △2023년 4724억원으로 계속해서 증가 추세다.
보험계약마진(CSM)은 지난해 4분기 기준 7조2268억원으로 2023년(7조1687억원)보다 0.8% 증가했다. CSM은 보험계약의 미래 수익을 계산해 이를 현재가치로 평가한 금액을 나타내는 지표로 규모가 클수록 향후 거둬들이는 이익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안정적 수익력과 우수한 자본구조를 활용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