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
  • 검색

코스맥스그룹 후계구도 판이 뒤집혔다

  • 2022.01.11(화) 07:20

[거버넌스워치] 코스맥스①
이경수 회장, 장남회사 돌연 1人주주 부상
2세 형제 균등 지배력 균열…장남↓ 차남↑

세계 1위 화장품 ODM(제조업자개발생산) 업체 코스맥스의 오너 2세 후계구도가 판이 뒤집혔다. 형제 분할경영을 뒷받침해온 균등 지배구조에 균열이 생겼다. 장남의 치명적인 지배력 약화로 요약된다. 창업주 이경수(77) 회장의 후계구도가 ‘시계(視界) 제로’ 상태가 됐다. 

이경수 코스맥스그룹 회장(왼쪽부터). 차남 이병주 코스맥스USA 대표. 장남 이병만 코스맥스㈜ 대표.

장남 코스엠앤앰, 차남 레시피에 등장한 부친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경수 코스맥스그룹 회장은 최근 비(非)계열 가족기업 2곳에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화장품 업체 ‘코스엠앤엠’(옛 믹스앤매치)과 ‘레시피’가 면면이다. 

코스엠앤엠은 지분 100%를 확보했다. 대가로 지주회사 코스맥스비티아이(BTI) 지분  23.07% 중 3.85%를 코스엠앤엠에 현물출자했다. 73억원어치다. 레시피에는 유상증자를 통해 현금으로 6억원을 출자했다. 5% 주요주주로 새롭게 편입됐다. 

파장이 적잖다. 2세 경영의 양대주자 장남 이병만(45) 코스맥스㈜ 대표와 이병주(44) 코스맥스USA 대표의 후계구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코스엠앤엠, 레시피 모두 이 회장이 지분승계의 지렛대로 활용해 온 후계구도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코스맥스는 화장품 및 건강기능식품 ODM을 주력으로 한 매출 2조원의 중견그룹이다. 지주회사 체제다. 2014년 전환했다. 코스맥스BTI 정점으로 화장품 코스맥스㈜, 건강기능식품 코스맥스엔비티(NBT), 코스맥스바이오 등 35개(2021년 9월말 국내 18개·해외 17개) 계열사가 포진한다. 

이 회장은 지분승계 또한 지주사를 타깃으로 했다. 우회전략을 썼다. 중심에 코스엠앤엠과 레시피가 있다. 코스엠앤엠의 원래 주인은 이 회장의 맏아들이었다. 확인 가능한 범위로는, 2017년 9월 이래 지분 80%를 소유했다. 레시피는 정반대다. 2016년 이후 차남이 80%를 보유했다. 

2016년 7월 코스엠앤엠이 지주 주주명부에 먼저 등장했다. 이병만·이병주 형제가 각각 8000주, 2000주의 코스맥스BTI 주식을 증여해 준 데서 비롯됐다. 이어 2세 개인회사를 대상으로 이 회장의 지주 지분 양도가 뒤따랐다. 

오너 이경수 후계구도 새 판 짠다 

연쇄적이었다. 이 회장이 지주회사 체제 전환 뒤 보유했던 지주 지분은 34.02%다. 이 중 무려 10.95%를 2017년 7월부터 이듬해까지 4차례에 걸쳐 매각했다. 금액으로는 305억원(주당 2만9000원)어치다. 중요한 것은 아들 형제간에 우열을 두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코스엠엔엠과 레시피에 단 한 주의 차이도 없이 각각 5.47%를 넘겼다. 

현재 이 회장의 두 아들의 코스맥스BTI 지분은 각각 3.00%, 2.77%다. 2008년 말 이후 2019년 6월까지 장내매입 및 신주인수권부사채(BW) 워런트(신주인수권)를 통해 직접 사모은 주식이다. 이에 더해 2세 회사들을 대상으로 한 이 회장의 지분 매각에 따라 아들 형제는 지주사에 대해 엇비슷한 지배력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각각 8.58%, 8.24%다.    

현재 코스맥스그룹이 2세 형제들의 분할경영이 이뤄지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 회장은 2020년 3월 코스맥스BTI와 코스맥스㈜ 대표에서 물러났다. 두 아들을 경영전면에 배치했다. 이에 따라 장남은 화장품과 중국, 차남은 건강기능식품과 미국사업을 맡고 있다.  

균형은 깨졌다. 이 회장이 코스엠앤엠을 직접 1인 회사로 만들면서 판이 뒤집혔다. 코스엠앤엠의 지주 지분이 오롯이 이 회장 수중으로 들어갔다. 현물출자 지분까지 9.43%다. 개인지분(19.23%)과 합하면 28.66%가 직접 영향권에 들어갔다. 비록 부인 서성석(71) 코스맥스BTI 회장(20.62%)에게 단일 1대주주 지위를 내주기는 했지만 경영일선에서 한 발 물러선 이 회장의 지배력은 되레 강화됐다. 

장남 이병만 대표는 지배기반 상실을 가져왔다. 이제 장남에게 지주사에 대한 지배력은 지분 3% 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후계구도의 무게추는 차남으로 급격히 이동했다. 부친이 레시피의 주요주주로 올라서기는 했지만 이병주 대표는 여전이 지분 76%를 가진 1대주주다. 8.24%의 지배력이 온전히 유지됐다. 

따라서 이 회장이 직접 나서 아들 형제의 균등 지배구조를 깼다는 것은 후계구도를 새롭게 재편하겠다는 의중으로 볼 수 있다. 2개 회사를 승계의 디딤돌로 활용하는 전략도 원점에서 재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의 복심(腹心)이 짙은 안개 속으로 빠져들었다.

 

naver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댓글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