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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세방전지가 임대료 따박따박…R&D센터 건물주의 정체

  • 2023.06.27(화) 07:10

[중견기업 진단] 세방⑥
창업주, 2005년 세방전지 10% 차녀 이상희 증여
3.3% 200억 현금화…4.2%는 세방산업 28% 교환
언니와 함께 세방이스테이트로 갈아타기도…49%

‘로케트 배터리’로 유명한 국내 1위의 축전지 업체 세방전지는 종합물류업체 세방㈜와 더불어 중견기업 세방((世邦)의 양대 주포다. 허나 출자구조상 예나 지금이나 세방㈜ 지배 아래 있는 까닭에 세방 지배구조 측면의 존재감은 확 떨어진다. 

2대 경영자 이상웅(65) 회장의 오너십 구축 작업이 매듭 단계에 접어들자 창업주 이의순(100) 명예회장이 2대 승계에 사실상 없어도 그만인 세방전지 지분을 후계자가 아니라 오로지 둘째딸 몫으로 챙겨줄 수 있었던 배경이다. 

차녀는 이걸 가지고 200억원에 가까운 현금을 손에 쥐었다. 특히 세방전지가 뒤를 봐주는 세방산업과 따박따박 임대료를 챙겨주는 세방이스테이트로 갈아탈 수 있었다. 계열사 내부거래를 재산증식에 참 깨알같이 활용하는 집안이다.     

경기도 안양시에 위치한 세방전지 R&D센터. 계열사인 세방리튬배터리도 입주해 있다. 건물주가 세방이스테이트다. 세방 오너 일가가 지분 58.9%를 소유하고 있다. 세방이스테이트가 두 계열사로부터 따박따박 임대료를 챙기고 있다는 의미다. /네이버 지도

2005년 창업주의 잇단 차녀 주식 증여

세방가의 차녀 이상희(52)씨는 현재 양대 주력사 세방㈜과 세방전지 지분을 각각 0.47%, 0.88% 소유 중이다. 주식가치(21일 종가 기준)가 12억원, 60억원 도합 72억원이다. 언니 이려몽(75)씨가 계열사 지분의 현금화에 치중하며 지금은 두 상장사 주식이 전혀 없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뿐만 아니다. 우량 비상장 계열사 지분이 수두룩하다. 이는 2005년 부친으로부터 계열사 주식을 잇달아 증여받은 데 기인한다. 맨 먼저 이 명예회장을 대신해 이상희씨가 이앤에스글로벌(전신 세방하이테크)의 10% 주주로 등장했던 때가 이 무렵이다.  

‘[거버넌스워치] 세방 ②~④편’에서 얘기한 대로, E&S글로벌은 오너 이상웅 회장의 개인회사(지분 80%)로서 E&S글로벌(36.52%·개인지분 17.99% 포함)→세방㈜(37.95%)→세방전지의 정점에 위치한 이 회장의 경영권 자체다. 지금은 세방㈜, 세방전지, 세방리튬배터리 등 계열 핵심 ‘3인방’이 먹여 살리다시피 하는 알짜 SI업체다. 이 회장 80%, 세방㈜ 10% 외에 나머지 주식을 가지고 있는 이가 이상희씨다.  

또 있다. 창업주가 원래 소유하던 세방전지 지분 10.2%에서 출발한다. 2대 승계를 매듭짓기 전까지는 세방㈜→세방전지 출자구조 속에 세방㈜ 14.78%와 더불어 경영권을 유지하는 핵심 개인지분이었다.  

이의순 세방 창업주, 세방(주)·세방전지 지분 이동

세방전지 계열빨 세방산업으로 갈아탄 차녀

창업주가 오롯이 보유해 온 세방전지 주식을 한 주도 남김없이 증여해 이상희씨 재산으로 떼어준 때가 2005년 1월이다. 앞서 2000년 11월 E&S글로벌(당시 세방하이테크)이 세방㈜ 1대주주로 부상, 세방㈜→세방전지 계열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자리 잡으며 창업주의 후계승계가 사실상 일단락되고도 한참 뒤다.     

차녀는 이걸 가지고 별 걸 다했다. 7년여 뒤인 2012년 5월 일을 벌였다. 우선 지분 3.31%는 블록딜을 통해 기관에 매각했다. 이를 통해 떨어진 현금이 195억원(주당 4만2000원)이다. 

1.76%는 오빠와 언니를 챙기는 데 썼다. 각각 절반씩을 증여해줬다. (참고로 이 회장이 보유한 세방㈜(17.99%) 외에 현 세방전지 지분 0.96%는 여동생 증여주식 0.88%에다 2억원어치 장내매입과 자사주 상여금울 통해 추가로 0.08%를 확보한 것일 따름이다. 이려몽씨가 올해 5월 66억원에 전량 처분한 주식 0.88%도 이 증여 주식이다.)

4.24%는 당시 세방산업 1대주주(68.2%)로 있던 세방㈜ 소유의 세방산업 주식과 맞바꿨다. 세방㈜이 세방전지 지분을 33.71%→37.95%로 확대하며 지금의 계열 장악력을 갖게 된 게 이 때다. 

이상희씨는 262억원의 ‘무자본 딜’을 통해 언니가 주요주주(20.7%)로 있던 세방산업의 28% 2대주주로 부상했다. 당시 세방산업 주당가격이 18만7000원이다. 액면(5000원)의 37배다. ‘[거버넌스워치] 세방 ⑤편’에서 상세히 기술했지만 빵빵한 세방전지를 뒷배로 둔 세방산업의 기업가치를 엿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수치다. 

2017년 11월 세방산업의 최대주주가 세방㈜에서 세방전지(40.2%)로 바뀐 뒤 2020년 4월 이려몽씨가 20.7%를 153억원을 받고 세방전지에 넘기는 와중에도 이상희씨는 세방전지 지분을 지금껏 온전히 보유 중이다. 

현 주식가치는 차치하고라도 매년 예외 없이 배당금을 뿌리고 있는 세방산업을 통해 그간 적잖은 배당수입을 올렸다는 의미다. 2012~2022년 총 170억원의 배당금 중 47억원을 가져갔다.  

세방 오너 일가 이상희, 계열사 주식 흐름도
세방 오너 일가 비상장 3개사 주식

세방리튬배터리도 임대료 챙겨주는 이스테이트

한데, 이게 다가 아니다. 2014년 2월 인적분할을 통해 세방산업에서 세방이스테이트가 만들어진 때문이다. 확인 가능한 2019년까지로 볼 때, 세방㈜(40.2%), 창업주(11.1%) 외에 2세 자매가 세방이스테이트 지분 48.7%를 보유한 이유다. 이려몽씨 20.7%, 이상희씨 28%다. 각각 2019년 3월까지 대표와 사내이사 직을 갖기 있기도 했다.

작년 총자산은 세방산업 737억원 vs 세방이테이트 226억원. 기업볼륨만 놓고 보면 세방산업에 비할 바 못되지만 그렇다고 허투루 볼 곳이 아니다. 세방이스테이트 또한 계열사 덕을 톡톡히 보고 있어서다. 이번엔 임대료다. 세방산업이 보유했던 경기도 안양, 경남 창원, 광주 광산구 3개 공장과 관련이 있다.  

세방산업은 2001년 광주공장을 증설함에 따라 기존 2개 공장은 임대용으로 활용했다. 창원공장은 현 E&S글로벌의 전신인 방산업체 세방하이테크가 임차해 사용했던 곳으로 2012년 1월 대양전기공업에 80억원에 매각됨에 따라 세방산업 소유의 창원공장 및 부지도 98억원에 함께 처분했다. 

나머지 안양공장의 소유권을 넘겨준 데가 세방이스테이트다. 세방전지가 국내사업본부로 빌려 썼던 곳으로 2016년 이후로는 세방전지 R&D센터(기술연구소)가 위치해 있다. 세방전지 계열(97.22%) 리튬전지 업체 세방리튬배터리도 입주해 있다. 

세방이스테이트의 주수입원이 계열사들이 따박따박 지불하는 임대료라는 뜻이다. 작년만 하더라도 전체 매출 25억원 중 세방전지(10억원), 세방리튬배터리(11억원) 임대수입이 21억원이다. 

뿐만 아니다. 세방산업으로 부터 넘겨받은 세방익스프레스 지분 10%를 2016년 세방㈜에 45억원에 팔아 22억원의 차익을 남기기도 했다. 또한 세방㈜의 경기도 안성 수도권 물류센터 공사를 담당, 2017~2019년 27억원의 수입도 올렸다. 

이렇다 보니 기업 볼륨 치고는 수익이 꽤 짭짤했다. 2016년 이후 순익으로 적게는 5억원, 많게는 22억원을 벌어들였다. 작년 말 부채비율 10%에 자기자본 207억원으로 재무건전성 또한 우량하다.  

결국 세방전지 덕에 아쉽지 않게 돈벌이를 했던 세방산업에서 떨어져 나온 세방이스테이트 역시 든든한 계열빨 덕에 기업가치가 뛰었을 것은 뻔하다. 세방가 자매 48.7% 지분가치 역시 얕잡아 볼 수 없는 이유다. (▶ [거버넌스워치] 세방 ⑦편으로 계속)

세방이스테이트 재무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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