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동네 대소사(大小事)에 빠짐없이 얼굴을 내미는 오지랖 넓은 영화 속 주인공 ‘홍반장’이라 할 만 하다. 물류·제조 중견기업 세방(世邦)의 2대 경영자 이상웅(65) 회장의 사실상 개인회사 얘기다. 이앤에스글로벌이다. 주인을 위해 가지가지한다.
이 회장이 절대권력을 쥐는 지렛대로만 한정되지 않는다. 개인자금이 2억원도 채 들어가지 않았지만 주력사 주식가치 상승과 핵심 계열 3인방이 먹여 살리다시피 하는 덕에 이제는 개인회사를 통해 재산증식 효과를 맘껏 맛보고 있다.

오너 1억6000만원 들인 개인회사의 위력
‘[거버넌스워치] 세방 ②~③편’에서 상세히 언급한 방산업체 세방하이테크는 2010년 2월 인적분할 방식으로 회사를 사업부문(존속)과 투자부문(신설)으로 쪼갰다. 1997년 3월 설립 이래 이 회장의 대(代)물림 지렛대와 자금줄 노릇을 다한(?) 뒤 2012년 1월 대양전기공업에 팔려나가기 2년 전(前) 이다.
세방의 모태이자 지주회사 격인 세방㈜의 지분 등을 넘겨받아 현 E&S글로벌이 만들어진 게 이 때다. 현 E&S글로벌(18.53%)→세방㈜(37.95%)→세방전지 계열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 사주(社主)인 이 회장의 경영권을 지키는 중추 역할을 하고 있는 이유다.
자본금은 예나 지금이나 2억원이다. 자본금 10억원의 세방하이테크가 각각 8대 2로 나눠진 데 따른 것이다. E&S글로벌 지분 80% 1대주주 이 회장의 출자금이라고 해봐야 1억6000만원밖에 안된다는 뜻이다.
E&S글로벌 소유의 현 세방㈜ 지분(18.53%·보통주 기준)은 취득원가가 114억원이다. 주당 3200원 꼴이다. 반면 컨테이너 및 벌크 화물 운송, 수출입화물 항만 하역을 주력으로 하는 종합물류업체 세방㈜의 현 주식가치는 180도 딴판이다. 이 회장의 재산증식 효과가 어마무시하다는 의미다.


E&S글로벌의 세방㈜ 주식 4배 ‘껑충’
세방㈜는 2013~2018년 6000억원대 정체 양상을 보였던 매출(연결기준)이 2017년을 기점으로 매년 예외 없이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우는 중이다. 2022년에는 매출 1조2900억원을 찍었다.
영업이익은 작년에 452억원을 벌어들였다. 2011년 또 다른 주력사인 차량용·산업용 연축전지 업체 세방전지가 연결종속회사에서 제외된 후로는 최대치다. 순익은 법인세 효과(396억원)까지 더해져 1060억원에 달했다.
주가는 한 단계 레벨-업 됐다. E&S글로벌의 세방㈜ 주식 매입이 활발했던 2000년대 초(당시 세방하이테크) 1000원~2000원대에서 지금은 1만3260원(16일 종가)이다. E&S글로벌 소유의 세방㈜ 지분가치가 474억원이다. 취득가에 비해 4배 이상 높아진 셈이다.
순자산가치는 무려 1640억원(2022년 말 기준)에 달한다. 결과적으로 E&S글로벌이 싼 값에 사모은 세방㈜ 지분만으로도 E&S글로벌의 주인인 이 회장의 재산이 한껏 불어났다고 볼 수 있다.

오너 개인회사 먹여 살리는 주력 3인방
뿐만 아니다. E&S글로벌은 설립 초창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알짜 업체로 변신한 상태다. 비결? 사실 비결이 뭐냐고 묻는 것은 불필요한 사족이다.
E&S글로벌은 만들어질 때만 해도 사실상 페이퍼컴퍼니였다. 세방하이테크의 투자부문이 쪼개진 까닭에 오롯이 세방㈜ 등의 계열사 주식을 소유할 뿐 자체 사업이 없었다는 뜻이다.
2012년 시스템통합(SI) 업체로 변신했다. 사업기반은 딴 게 아니다. 핵심 계열사들이 차고 넘기는 IT 일감을 기반으로 E&S글로벌을 먹여 살리다시피 한다. 수치가 증명한다.
E&S글로벌은 2015~2022년 64억~110억원의 매출(별도기준)을 올렸다. 이 중 계열비중이 65%~95%다. 작년만 하더라도 매출 97억원 중 세방㈜ 29억원, 세방전지 26억원, 세방리튬배터리 31억원 등 계열매출이 95%(93억원)를 차지한다.
벌이가 안좋을 리 없다. 영업이익으로 해마다 6억~17억원을 벌어들였다. 이익률은 8.5%~24.9%다. 여기에 세방㈜ 등 계열사 지분에 대한 배당수익까지 더해져 순익은 적게는 12억원, 많게는 22억원에 이른다.
배당으로 이어졌다. E&S글로벌은 2012년부터 해마다 배당을 거른 적이 없다. 한 해 1억~2억4000만원 총 20억원이다. 이 회장이 챙긴 배당수입이 16억원이다. 이러고도 배당재원(이익잉여금)이 143억원 쌓여있다.
이렇다보니 외부에 돈 아쉬운 소리를 할 이유가 없다.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다. 부채비율은 9%밖에 안되고, 현금성자산은 103억원에 이를 만큼 우량하다. 3대(代) 승계 등 이 회장에게 향후 E&S글로벌 쓰임새 역시 이래저래 요긴할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다. (▶ [거버넌스워치] 세방 ⑤편으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