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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SK]②하이닉스 빼면 '쭉정이'

  • 2014.07.11(금) 10:14

하이닉스 제외 계열사 실적 부진
향후 전망도 불투명

 

지난 상반기 주식시장에서 SK그룹의 시가총액은 주요그룹중 가장 많이 증가했다. 무려 11조원 이상 늘어난 것이다.

 

지난 1분기 그룹 전체 이익규모도 1조9000억원에 달했다. 외형상으로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SK그룹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외부는 물론 내부에서도 나온다.

 

◇ 하이닉스 없었다면

 

SK그룹이 외형적으로 안정적인 지표를 보이고 있는 것은 순전히 하이닉스반도체의 덕이다. 상반기 주요 그룹중 가장 많이 증가했다는 시가총액만 해도 그렇다. SK그룹 전체에서 늘어난 11조2000억원 가량의 시가총액 중 SK하이닉스가 차지한 부분이 10조원 이상이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1조57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만일 SK하이닉스가 없었다면 SK그룹의 1분기 영업이익은 1조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SK하이닉스의 인수가 SK그룹 입장에서는 '신의 한 수'가 된 셈이다.

 

문제는 기존 주력사업들이 신통치 않다는 점이다. 석유·화학사업의 정점에 서 있는 SK이노베이션의 지난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262억원에 그쳤다. 1년전과 비교하면 매출은 6.7% 감소하는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67.5% 줄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과거에는 석유사업이 부진할 경우 화학사업이 이를 보완해주는 구조였다. 하지만 지금은 양대사업의 상황이 모두 좋지 않다는 점이 부담이다.

 

정유사업을 맡고 있는 SK에너지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350억원으로 1년전 3835억원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나마 지난해 4분기 적자에서 회복한 것을 위안으로 삼을 정도다. 화학사업의 수익성도 좋지 않다. SK종합화학의 1분기 영업이익은 845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46.6% 줄었다.

 

SK텔레콤의 성장도 정체되고 있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2523억원으로 전년동기(4045억원)대비 급감했다.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케팅 비용을 많이 사용한 결과다.

 

 

◇ 앞이 잘 안보인다

 

2분기에도 이같은 구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의 실적은 견조할 전망이다. 제품비중이 높은 D램사업 시황이 좋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이나 SK텔레콤은 큰 폭의 실적개선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SK텔레콤은 2분기 영업정지 등으로 마케팅 비용이 감소하며 실적개선이 예상되지만 이는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가 아닌 일시적인 효과일 뿐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만일 SK하이닉스마저 흔들린다면 그룹 전체의 수익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낸드플래시 경쟁력이 뒤진다. 최근 낸드플래시 응용기술 관련업체들을 인수합병하고 있는 것도 여기서 출발한다. 메모리반도체 업종 자체의 변동성이 크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석유나 화학사업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증설에 나서고 있지만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좀처럼 시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SK그룹에 대해 "투자 확대로 증가된 차입금이 투자 종료후 EBITDA 확대와 차입금 순상환으로 이어지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또 주력인 정유와 화학부문의 수익성 여부, 메모리반도체 시황 변화에 따른 실적 변동 가능성 역시 관찰 요소라고 밝혔다.

 

이동통신분야의 경쟁도 지금보다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시장 점유율 50%를 마지노선으로 삼고 있는 SK텔레콤도 과거와 같은 외형이나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SK텔레콤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해외사업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등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SK그룹도 이같은 상황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 최근 열린 사장단 워크숍에서도 현재 그룹이 당면한 과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SK 관계자는 "주력사업들의 상황이 좋지 않고, 미래사업도 불확실하지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들을 수립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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