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환율하락과 정제 및 파라자일렌(PX) 마진 악화로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손실 503억원을 기록, 적자 전환했다고 25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2.1% 감소한 16조4937억원, 순손실은 231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기간보다 83.9% 줄어든 1754억원, 매출액은 4.5% 감소한 33조3717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은 73.4% 줄어든 732억원이다.
악화된 실적은 석유사업 부진의 영향이 컸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사업 부문에서 2149억원의 영업손실을 떠안았다. 정제마진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환율 급락으로 재고평가 손실이 반영된 탓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환율 급락은 석유사업에 가장 큰 타격을 준다”며 “이 때문에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1050억원 줄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 기간 정제 고도화설비가 정기 보수점검에 들어가 한달 여 동안 가동을 멈췄다. 회사 측은 가동 중단으로 200억원 정도의 손실을 본 것으로 분석했다.
화학사업 역시 주요 제품인 PX 마진 축소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77.2% 급감한 510억원에 머물렀다.
반면 석유개발과 윤활유 사업은 견조한 실적을 이어갔다. 석유개발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84억원 증가한 1127억원을 기록했다. 윤활유 사업은 선진국 수요 증가에 힘입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9.1% 늘어난 794억원을 달성했다.
SK이노베이션은 하반기 석유개발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지난달 30일 북미 지역 생산광구 자산취득을 완료했다. 3분기부터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올해 이 곳에서 분기 당 150억~200억원 수준의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윤활기유 부문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수요 증가에 힘입어 지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룹 내 윤활기유 사업을 담당하는 SK루브리컨츠가 스페인 렙솔과 합작해 유럽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SK루브리컨츠 관계자는 “선진국 경기회복에 힘입어 이 지역 판매가 늘고 있다”며 “스페인 공장이 9월 중순부터 상업 가동을 시작하면 이익이 증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와 화학사업 부문은 수요 증가와 공급량 축소로 제한적이나마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