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실적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셰일가스 오일 등 '석유개발사업 부문'을 강화한다. SK이노베이션은 환율하락과 정제마진 축소 등으로 주력인 정유부문에서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지난달 28일부터 일주일동안 석유개발 자회사인 SK E&P와 최근 인수한 오클라호마 석유생산광구 등을 방문했다. 구 부회장은 미국 현지에서 셰일가스 오일을 비롯한 비전통자원 개발사업에 본격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월 SK E&P 아메리카를 통해 미국 플리머스(Plymouth)사와 케이에이 헨리(KA Henry)사가 보유 중이던 오클라호마 소재 그랜트·가필드 카운티(Grant·Garfield County) 생산광구 지분 75%, 텍사스 소재 크레인 카운티(Crane County) 생산광구 지분 50%를 총 3억6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단순 지분투자가 아닌 미국 내에서 생산광구 운영권을 확보한 것으로, 국내 민간기업 중에선 처음이다.
▲ 자료: SK이노베이션 |
현재 오클라호마 광구에선 수평시추와 수압파쇄 기술을 활용, 하루 3750배럴의 원유와 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 텍사스 광구 생산량을 합치면 SK이노베이션의 하루 생산 원유량은 4500배럴(매출 4억5000만원) 규모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오클라호마 광구에서 생산하는 원유와 가스의 약 15%는 셰일층(근원암)에서 시추하고 있어 사실상 셰일자원을 생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분기 석유사업 부문에서 2149억원의 손실이 발생, 전체 50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석유개발사업에선 1127억원의 이익을 얻었다. 또 이번에 인수한 오클라호마와 텍사스 광구 지역 실적이 3분기부터 반영될 예정이어서 이 부문 실적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회사 측은 이 지역에서 올해는 분기당 150억원, 내년에는 분기당 2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수평시추를 시행하는 만큼 부지매입 등을 통해 주변지역으로 개발 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이를 위해 관련 인재확보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추가적인 광구의 지분 매입이나 투자 등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
구 부회장은 지난달 28일 SK E&P 아메리카에서 주재한 회의에서 “셰일개발 붐이 세계 각지로 확산되고 있는데 새로운 사업기회에 대비해 미국 석유개발 법인을 셰일 등 비전통자원 개발사업의 글로벌 전초기지로 발전시킬 것”이라며 “이를 위해 비전통자원 개발에 필요한 수평시추 등 핵심기술과 인재확보에 힘써 달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김기태 SK이노베이션 E&P(자원개발) 총괄 사장, 브라이언 부떼 SK E&P 아메리카 대표 겸 SK이노베이션 E&P 미주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미국 광구를 포함해 전세계 15개국에서 7개 생산광구, 15개 탐사광구 등 22개 광구와 4개의 LNG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하루 원유 생산량은 약 7만 배럴 수준이다.
■비전통자원·수평시추·수압파쇄
비전통자원은 낮은 투과도와 높은 점성도 때문에 전통적인 방법으로 생산이 어려운 저류층을 수평시추와 수압파쇄를 통해 생산하는 자원이다. 셰일가스·오일, 타이트가스·오일, 오일샌드, 초중질유 등이 이에 속한다.
수평시추는 지상에서 수직으로 유정을 굴착한 후 목표심도 근처에서 유정을 꺾어 수평 상태에서 시추하는 방식이다. 수압파쇄는 높은 수압으로 셰일층을 깨 원유·가스를 생산하는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