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국제유가 급락의 여파로 윤활유 사업을 제외한 전 사업에서 타격을 입었다. 이로 인해 연간 기준 적자를 기록, 올해는 주주배당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연간 2241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해 적자 전환됐다고 5일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도와 비슷한 65조875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는 4630억원의 영업손실을 떠안았고, 매출액은 16조1174억원으로 집계됐다.
◇ 석유사업 손실 1조원에 육박
SK이노베이션의 주력은 석유사업이다. 하지만 연초부터 악화된 정제마진 탓에 분기마다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재고손실이 발생해 적자폭이 확대됐다. 이 사업부문에서만 연간 9919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유가가 단기간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안정화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당분간 유가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지만 추가적인 급락은 없고 점진적으로 안정화 될 것”이라며 “정제마진은 유가하락에 따른 수요 증가와 공급량 감소 등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화학사업 역시 원료인 나프타 가격의 하락으로 재고평가 손실이 발생했다. 특히 아로마틱 계열의 파라자일렌(PX) 마진이 4분기 들어 다시 떨어져 석유사업의 손실을 막지 못했다. 이 사업의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57.4% 감소한 3593억원을 기록했다.
◇ 석유개발도 타격.. 배당 여력이 없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 정유사 가운데 유일하게 광구개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이 사업에서 4286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석유사업의 손해를 조금이나마 만회했다. 특히 미국과 베트남 등 광구의 추가 생산으로 일 생산량을 7만700배럴까지 늘렸다. 다만 4분기에는 판매량이 늘었지만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저유가에도 석유개발 사업은 성장성이 있다고 판단,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미국에서 개발을 시작한 광구는 저유가 상황에서도 이익이 발생하고 있다”며 “올해는 작년보다 해외 광구에서의 생산량을 10~15%가량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윤활유 사업은 고급 윤활기유 수요증가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86.6% 늘어난 2898억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실적을 바탕으로 한 주주배당은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급격한 실적악화와 국제유가 급락 등으로 인한 불확실한 경영상황을 감안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적자를 기록한 실적과 위기에 직면한 경영 환경을 고려해 이사회에서 배당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향후 실적 향상과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