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주력인 석유사업에서의 정제마진이 회복됐고, 국제유가 안정으로 원유 및 석유화학 제품의 재고손실이 큰 폭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다만 윤활유와 석유개발사업은 수요 감소와 지정학적 불안 요인 등으로 주춤했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엔 정제 마진이 줄어들 수 있지만 수요가 꾸준해 실적 개선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 국제유가 안정에 재고손실 7100억→3800억
SK이노베이션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38% 증가한 3212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해 연간 적자를 기록한 이후 올 들어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다만 제품 가격 하락과 판매량 감소 등의 여파로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28% 줄어든 1조204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큰 폭의 적자가 났던 석유사업에선 1526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저유가로 인해 주요국가의 원유 수요가 늘었고, 유가가 안정화에 접어들며 재고손실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유가 급락으로 지난해 4분기 7100억원에 달했던 재고손실이 이번 분기에는 3800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석유사업에선 2800억원, 화학과 윤활유에선 각각 600억원, 4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에틸렌과 파라자일렌 등 화학사업의 주요 제품 가격은 약세를 보였지만 이 사업 역시 재고관련 손실이 줄어 115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윤활유와 석유개발사업은 주춤했다. 윤활유 사업은 윤활기유 스프레드의 약세로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147억원 감소한 567억원에 머물렀다. 석유개발사업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41.5% 줄어든 533억원에 그쳤다. 예멘 정정 불안과 페루 광구 보수 등으로 일일 원유 생산량이 7만1000배럴에 그쳐 전 분기대비 6500배럴 감소해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석유개발사업은 유가하락 여파와 예멘 등에서 일시적으로 생산량이 감소해 부진했다"면서도 "향후 베트남과 미국은 지난해보다 각각 60%, 20%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돼 예년 수준은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정제마진 개선 지속 전망.. 배당은
그룹 내 석유사업 담당인 SK에너지는 정제마진의 호조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 석유시장에서의 공급 과잉 현상이 지속되고 있지만 저유가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서다.
장우석 SK에너지 경영기획실장은 "두바이유 기준으로 국제유가는 배럴 당 55~65달러 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미국의 드라이빙 시즌 수요 증가 폭에 따라 일시적으로 70달러에 접근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1분기 마진 개선은 중동 산유국의 OSP(원유판매가격) 인하 효과와 미국의 한파 및 정유사들의 파업 등 일시적 요인이 있었다"며 "이런 요인들이 사라지면 다소 마진이 떨어질 수 있지만 안정된 수요 증가가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실적 악화와 불확실한 사업 환경을 이유로 배당을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SK이노베이션 측은 "정상 수준의 이익을 내고, 재무구조가 안정화되면 종전의 배당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최근 불거진 성공불융자 감면과 관련해선 "적법하고 투명하게 정부의 상환액 요청에 따라 금액을 납입했다"며 "오해가 해소될 수 있도록 조사에 성실히 응하고, 적극적으로 소명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