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지난 3분기에도 환율 하락으로 실적이 부진했다. 판매는 늘었지만 이익은 오히려 감소했다. 3분기말 급격한 환율 하락과 조업일수 부족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23일 지난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2.2% 증가한 21조2804억원을 나타냈다.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8.0% 감소한 1조6467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익도 전년대비 28.3% 줄어든 1조6151억원을 나타냈다.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 2010년 4분기 1조6370억원을 기록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현대차의 실적이 이처럼 부진한 것은 지난 2분기와 마찬가지로 환율 하락 탓이 컸다.
실제로 3분기 달러-원 평균 환율은 지난 2008년 2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달러-원 평균 환율은 1분기 1106.4원에서 3분기말 현재 1042.5원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휴가와 노조의 부분파업 등으로 국내공장 가동률이 하락했다.
3분기 영업이익률은 7.5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분기 9.15%, 2분기 9.17%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급감한 수치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차는 대표적인 수출기업이다. 전체 매출의 80% 가량을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달러-원 환율이 하락할수록 현대차는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 2분기와 이번 3분기 실적 하락도 달러-원 환율 하락에 따른 영향으 크다.
반면, 판매는 전년대비 증가했다. 지난 3분기 현대차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대비 1.8% 늘어난 112만8999대를 기록했다. 내수 판매는 전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국내 생산·해외 판매는 전년대비 6.8% 감소했다.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해외 생산·판매는 전년대비 4.9% 늘어난 74만1091대를 기록했다. 전체 판매량 대비 해외 생산·판매 비중은 65.6%로 올들어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1분기에는 61.5%, 2분기에는 60.6%를 기록했다.
1~3분기 누계로도 실적은 부진했다. 1~3분기 누계 매출액은 전년대비 0.5% 증가에 그친 65조682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9.7% 감소한 5조6740억원이다.
1~3분기 해외 공장 판매도 중국을 제외하고는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지 못했다. 미국 공장의 경우 오히려 전년대비 판매가 감소했다. 매출액의 경우 터키와 체코 공장을 제외한 모든 해외 공장이 전년대비 줄어들었다.
현대차는 향후에도 어려운 여건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 각지의 지정학적 위기가 지속되고 있고 저성장·저물가 기조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돼 시장 예측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출시한 모델들의 신차 효과를 이어가고 아슬란 ∙ ix25 ∙ i20와 같은 지역별 특성에 맞는 전략 모델을 적기에 투입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수익 개선 활동과 비용 절감 노력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